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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사랑합니다” “행복 하세요“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 - 나 태주 시 ‘행복 ’ ** 솔직히 말해서 8월은 고통스러웠다. 아침, 저녁에도 30‘에 가까운 무더위에, 혈압약을 최저 용량으로 바꾸어도 저혈압이 계속되어 체중을 올리고, 올리고 또 올렸다. 6, 7월만 해도 혈압이 높게 나와서 2024년 들어서 체중을 계속해서 감량하여,, 오래전 신혼 초의 몸무게 63kg에 가깝게 ’ 건체 중‘을 맞추다가 금요일 날자로 ’ 65kg’으로 건체 중을 증량하였다. 4시간의 투석 동안에 혈압은 110~120을 오락가락,, 그래도 다리를 올리지 않아도 되니,, 몇 주는 지켜보아야겠다. 두 달여 식이조절을 하여 ‘인수치’를 정상에 돌려놓았다. 4번의 검사결과 .. 더보기
현실과 ‘감성’ 사이에서 아주 둥근 현실의 자기 그릇 위에사과 한 알이 놓여 있다사과를 마주 보며현실의 어느 화가가사과를 보이는 그대로그려보려고 헛되이 애쓰고 있지만결코사과는 그가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사과는그 나름대로 할 말이 있고그 자신 속에 여러 모습을 지니고 있다사과는그 자리에서 돌고 있다그는 현실의 그릇 위에서남몰래 혼자서움직이지도 않고 가만히 돌고 있다찍고 싶지 않은 그의 사진을 찍으려 하자가로등으로 가장한 기즈 백작처럼사과는 거짓으로 아름답게 꾸민 과일로 가장한다바로 그때현실의 화가는사과가 거짓된 모습으로 그에게 맞서고 있음을깨닫기 시작한다그리고불행한 거지처럼마치 어디든 상관없는 선량하고 자애롭고 무서운 어느 자선단체의 처분에 달려 있음을 갑자기 알게 된 가난한 영세민처럼현실의 그 불행한 화가는그때 갑자기.. 더보기
두손을 모아 허리숙여 합장합니다! 저렇게 산이 가파르다간 하는데 상쾌한 물소리 들린다 도계가 가까운 마을들 근신하듯이 밤길 홀로 걸어, 실상사(實相寺) 다리를 건넌다 예부터 실상인가 별들은 지독한 피부병처럼 잔뜩 성나 있고 천왕봉 날망은 잘 버려져 있다 지리산은 지금 지이산(智異山) 밤에 우는 새소리는 띄엄띄엄 뼛속으로 깃들어 참회가 모자라는 한 생애를 잠 못 들게 한다 근신하라 근신하라고 한다 돌아온 길이며 건너온 물길들 하며 또, 한 방울 눈물에도 젖어드는 허물들하고, 그 순간 한 발짝을 못 내밀게 하던 미안함들이 여기까지 따라와 있다 지이산 한 자락, 생애의 지리에 너무 어두워, 실상을 찾지 못해 하룻밤 눕는데, 문밖에서 누가 오늘 앞산은 허, 지이산이구나 하고 간다 이 근신은 언제 해맑아져 그대 앞에서 떳떳해질 것인가 지리(地理).. 더보기
5월의 시 - 구두끈 / 김 경미. 서랍 뒤쪽에서 불쑥 주황색 구두끈이 나타났다.나타 났다는 말이갑자기 마음에 들어서주황끈에 어울리는 구두와 정장을 사서찻집에 나타나고 싶었다최대한 길게 대화의 선을 잇는 사람들서랍같이 열렸다가서랍같이 닫히며서로를 보관하려는 사람들나도 양말에 어울리는 스카프를 사고스카프 같은 초승달을 보며갑자기 나타날 사람과 걷고 싶다잘 어울리고 싶다* 곱씹게 되는 시가 있다. 소소하게 와닿는 주제로 애정을 풀어 놓는다. 시인이 그만큼 외로움을 타는 것인데,, 나 또한 이런 외로움이 좋다. 시사랑 정모에서 김 경미 시인의 ‘구두끈,을 낭독 했다. 대체로 읽을 시를 준비하지 않는 편인데, 많은 시집 가운데서 김 경미의 ’당신의 세계는 아직도 바다와 빗소리와 작약을 취급 하는지‘라는 민음사의 책이 눈에 들어 왔다. ’세계‘라는.. 더보기
