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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짙어져 푸르른 저녁 녘에,,, - 삶이란.. 언제나 고공위의 외줄타기와 같이 "아찔, 아찔~" 하다! 슬픔이 그대를 부를 때 고개를 돌리고 쳐다보라 세상의 어떤 것에도 의지할 수 없을 때 그 슬픔에 기대라 저편 언덕처럼 슬픔이 그대를 손짓할 때 그곳으로 걸어가라 세상의 어떤 의미에도 기댈 수 없을 때 저편 언덕으로 가서 그대 자신에게 기대라 슬픔에 의지하되 다만 슬픔의 소유가 되지 말라. - 류시화 시 '저편 언덕' 모두 - 역시,, 병원에 입원하면 어느 광고의 말 처럼 "x고생" 이다!!! - 2009. 0608. 월. pm13;50 분, 여의도 성모병원 1층 원무과 입원담당자 mt- 1016 호 배정. pm13;55~14;10 병상침대 배정 우측 문에서 3번째, 담당 2년차 인턴 이 민영. 심전도 촬영, x-ray 5회 촬영(누워.. 더보기
나무아래 서서 하늘을 보면... 1974년 6월 5일 不見. 1974년 6월 8일 不見. 1974년 6월 9일 不見. 1974년 6월 11일 不見. 1974년 6월 15일 不見. 1974년 6월 18일 不見. 1974년 6월 22일 不見. 포경선의 어둠을 이렇게 기록한 이가 있다 한줄의 기록에 막막하게 펼쳐진 수평선과 안개 1974년 6월 24일 밍크 3구 드디어 發見. 한줄의 기록에 흥건하게 고여 있는 비린내와 핏물 不見과 發見 사이에 닻을 내린 어선의 불빛으로 밤바다는 더 깊어지고 항구로 오래 돌아가지 못한 이의 낡은 남방이 벽에 걸려있다 빛바랜 항해일지에는 見자의 마지막 획이 길게 들려있다. - 나희덕 시 '不見 과 發見 사이' 모두 운동을 겸하여 두어정거장을 걸어서 서점을 찾는다. 서점이 '돈이 안되는' 장사라서인지,, 시내에서.. 더보기
木馬 와 淑女.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木馬를 타고 떠난 淑女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木馬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떠어진다 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小女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愛增의 그림자를 버릴 때 木馬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女流作家의 눈을 바라보아야 한다 ......燈臺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木馬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더보기
"사랑한다" 말하고 싶을 때,,, 아주 가끔은 사과나무 아래 서 있고 싶다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들이 두 팔 벌리고 서 있는 사과나무밭 태양이 눈부신 날이어도 좋고 눈 내리는 그 저녁이어도 좋으리 아주 가끔은 그렇게 사과나무 아래 서 있고 싶다 내가 아직 어린 소년이어도 좋고 사과나무처럼 늙은 뒤라도 좋으리 가끔은 그렇게 사과나무 아래 서 있고 싶다. - 류시화 시 '사과나무' 모두 가끔은... 아주 피곤 하거나, 삶에 지칠 때,,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 본다. 하루의 일과에 지쳐서,, 시간에 쫒겨서 때로는 불도 켜 놓은 채, 이불도 잘 덮지 않고 잠들어 있다. 가만히... 잠든 모습을, 얼굴을 들여다 보면 미소와 더블어 때로,, 눈물이 난다. 때로,, 나는 잠들지 못하고 밤을 홀로 새우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의 잠든 얼굴.. 더보기
'지성'과 '무식'의 차이에서,,, 희미한 풍금(風琴) 소리가 툭 툭 끊어지고 있었다 그동안 무엇을 하였느냐는 물음에 대해 다름 아닌 인간(人間)을 찾아다니며 물 몇 통(桶) 길어다 준 일밖에 없다고 머나먼 광야(廣野) 한복판 얕은 하늘 밑으로 영롱한 날빛으로 하여금 따우에선. - 김종삼 시 '물통' 모두 세상이 '복잡다단' 하다 보니까 아이들을 키우기가 힘이 든다. 머리가 커지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주장이 강해지고,, 무엇보다 내가 염려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주장이 강해지다 보니 그것이 상대방에 대한 '무례'나 '이기심' 으로 자라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다. 고2, 중2,,, 자신들의 성적과 노력에 따라서 진학이 결정되고 앞날의 직업과 방향이 결정 되겠지만,, 그때까지,, 그 이후로도 끊임없는 아이들과의 줄다리기와 마음.. 더보기
그렇게 많은 일이 있었구나....?!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시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모두 일요일 아침, 토익시험의 알바이트를 위해 일찍 일어난 마눌님 덕분에 같이 잠이 깨었다. 새벽 1시를 넘기고 잠이 들었는데,, 오늘은 조금 피곤한 몸의 상태. 내일은 6개월마다 받는 '종합검진'이 검사가 있는 날, 오늘은 하루종일 '24시간 뇨'를 받아 내일 제출해야 하는 관계로 멀리 나가지도 못한다. 지난 한주는 먹먹함 속에 '멍하게' 보낸듯 일정표를 보아도 한일이 뚜렷이 보이지.. 더보기
바람으로 불어오는 언덕에 함께 서서,,,, - 바람이,, 분다. 내 머리에도 내 가슴에도 거센 바람이 분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차 있읍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슴속 별들을 다 헤일 듯 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하나에 추억과 별하나에 사랑과 별하나에 쓸쓸함과 별하나에 동경과 별하나에 시와 별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가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란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 더보기
"사람사는 세상"을 위하여,,,,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라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왔네 한번 떠나온 길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 보았다 가자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류시화 시 '누구든 떠나갈 때는' 모두 아침 일찍이 '조기'를 달고는 가족들에게 "오늘 하루는 국장일이니 될 수 있으면 경건하게 보내자" 라고 이르곤 길을 나섰다. 하루 하루.... 돌아가는 세상의 일만큼 나에게도 선택하고 결정하고 미루는,,, 많은 일들이 산적 해 있다. 컴을 켜고 포트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