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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시사랑 10주년 정모를 마치고,,, 시사랑 10주년을 축하하며,, 맛있는 떡 케익 !!!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 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이정록 시 '의자' 모두 다음 카페에서 정기적으로 활동하고, 그래도 애정을 가지고 참석을 하는 카페가 '시사랑'과 '여사모' 인것 같다. 하기야 '여사모'도 경기가 어렵고 이것저것 하는일이 많아지면서 매달 하는 정기 여.. 더보기
비가 내리는 아침에,, 시사랑 정모를 앞두고, 영화 (모던 타임즈) 끝장면에서 우리의 '무죄한 희생자' 찰리 채풀린이 길가에서 신발끈을 다시 묶으면서, 그리고 특유의 슬픈 얼굴로 씩 웃으면서 애인에게 "그렇지만 죽는다고는 말하지 마!" 하고 말할 때 나는 또 소갈머리 없이 울었지 내 거지 근성 때문일지도 몰라 ; 나는 너의 그 한마디에 굶주려 있었던 말야 ; "너, 요즘 뭐 먹고 사냐?" 고 물어 주는 거. -황지우 시 '성(聖)찰리 채풀린' 모두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학원은 등록 부터 '유별'나다. 어제 저녁 10시 부터 줄을 서더니 하루를 넘기고 새벽 6시에 번호표를 받고 파김치가 되어 돌아오더니 아침 8시부터 등록을 해야 한다며 자기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쓰러진다. 밤사이에 마눌님은 내가 통화하는 소리를 듣고 새벽3시에 학원에 항의 전화를 한다. .. 더보기
빗소리가 "주룩~ 주룩~~" 정겹게 들릴 때,,, 가슴 높이에서 손쉽게 톱질당한 참나무의 나이테 위에 소복하게 흰눈이 쌓여있다 욕이 튀어 나올것 같아 하느님이 마스크를 씌워놓은 것 같기도 하고 대신 사과한다고 거즈를 붙여준 듯도 하다 그러나 다시 보니, 눈을 뒤집어쓰고 있는 참나무 밑동은 남자의 성난 거시기를 빼다 박았다 참나무는 남은 몸 꼿꼿이 세워 욕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핏물 다 빠진 허연 거시기 나는 한마디 욕이 더 듣고 싶어졌다 새봄, 가운뎃손가락을 세우고 한줄기 싹으로 건네는 푸른 욕지거리가 보고 싶어졌다. - 이정록 시 '푸른 욕'모두 비가 제법 소리내어 내리는 날에는,, 큰 창이 달린 커피집이나 통유리로 된 카페의 창가에는 자리가 없다. 하염없이 "주룩주룩~~" 제법 세차게 내리는 비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서 빗속에서 달려가는 .. 더보기
인간에 대한 情,, 인간에 대한 예의. 새벽에는 생수통을 아침 먹은 다음엔 공병과 종이박스를 가득 채우며 할머니의 유모차가 간다 새로이 태어난다 믿는 한, 저것은 슬픔의 보행이 아니다 유모차를 타기만 하면 껍대기도 알맹이가 될 수 있다 믿는 한, 저 광경은 욕된 노동이 아니다 하지만 유모차를 끌 때가 생의 꽃이라고 할머니의 팔뚝 속 고래심줄에게 껍대기를 뱉어낸 빈 병과 종이박스에게 말할 수 있겠나 빈 박스에 파묻혀 앞이 안 보여도 밤눈 밝은 할머니의 유모차는 골목길을 쓸고 간다 맨 처음 유모차에 앉았던 아기가 구름을 열고 나오는 저 보름달이다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말고! 생수통처럼 철벅거리는 보름달, 아 유모차의 전조등이 먼 하늘에 밝다. -이정록 시 '유모차는 힘이 세다'모두 경제의 흐름이 너무나 '극과 극'으로 흐르다 보니까 너무 살기가 .. 더보기
바람이 세차게 불어 온몸을 날리울 때....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아버지의 동포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이 될 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 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 -김현승 시 '아버지의 마음'모두 .. 더보기
살아서 '존재' 한다는 것들,,, 점심시간이 되면 식당은 아이들을 쏙 빨아들인다 심심해진 운동장 한가운데로 어미 개가 강아지 여섯 마리를 데리고 간다 이렇게 넓은 세상도 있단다 이렇게 넓은 세상도 작은 모래알들이 주인이란다 젖통을 출렁거리며 제 새끼를 가르치고 있지만 새끼들은 자꾸 급식실 식단표 고등어조림에다 코를 들이밀 뿐이다 참고 젖이나 먹자고, 서둘러 운동장을 벗어나 문방구 안마당으로 들어간다 어미개가 밥그릇에 주둥이를 들이밀자 콩꼬투리처럼 젖통에 매달리는 새끼들 젖을 가리기엔 우리들의 입이 젤 좋지요 뒷발에 힘 모으고 쪽쪽 쪽쪽 젖을 빤다 강남콩 같은 젖꼭지들이 제 브래지어의 솜털을 흠씬 적셔 놓는다, 어미 개만이 브래지어를 찰 수 있다. -이정록 시 '개도 브래지어를 찬다'모두 화사하며 덥지 않은 따스함이,, 그립다. 4박 5일.. 더보기
어머니,, 어머니와 여성의 사이에서.... 떨리는 손으로 풀죽은 김밥을 입에 쑤셔넣고 있는 동안에도 기차는 여름 들판을 내 눈에 밀어 넣었다 연두빛 벼들이 눈동자를 찔렀다 들판은 왜 저리도 푸른가 아니다, 푸르다는 말은 적당치 않다 초록은 동색이라지만 연두는 내게 좀 다른 종족으로 여겨진다 거기엔 아직 고개 숙이지 않은 출렁거림, 또는 수근거림 같은 게 남아 있다 저 순연한 벼 포기들 그런데 내 안은 왜 이리 어두운가 나를 빛바래게 하려고 쏟아지는 저 햇빛도 결국 어두워지면 빛바랠 거라고 중얼거리며 김밥을 네 개째 삼키는 순간 갑자기 울음이 터져나왔다, 그것이 마치 감정이 몸에 돌기 위한 최소조건이라도 되는 듯 눈에 즙 처럼 괴는 연두 그래, 저 빛에 나도 두고 온 게있지 기차는 여름들판 사이로 오후를 달린다. -나희덕 시 '연두에 울다' 모두 .. 더보기
'모두'를 잃는다는 것.... 거 나를 부르는 것이 누구요 가랑잎 이파리 푸르러 나오는 그늘인데, 나, 아직 여기 호흡이 남아 있소 한 번도 손 들어 보지 못한 나를 손 들어 표할 하늘도 없는 나를 어디에 내 한 몸 둘 하늘이 있어 나를 부르는 것이오 일을 마치고 내 죽는 날 아침에는 서럽지도 않은 가랑잎이 떨어질 텐데..... 나를 부르지 마오. -윤동주 시 '무서운 시간'모두 윤동주의 시집을 펼치니,,, "귀하에게 다소의 도움이 되기를..." 이란 글귀와 94.12.30. 이란 날짜,,, 적어준 이니셜은,, 기억이 없다. 몸에 무리가 가는 일은 잘 하지 않으려 하는데,, 출장 전에 온 독감으로 다소 회복이 안된 상태에서,, 보름전에 약속이 잡힌 일정을 취소 할 수가 없어서,, 다소, 무리를 했다. 서산에서의 일정 중 다소 몸에 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