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렇게 산이 가파르다간 하는데
상쾌한 물소리 들린다 도계가
가까운 마을들 근신하듯이
밤길 홀로 걸어, 실상사(實相寺) 다리를
건넌다 예부터 실상인가 별들은
지독한 피부병처럼 잔뜩 성나 있고
천왕봉 날망은 잘 버려져 있다
지리산은 지금 지이산(智異山)
밤에 우는 새소리는 띄엄띄엄
뼛속으로 깃들어 참회가
모자라는 한 생애를
잠 못 들게 한다 근신하라
근신하라고 한다 돌아온 길이며 건너온
물길들 하며 또, 한 방울 눈물에도
젖어드는 허물들하고,
그 순간 한 발짝을 못 내밀게 하던
미안함들이 여기까지 따라와 있다
지이산 한 자락, 생애의 지리에
너무 어두워, 실상을 찾지 못해
하룻밤 눕는데, 문밖에서
누가 오늘 앞산은 허, 지이산이구나
하고 간다 이 근신은 언제 해맑아져
그대 앞에서 떳떳해질 것인가
지리(地理)여, 지이(地異)여, 지이(智異)인 것이여
그 사이사이에 실상은 있는가
- 이 문재 시 ‘실상사 가는 길 1 ‘
* ‘시우‘ 들의 건강과 가족들 간의 행복을 위해,, 합장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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