투석혈관이 자꾸 막히는 경우. - 이신아 (이대목동병원 신장내과 임상조교수) Key message 투석혈관 기능을 오래 보존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투석혈관을 관찰하고 감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장(章)에서는 인공신장실에서 투석혈관 문제로 고생하는 환자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시는 질문에 대한 답과 부연설명을 하고자 합니다. “도대체 왜 투석혈관이 막히는 건가요?” 투석혈관이 막히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이론적으로, 그 시작은 투석혈관 조성수술이 시행되는 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투석혈관은 동맥의 혈류 중 일부가 인공적인 단락 형성을 통해 정맥으로 연결되어 인위적인 혈류가 흐르는 혈관입니다. 이 인위적인 혈류는 혈관 내 와류와 제트류를 발생시켜 혈관벽에 스트레스가 되는데, 이 스트레스가 혈관벽을 직접적으로 자극하여 혈관내막이 두꺼워지는 한.. 더보기
문득,, 병상에 누워서 이름이 없어서 이름을 알 수 없어서 꽃을 들지 못했다 얼굴을 볼 수 없어서 향을 피우지 않았다 누가 당신의 이름을 가렸는지 무엇이 왜 당신의 얼굴을 숨겼는지 누가 애도의 이름으로 애도를 막았는지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우리는 안다 당신의 이름을 부를 수 있었다면 당신의 당신들을 만나 온통 미래였던 당신의 삶과 꿈을 나눌 수 있었다면 우리 애도의 시간은 깊고 넓고 높았으리라 이제야 꽃 놓을 자리를 찾았으니 우리의 분노는 쉽게 시들지 않아야 한다 이제야 향 하나 피워올릴 시간을 마련했으니 우리의 각오는 쉽게 불타 없어지지 않아야 한다 초혼招魂이 천지사방으로 울려퍼져야 한다 삶이 달라져야 죽음도 달라지거늘 우리가 더불어 함께 지금 여기와 다른 우리로 거듭나는 것, 이것이 진정 애도다 애도를 기도로, 분노를 창조.. 더보기
“모두들 투표 하시지요~ “ 목에 걸고 싶던 싱싱한 자유 광화문에서 시청 앞에서 목 터지게 부르던 자유가 어쩌다 흘러 들어간 뉴욕 빌리지에 돌멩이처럼 굴러다녔지 자유가 이렇게 쉬운 거야? 그냥 제멋대로 카페 블루노트에, 빌리지 뱅가드에 재즈 속에 기타줄 속에 슬픔처럼 기쁨처럼 흐르는 거야? 내 고향 조악한 선거 벽보에 붙어 있던 자유 음흉한 정치꾼들이 약속했지만 바람 불지 않아도 찢겨 나가 너덜너덜해진 자유가 감옥으로 끌려간 친구의 뜨거운 심장도 아닌 매운 최루탄도 아닌 아방가르드, 보헤미안, 히피들 속에 여기 이렇게 공기여도 되는 거야 햇살이어도 되는 거야 청와대보고 여의도보고 내놓으라고 목숨 걸던 자유가 비둘기여야 한다고, 피 냄새가 섞여 있어야 한다고 목청껏 외치던 자유가 어쩌다 흘러 들어간 낯선 도시에 돌멩이처럼 굴러다녀도 .. 더보기
묵묵히 ‘진정성’이란 그림을 그리자. 막힌 공간, 열정적인 기(氣)의 프레이징 열린 공간, 숨죽인 터취의 미세한 프레이징 그녀의 B. p/s NO-23, 숨죽인 울음소리로 얼굴을 보임에 나의 B. p/s NO-8, 활화산의 솟구침, 격렬하게 그녀를 뒤 흔든다 난, 속삭이듯 노래하고 그녀는 내게 크게 소리친다 Allegro, Andante con molto, Allegro ma non traappo,,. 부드러운 손목, 표효하는 어깨의 선(線), 건반이 서로의 '이름'을 부를때 가만히 스며오던 따스함. 정돈된 터취와 프레이징 다채로운 톤 칼라,,, 기민한 순발력, 서늘한 서정성, 그리고 긴 호흡. 보이지 않는 무수한 시선... 소리와 소리 사이의 간격의 음(音). 음은 말없이 침묵으로 말을 전하고, 다시 또 그녀는 속삭이듯 노래하고 나는 소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