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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格).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같이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 어린 딸아이를 따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 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 오리가 눈물 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 백석 시 '여승' 모두 * 예전에 성직자나 스님이라고 하면 경외의 대상이였던 시절이 있었다. 그분들은 인생의 어떤 계기나 뜻한바가 있어서, 인생의 모든 삶을 뒤로하고 자신에게 몰두하는 모습에서 조금은 존경과 연민이 교차 했던것 같다. 그때의 그분들에게선..... 더보기
쓸쓸함. '쓸쓸함'에 - 한잔 술이 생각나지만,,,, 조회(422) 이미지..,love. | 2006/11/23 (목) 12:29 추천(0) | 스크랩(0) 여기 와 보면 사람들이 저마다 가슴에 바다를 가두고 사는 까닭을 안다 바람이 불면 파도로 일어서고 비가 내리면 맨살로 젓는 바다 때로 울고 때로 소리치며 때로 잠들고 때로 꿈꾸는 바다 여기 와 보면 사람들이 하나씩 섬을 키우며 사는 까닭을 안다 사시사철 꽃이 피고 잎이 지고 눈이 내리는 섬 사랑하는 이를 위해 별빛을 닦아 창에 내걸고 안개와 어둠 속에서도 홀로 반짝이고 홀로 깨어 있는 섬 여기 와 보면 사람들이 새가 되고 싶은 까닭을 안다 꿈의 둥지를 틀고 노래를 물어 나르는 새 새가 되어 어느 날 문득 잠들지 않는 섬에 이르러 풀꽃으로 날개를 접고 내리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