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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바다가, 파도가 그리운 날에는...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에 우체국이 있다 나는 며칠 동안 그 마을에 머물면서 옛 사랑이 살던 집을 두근거리며 쳐다보듯이 오래오래 우체국을 바라보았다 키 작은 측백나무 울타리에 둘러싸인 우체국은 문 앞에 붉은 우체통을 세워 두고 하루 내내 흐린 눈을 비비거나 귓밥을 파기 일쑤였다 우체국이 한 마리 늙고 게으른 짐승처럼 보였으나 나는 곧 그 게으름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이 곳에 오기 아주 오래 전부터 우체국은 아마 두 눈이 짓무르도록 수평선을 바라보았을 것이고 그리하여 귓속에 파도 소리가 모래처럼 쌓였을 것이었다 나는 세월에 대하여 말하지만 결코 세월을 큰소리로 탓하지는 않으리라 한 번은 엽서를 부치러 우체국에 갔다가 줄지어 소풍 가는 유치원 아이들을 만난 적이 있다 내 어린 시절에 그랬던 것처럼 우체통이.. 더보기
부부의 연... 전생의 '웬수'(?!) - 부부의 緣... 조회(409) 이미지..,love. | 2006/06/13 (화) 12:37 추천(0) | 스크랩(0) 어머니 가슴에 맺힌 종양을 병원에서 덮어버린 그날부터 아버지는 곡기를 끊으셨다 아버지, 어머니 가시던 날 아침 어머니보다 먼저 꽃잎처럼 지셨는데 사막이란 사막은 죄다 우리 집으로 몰려와 웅성거렸다 꽃 두송이가 같은 날 같은 시각 사막 한가운데 이슬처럼 맺혔다고 그런데 그 꽃 이름은 아무도 모른다고 -박정원시 '동심초'모두 ----------------------------------------------------------------------------------------- -이 시를 읽다가 실지로 주위에서 보았던 어르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젊은시절 유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