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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

길가의 나무처럼 비, 바람에 흔들릴 때... 강의 하구에는 어둠으로 몸 불리는 물고기가 산다 달빛 아래 잔비늘 반짝이며 제 몸에 꽃나무 심어 위장할 줄도 아는, 낯선 새 날아와 부리 비비면간지럼에 몸 뒤척여 웃음소리도 강물에 풀어놓으며 바다를 거슬러 오르는 우어처럼 한 번쯤 몸에 새겨진 물길을 바꾸어 보았다면 물살에 온몸 찢겨 본 일 있다면 바람의 끝닿는 곳을 알리 몸 부풀린 놈, 물이 범람하면 제 알을 풀어놓으며 바다로 간다 가끔은 우리 마음에도 물결이 일어 긴 한숨 끝에 아이를 잉태키도 하지 떠밀리는 고단한 삶 위로 붉은 해 솟기도 하지 하지만 지금은 건기의 시간 철새 빈 몸으로 떠나고 가슴에서 자라난 몇 개의 욕지거리와 비밀과 사랑과 시를 강물의 끝자락에 풀어놓는 밤 메마른 바닥을 핥는 물소리 가슴을 친다 - 이태관 시 '산란기' 모두 『사이.. 더보기
老後 ,,, 미래의 '내모습'은 어떠할까....?! 흰눈이 소리도 없이 땅을 덮던 날, 세종로 경복궁 벤치에 머리 허연 노인 하나 앉아 말없이 웃고 있다 두툼한 마고자에 새 모자 새 신... "할아버지 여기 왜 계세요?" "미, 미안 합니다" "할아버지..." 노인은 대답한다 "난, 배, 배가 고픕니다, 밥 좀 주세요" 어디선가 희미하게 들리는 찬송가 소리 고궁의 관리인, 방송하며 한마디, "아무도 찾으러 오지 않을 겁니다" 두어 시간의 정막. 정말, 아무도 오지 않는다 관리실엔 새 옷을 쭉 빼입힌 아이 둘.... 울다 지쳐 잠이 들고,,, 노인에게 난, 망설이다 손을 내민다 "전, 갑니다' "고맙습니다" 노인은 그저 입술을 벌리고 웃는다 행복한 미소...?! 노인은 왜, 울지도 않는 것일까? 난, 아무런 죄가 없어, "미안 합니다' "배, 배가 고픕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