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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팅!!!

당신을,, 응원합니다! 정작 날 울린 이는 손수건 한 장 내민 적이 없었는데 단 한 번 혜화역 술자리에서 언니 언니 하다 택시 같이 탄 그이가 손에 쥐여 주고 간 파란색 손수건이 십 년째 땀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니 먼지처럼 작은 것이 솜털처럼 가벼운 것이 참 이상하지 그 천 쪼가리 하나가 뭐라고, 손수건을 받으면 참았던 토사물 눈물 다 터져 나오고 서러움 분한 마음 봇물처럼 나오고 가방 속에 든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고 그 쪼가리 하나가 대체 뭐라서 - 김 안녕 시 ‘작은, 것들’ 모두 *사랑의 근력, 걷는 사람, 2021 ** 부모님이 말년에 지병으로 고생하실 때,, “이렇게 아프나니 그냥 죽어 버렸으면 좋겠다 “ 하시던 독백을 이제야 100% 실감하며 산다. 세상은 견디지 못할 고통은 주지 않은다는데,, 밀렸던 청소의 컨디션.. 더보기
눈이오고, 바람불고 비가 내려도.., 오늘. 일주문 지나 천은사* 가는 길 늙은 느티나무들이 몸을 뒤틀고 있다 수령 이백오십년이라 적힌 입간판을 지나며 한 자리 그렇게 오래 서있으면 무슨 재주 있어 안 뒤틀릴까 싶다 그 앞에서 일행과 사진 한 장 찍고 돌아서는데 속내 다 드러나도록 뚫린 밑동이 안으로 해쓱한 늦가을 볕들이 졸음처럼 스르르 몰려든다 저것의 생은 얼마나 지루할까 싶어 구멍 안에 머릴 들이밀고 긴 소리 한 번 내질러 보는데 까딱없이 서서 소통의 기미 없다 침묵, 그것은 내 가벼움에 대한 단단한 대답이지 싶어 산문 밖에 쌓아두고 온 부질없는 것들 다 비워낼 구멍 하나 내 가슴에도 뚫렸으면 싶다 미련한 건 인간이지 그가 산 세월이 몇 갑잔데 한 갑자도 못 산 인간 하나 객쩍은 짓에 꿈쩍이나 할까 쳐다보니 아득하다 - 김명기 시 '수령이 이백..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