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랑 10주년 가을정모. 인사동 최대감집 썸네일형 리스트형 도려내야 할 마음의 굳은살들.... 마음이 궁벽한 곳으로 나를 내몰아 산속에서 자주 길을 잃었다 달리다보면 손은 수시로 뿔로 변하고 발에는 단단한 발굽이 돋았다 발굽 아래 무엇이 깨어나가는지도 모른 채 밤길을 달리다 문득 멈추어선 것은 그 눈동자 앞이었다 겁에 질린 초식동물의 눈빛, 길을 잃어버리기는 나와 다르지 않았다 헤드라이트에 놀라 주춤거리다가 도로위에 쓰러진 노루는 쉽게 일어서지 못했다 저 어리디어린 노루는 산속에 두고 온 스무살의 나인지도, 언젠가 낳아 함부로 버린 사랑인지도 모른다 나는 헤트라이트를 끄고 어둠의 일부가 되어 외쳤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두 개의 뿔과 네 개의 발굽으로 불행의 속도를 추월할 수는 없다 해도 어서 일어나 남은 길을 건너라 저 울창한 달래와 머루 덩굴 속으로 사라져라 누구도 너를 찾아낼 수 없도록. -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