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타즈.
누군가 열어놓은 문 누군가 닫아버린 문 누군가 앉았던 의자 누군가 쓰다듬은 고양이 누군가 깨물어버린 과일 누군가 읽고 난 편지 누군가 넘어뜨려 놓은 의자 누군가 열어 놓은 문 누군가 아직도 달리는 길 누군가 헤쳐 나가는 수풀 누구나 몸을 던지는 강 누군가 죽은 병원 - 쟈끄 프로베르 시 '메시지'모두 - "악처라도 있는게 낳다" 시골집에 다녀와 자조섞인 내말에 마눌님은 회심의 미소를 짓는데,, 일, 월 화,수,목... 단 4 일을 있었을 뿐인데,, 음식냄새로 인한 부작용으로 거의 식사를 못한 채 닷새째에 탈출하듯 시골집을 나서고 말았다. 왜 그리도 묵은 냄새가 싫은지,, 시골집에 있는 냉장고의 묵은 냄새나 묵은김치,, 심지어는 장모님이 끓여 놓고 가신 된장국 까지,, 심한 구토로 제대로 손도 대지 못하고..
더보기
멈추어지지 않는 삶의,,, 춤사위.
- 바람이,, 부드럽게, 때로 세차게,,, 내 몸을 흔들고 있다. 음악에 몸을 맡기자 두 발이 미끄러져 시간을 벗어나기 시작했어요 내 안에서 풀려 나온 실은 슬슬슬슬 문지방을 넘어 밖으로 흘러갔지요 춤추는 발이 빵집을 지나 세탁소를 지나 공원을 지나 동사무소를 지나 당신의 식탁과 침대를 지나 무덤을 지나 풀밭을 지나 돌아오지 않아요 멈추지 않아요 누군가 나에게 계속 춤추라고 외쳤죠 두다리를 잘린다 해도 음악에 온전히 몸을 맡길 수 있다니, 그것도 나에게 꼭 맞는 분홍신을 신고 말이예요 당신에게도 들리나요? 둑을 넘는 물소리, 핏속을 흐르는 노랫소리, 나는 이제 어디로든 갈 수 있어요 강물이 둑을 넘어 흘러내리듯 내 속의 실타래가 한없이 풀려나와요 실들이 뒤엉키고 길들이 뒤엉키고 이 도시가 나를 잡으려고 ..
더보기
love.. 그 절제와 균형의 사이에서,,,
- 패랭이꽃 , 까페 '무등산 향기'의 사진중 인용. 살아갈 날들보다 살아온 날이 더 힘들어 어떤 때는 자꾸만 패랭이꽃을 쳐다본다 한때는 많은 결심을 했었다 타인에 대해 또 나 자신에 대해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바로 그런 결심들이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삶이란 것은 자꾸만 눈에 밢히는 패랭이꽃 누군가에게 무엇으로 남길 바라지만 한편으로는 잊혀지지 않는 게 두려워 자꾸만 쳐다보게 되는 패랭이꽃. - 류시화 시 '패랭이꽃' 모두 - 정면 공개 거부를 완강히 외치는 세 딸들.... 고 2에 올라와서 부쩍 "힘들다" 라는 말이 많아진 큰딸,, 중 2가 되어서 진학에 나름대로 고민이 많지만 성적이 오르지 않아서 고민인 작은 딸,, 더블어 때로 철없는 소리로 내 억장을 무너뜨리는 영원한 상전 마눌님,,, 병원에서 퇴원..
더보기
길을 걷다보니,,,
다친 발목을 끌고 향일암 가는 길 그는 여기 없고 그의 부재가 나를 절뚝거리게 하고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는 동안 절, 뚝, 절, 뚝, 아픈 왼발을 지탱하느라 오른발이 더 시큰거리는 것 같고 어둔 숲 그늘에서는 알 수 없는 향기가 흘러나오고 흐르는 땀은 그냥 흘러내리게 두고 왼발이 앞서면 오른발이 뒤로, 오른발이 앞서면 왼발이 뒤로 가는 어긋남이 여기까지 나를 이끌었음을 알고 해를 향해 엎드릴 만한 암자 마당에는 동백이 열매를 맺기 시작하고 그 푸른 열매에는 손도 대지 못하고 안개젖은 수평선만 바라보다가 절, 뚝, 절, 뚝, 내려오는 길 붉은 흙언덕에서 새끼 염소가 울고 저녁이 온다고 울고 흰 발자국처럼 산딸나무 꽃이 피고. -나희덕 시 '절, 뚝, 절, 뚝,' 모두 입원을 하면서 병원으로 사람들이 찾는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