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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사랑한다" 말하고 싶을 때,,,






아주 가끔은

사과나무 아래 서 있고 싶다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들이

두 팔 벌리고 서 있는

사과나무밭

태양이 눈부신 날이어도 좋고

눈 내리는 그 저녁이어도 좋으리

아주 가끔은 그렇게

사과나무 아래 서 있고 싶다

내가 아직 어린 소년이어도 좋고

사과나무처럼 늙은 뒤라도 좋으리

가끔은 그렇게

사과나무 아래 서 있고 싶다.




 - 류시화 시 '사과나무' 모두









가끔은... 아주 피곤 하거나, 삶에 지칠 때,,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 본다. 하루의 일과에 지쳐서,, 시간에 쫒겨서 때로는 불도 켜 놓은 채, 이불도 잘 덮지 않고 잠들어 있다. 가만히... 잠든 모습을, 얼굴을 들여다 보면 미소와 더블어 때로,, 눈물이 난다. 때로,, 나는 잠들지 못하고 밤을 홀로 새우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의 잠든 얼굴은 평안으로 가득차 있는,, 그런 모습에 감사한다. 사람을,, 미워하기는 너무 쉬워도 사랑하기는 너무 어렵다는 것을 실감한다. 내 삶의 순간에 미워한 사람들이 너무 많았기에 나는 수없이 "사랑한다 사랑한다" 를 외치고 앞에서는 화내고 욕 하며,, 뒤돌아 서는 남몰래 흐르는 눈물을 딱아 냈는지 모르겠다.

그간,, 은행의 이자 문제로 쉴새도 없이 일을 밀고 나갔더니,, 종합건진 결과, 몸에 조금 무리가 왔다. 그간 독감이 너무 오래가고 몸이 상당히 안좋았는데,, 진료실에서 주치의가 보여주는 x-ray를 보니,, 확연히 달라졌다. 뭐 큰일은 아니고 복막에 상당한 양의 물이 차서 입원하여 물을 빼내야 한다고 한다. 잠시 망설이며 생각에 잠기는 나를 보고,, 오랜세월 함께 한 주치의는 " 이 사람아 입원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 사항이야" 하며 빨리 입원날짜를 잡으라 한다. 6월 8일 월요일로 입원날짜를 잡고 5일치의 약을 받고 길을 나서며,,, 입원하면 '최소 일주일'은 잡아야 할텐데,, 복잡해 지는 마음은 날씨처럼 흐리고 심란 해 졌다.

   
절친한 벗에게 입원예정 소식을 알리고,, 그냥 웃었지만,, 마음은 심란하다. 집에 돌아와 마눌님에게 간단히 소식을 전하며 가벼운 내용이니 월요일 혼자 입원 할테니 걱정말고 예정된 가족여행엔 처가집 식구랑 아이들 데리고 토요일에 갔다 오라고 일렀다. 입원 얘기는 월요일 이후에나 하라고 이르고,,, 입이 싼 마눌님이 큰아이를 데리고 오면서 무어라 얘기 했는지,, 들어오자마자 눈물을 쏳는데,, 별일이 아니니 걱정말라고 설명해 주면서도 아이의 눈물을 보니,, 내가 더 눈물이 나 혼났다. 다시 학원으로 모두 떠나고 미비한 일처리를 하면서 녹차를 한잔 마신다. 10시 30분, 12시 25분,, 두 아이가 모두 돌아와 자신의 방에 불이 켜지고,, 나는 피곤이 몰려온다. 오늘은 쉽게 잠들 수 있을까?! 깊이, 편안하게,,  잠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