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는 이런 사람

길가의 나무처럼 비, 바람에 흔들릴 때... 강의 하구에는 어둠으로 몸 불리는 물고기가 산다 달빛 아래 잔비늘 반짝이며 제 몸에 꽃나무 심어 위장할 줄도 아는, 낯선 새 날아와 부리 비비면간지럼에 몸 뒤척여 웃음소리도 강물에 풀어놓으며 바다를 거슬러 오르는 우어처럼 한 번쯤 몸에 새겨진 물길을 바꾸어 보았다면 물살에 온몸 찢겨 본 일 있다면 바람의 끝닿는 곳을 알리 몸 부풀린 놈, 물이 범람하면 제 알을 풀어놓으며 바다로 간다 가끔은 우리 마음에도 물결이 일어 긴 한숨 끝에 아이를 잉태키도 하지 떠밀리는 고단한 삶 위로 붉은 해 솟기도 하지 하지만 지금은 건기의 시간 철새 빈 몸으로 떠나고 가슴에서 자라난 몇 개의 욕지거리와 비밀과 사랑과 시를 강물의 끝자락에 풀어놓는 밤 메마른 바닥을 핥는 물소리 가슴을 친다 - 이태관 시 '산란기' 모두 『사이.. 더보기
내가 작게 느껴질 때! 가을, 입질이 시작되었다 만물이 보내는 연서가 속속 배달 중이다 온몸이 간지럽다 배롱나무 붉은 글씨는 화사체라고 하자 작살나무가 왜 작살났는지 내야수는 내야에만 있어야 하는지 계집들의 질문이 쏟아진다 작살나게 이쁜 열매가 미끼였다고 의혹은 무조건 부인하고 보는 거야 경자년이 정해년에게 속삭인다 낮은 음들이 질러대는 괴성에 밥숟갈을 놓친 귀들 은해사 자두가 맛있었다고 추억하는 입술을 덮친다 누가 빠앙 클랙슨을 누른다 -당신의 유방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테이프을 갈아끼우는 사이 농염의 판타지가 물컹 섞인다 비탈 진 무대에서 마지막 스텝을 밟는다 끼어들고 싶다 소리와 소리 사이 스텝과 스텝 사이, 소문과 소문 사이 납작하게 드러눕고 싶다 내 것도 아니고 네 것도 아닌 죽은 나에게 말 걸고 싶다 거시기, .. 더보기
니가 그리운 날엔.... 그는 내 앞으로 왔다 들고 있던 바구니를 내밀며 노래를 불렀다 바구니 속엔 백동전이 두 개 뚫어져라 나를 바라보았다 깊이 파여져 있는 컴컴한 동굴 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두 눈 앞이 보이지 않지? 이곳을 달아나고 싶지? 신호등 앞에서 달아나 봐, 나를 떠밀던 그러나 다시 끌어당겨 어루만지던 그 친근한 기운 같은 목소리로, 미안해, 거듭 등을 돌리던 그 눈빛으로 동굴이 말했다 나는 크게 숨을 들이마셔서 내 가슴을 부풀어오르게 한 다음, 깊고도 깊은 함정 같애, 이 삶, 백동전 두 개를 바구니 속으로 집어 던졌다 하나도 안들리게 듣고 있는 너에게 나에게 들리니? 들리니? 묻고 싶었던 물음처럼 쨍, 백동전 부딪는 소리 그는 노래를 부르며 내 앞의 바구니를 거두어 갔다 한 개의 동굴이 더 남아 있다 - 강미정 시.. 더보기
그래야 할까나?!.....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을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 윤동주 시 '길' 모두 * 여름의 날씨는 어떤것이 좋은걸까? 잔뜩 흐리고 간혹 비에 바람이 불다가 그야말로 쨍쨍하게 높고 맑은 하늘에 흰구름... 그리고 폭염. 만나는 사람마다 "휴가 어디로 가냐?"가 인사말이 된다. 8월 중순까지 휴가의 절정인데,, 고 3이 있는 집은 제대로 '휴.. 더보기
엠블을 삭제한 후에... 엠파스 블로그를 삭제한 후에..... | 이미지 ... love2009/02/27 20:22 2월 25일 예정되로 '엠블'에서 회원탈퇴 수순에 따라 탈퇴를 하고 블로그를 '삭제' 했다. 절차를 밢는 수순에 따라서 기입을 하다보니,, 친절한 '멘트'도 눈에 거슬리는 내용인데,,, "무엇를 더 바랄까?" 하는 심정으로 'YES' 버튼을 눌렀다. 3년여의 시간의 기록들이 소리없이 사라졌다. "짜~~아~안" 마음을 뒤로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캡쳐 블로그'의 글을 확인하니,,, '소중한 기록' 중에서 '댓글' 만이 모두 사라졌다 !!! --;;;; 그간 친구들의 마지막 댓글까지가 모두 소중해 마지막으로 올린 '두 글'은 25일 까지 기다려 '캡쳐' 해 두었는데,,, 모두, 사라졌다! 어쩔수 없지,,, '이글.. 더보기
엠파스에서의 마지막 글. '엠파스'에서의 마지막 글을 남기며,,, "모두들,, Good Bye~~ !!!" 여행 나의 테마글 보기 여행 테마 보기 조회(204) 이미지..,love. | 2009/02/25 (수) 23:59 추천(0) | 스크랩(0) -2009년 1월 20일 '향일암' 정상에서,,,, 고통의 기쁨 앞에 고통의 마지막 기쁨의 자유 앞에 사람들이 모여서 뜯어먹는 빵의 눈물 앞에 저희들로 하여금 무릎 끓게 하소서 절망하는 자들의 절망의 바람과 불행한 자들의 불행의 노래와 사랑이 적은 자들의 용서함의 사랑 앞에 마음을 다하여 고요히 엎드리게 하소서 시대마다 사랑은 사람을 부르오나 저희들의 잔은 넘치지 아니하고 괴로워하기 위하여 저희들은 또한 괴로워하나니 기쁨의 고통 앞에 기쁨의 마지막 고통의 자유 앞에 또다시 고요히 엎.. 더보기
블로그 이전작업을 시작하면서... 블로그 이전 작업을 시작 하면서,,, 여행 나의 테마글 보기 여행 테마 보기 조회(565) 이미지..,love. | 2009/01/30 (금) 15:18 추천(2) | 스크랩(5) 눈은 내리지 않았다 강가에는 또다시 죽은 아기가 버려졌다 차마 떨어지지 못하여 밤하늘에 별들은 떠 있었고 사람들은 아무도 서로의 발을 씻어주지 않았다 육교 위에는 아기에게 젖을 물린 여자가 앉아 있었고 두 손을 내민 소년이 지하도에 여전히 엎드려 있었다 바다가 보이는 소년원에 간 소년들은 돌아오지 않고 미혼모 보호소의 철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집 나온 처녀들은 골목마다 담배를 피우며 산부인과 김 과장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돈을 헤아리며 구세군 한 사람이 호텔 앞을 지나가고 적십자사 헌혈차 속으로 한 청년이 끌려갔다 짜장면을 사.. 더보기
sk 에게 남긴글. .thema-post {clear:both;margin-bottom:30px;color:#4e4e4e;}.thema-post span {text-decoration:none;font-weight:bold;font-size:11px;font-family:돋움;}.thema-post span.movie {color:#fb5377;}.thema-post span.music {color:#0b99b6;}.thema-post span.daily {color:#5bb205;} .thema-post span img {vertical-align:absmiddle;margin:1px 2px -1px 0;}.thema-post span.daily img {margin:2px 2px -2px 0;} #Post-box a..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