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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양채영의 시 몇 편.


풀꽃같은 사람, 詩 - 양채영.
조회(219)
이미지..,love. | 2006/05/08 (월)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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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눈 녹은 물에
마른 겨울풀 뿌리를
씻고 있으면
솜털마다 돋아나는
생기.
저 후미진
논두렁 밑 일어나는
아지랭이 속을
몰래 넘겨다 보는
실팍한 엉겅퀴꽃.
 
  -'엉컹퀴꽃 초'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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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정리엔
헐쭘한 쑥부쟁이들이 나서
언덕마다 쑥부쟁이 냄새를 피우고
그쑥부쟁이 냄새가 불러들인
쑥빛 하늘이 알맞게 떠 있다.
누군가 기다리는
황토 마당 구석엔
튼튼하고 실한
시루봉이 쑥 들어앉아
아들 낳고 딸 낳아
이젠 골짜기마다 빈 자리 없이
쑥부쟁이꽃을 피우고......
 
  -'쑥부쟁이'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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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밭에는 쑥구기가 울었다.
화전민이 떠나고
개망초꽃들이 꾸역꾸역 피었다.
일원짜리 백동전 만한
개망초꽃들이 떼지어 모인 곳엔
개망초꽃 향기가
산맥의 구름보다 일렁거렸다.
쓸쓸히 떠돌아 간 것이
유월 장마 같기도 하고
죄없는 혼백 같기도 하여서......
 
  -'개망초꽃'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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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풀꽃들이 많이 피었다. 풀꽃들은 작고 소담하며 제철이면 저혼자서 피고 지는것이 우리 서민들의 사는모습 같아서 더욱 정겹다. 새벽에 산책길에 만나는 풀꽃들은 외진곳에서 홀로 아름답다. 누가 보아주거나 알아주지 않으면 어떠하리,,,우리의 사는 모습도 이와 같아서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인간으로서 성숙된 향기를 홀로 피울수 있기를....계절은 어김없이 흐르고 우리도 이와같이 흐르지 않으면 고인물과 같이 악취를 풍기리니,,, 계절에 비례하여 하루하루가 선함과 나눔으로 변화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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