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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꽃을 든 女人에게,,,









내가 지도교수와 암스테르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을 때
커피 솝 왈츠의 큰 통유리문 저쪽에서 당신이
빛을 등에 지고서 천천히 印畵되고 있었다.
내가 들어온 세계에 당신이 처음으로 나타난 거였다.
그것은 우연도 운명도 아니었지만,
암스테르담은 어떤 이에겐 소원을 뜻한다.
구청 직원이 서류를 들고 北歐風 건물을 지나간 것이나
가로수 그림자가 그물 친 담벼락, 그 푸른 投網 밑으로
당신이 지나갔던 것은 우연도 운명도 아닌,
단지 시간일 뿐이지만 디지털 시계 옆에서
음악이 다른 시간을 뽑아내는 것처럼,
당신이 지나간 뒤 물살을 만드는 어떤 그물에 걸려
나는 한참 동안 당신을 따라가다 왔다.
세계에 다른 시간을 가지고 들어온 사람들은
어느 축선에서 만난다 믿고 나는 돌아왔던 거다.
지도교수는 마그리트의 파이프에 다시 불을 넣고
나는 당신을 모른다.
당신은 홍대 앞을 지나갔다.
암스테르담을 부르면 소원이 이뤄졌을지도 모른다.
마그리트 씨가 빨고 있던 파이프 연기가
세계를 못 빠져나가고 있을 때
램브란트 미술관 앞, 늙은 개가 허리를 쭉 늘여뜨리면서
시간성을 연장한다. 권태를 잡아당기는 기지개;
술집으로 가는 다리 위에 자전거가 세워져 있었다.
그친 음악처럼.



  - 황지우 시 '당신은 홍대앞을 지나갔다' 모두





오래동안 마음에 담아 두었던 사람을 우연히 만난다면,, 나는 침착하게 서서 떨리지 않는 눈과 마음으로 상대방을 볼 수 있을까?! 사람의 인연이라는게 서로가 엮으며 '함께' 하지 않으면 멀어지는 것인데,, 순간과 시간을 넘어서서 상대를 '바라볼 때'가 있다. 항상... 정직하지는 못했던것 같다. 배려 한다고 하면서도 사람은 항상 먼저 자신을 생각한다. 사랑했던 사람과 멀어지는 기분,, 그리하여 그 거리가 점점 더 멀게만 느껴져서 바로 앞에서 바라보고 있어도 그거리감은 깊고 멀다. 창이 큰 찻집에 앉아 앞에서 멀어지는 그녀를 차마 부르지 못하고,, 그냥 끝까지 바라만 보았다. 온화한 표정과 정갈한 옷차림... 이것으로 만족하고 싶다.

혼자서 술을 마실 때가 좋다. 여럿이 마시는 술자리의 흥겨움도 좋지만,, 일을 마치고 지치고 피곤한 몸과 마음에, 따끈한 국물과 정결하고 맛있는 안주를 앞에 놓고 한잔, 두잔,, 기울이는 그 분위기가 좋다. 그곳에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나 따스한 사람의 기운을 느낄수 있다면 더욱 좋다. 때론 가볍게 맥주 한병에 꼬치몇개, 뜨끈한 우동에 뜨겁게 데운 정종, 매콤한 부산오뎅 꼬치에 쓴 소주를 반병,,, 마신다. 때로 사람들은 홀로 들어와 술을 시키는 사람을 신기하게 바라보지만,, 홀로 마시는 술은 의외로 맛있다, 외롭지도 않고 이제는,,, 익숙하다.

들고 다니는 가방을 간소하게 하고 싶은데,,, 여전히 주렁주렁 담고 다닌다. 바인더 하나, 볼펜, 샤프 각 하나, 명함집, 읽어야 할 서류, p5100 카메라, k 패드, 에그 2, mp3, 이어폰 2개.... 카메라를 항상 넣고 다니면서도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은지도 오래 되었다. 무엇이 그리도 바쁜것일까?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탓이겠지. 그러지 말자고 히면서도 여전히 나에게 물질적으로 쓰는데 인색하다. 무엇을 먹거나 살때 버릇처럼 원가분석이 되니,, 내가 쓰는 돈의 '값어치'가 때로 존중받지 못할때도 많은것이 세상인데,, '돈값'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면 화가나니... 조금 더 루즈해 져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다.

화사한 꽃들만 골라 '꽃다발'을 하나 묶었다. 밝고 환한, 싱싱한 빛깔은 내 마음을 발게 정화 시킨다. 사람은 윤리적 일 때에 가장 아름답다. 세상의 모든 종교나 정치도 윤리에서 벗어나면 거짓이다. 나를 믿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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