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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니가 그리운 날엔....


 




그는 내 앞으로 왔다
들고 있던 바구니를 내밀며 노래를 불렀다
바구니 속엔 백동전이 두 개
뚫어져라 나를 바라보았다
깊이 파여져 있는 컴컴한 동굴 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두 눈
앞이 보이지 않지?
이곳을 달아나고 싶지?
신호등 앞에서 달아나 봐, 나를 떠밀던
그러나 다시 끌어당겨 어루만지던
그 친근한 기운 같은 목소리로,
미안해, 거듭 등을 돌리던 그 눈빛으로
동굴이 말했다
나는 크게 숨을 들이마셔서
내 가슴을 부풀어오르게 한 다음,
깊고도 깊은 함정 같애, 이 삶,
백동전 두 개를 바구니 속으로 집어 던졌다
하나도 안들리게 듣고 있는 너에게
나에게 들리니? 들리니?
묻고 싶었던 물음처럼 쨍, 백동전 부딪는 소리
그는 노래를 부르며 내 앞의 바구니를 거두어 갔다
한 개의 동굴이 더 남아 있다

 
  - 강미정 시 '지하철, 사막' 모두

 

 

 





- 주변이 온통 휴가를 떠나버려서 내 세상이 조용해 졌다. 도시가 한적해지니 길을 걷기도, 차를 몰고 다녀도 막히는 곳이 없어서 훨씬 수월하게 일을 보고 다닌다. 사람들 앞에서 웃음짓느게 바보처럼 보일지도 모른다는 말에 웃음을 멀리하던 시절도 있었다. 조금 세월이 지나보니,, 삶은, 그냥 내 앞의 내 양만큼 겸손히 행해야 하는 것이었다. 살면서 후회는 당연하다. 눈물도, 때로는 스스로가 찌질해 보여 참을수 없는 것도 너무나 당면하는 나의 모습이다. 나는 생각보다 더 형편없고 비참하며 찌질할 수 있다. 살아가면서 내옆에, 내 곁에 '그 누군가'가 존재할 수도, 없을 수도 있다. 모든 내 문제의 키는 '나자신'을 바로 아는데 있다.

세상의 많은 일들 중에 '과정'만으로 충분하다고 느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사랑'이다. 이루어지고 서로가맺어지지 않으면 온전한 사랑이 아니라고 말할지 모르겠으나, 사랑은 모든 결과를 초월한다고 믿는다. 뭐라 말할순 없지만,, 결과가 아닌 과정 만으로 충분한것 같은 느낌이다. 살다보면 몇명의 내 인생의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항상 현명할 수는 없지만,, 이때만은 눈을 똑바로 뜨고 마음을 오픈해야 한다. 살다보니 '오픈'하는 방법을 배우고 그 '때'를 놓치지 않아야 인생에 후회가 없다는 것을 알겠다. 그것이 진학이든, 배우자든, 승진이던 어떤 삶의 선택의 중요한 순간이던 간에 말이다.

근자에 오래동안 써오던 휴대폰의 번호를 조금 바꾸었다. 일의 성격상 연락처가 중요한데 10 여년이 넘게 써오던 번호를 010 으로 바꾸며 5 자를 덧붙이게 되었다. 이것저것 통합하고 정리하는 가운데 이것도 어떤 충동적인 '모션'으로 바꾸게 된 것인데,, 새롭게 나아가고 싶은 얇팍한 생각의 하나라고 할까?! 세월은 흘러가고 내가 나이가 먹고 나 또한 변해간다. 근래에 "사람이 변하나요?" 하고 물은 사람이 두명이 있는데,, 그 의미는 모르는 바 아니나 변한다고 믿는다. 상대방의 '수'가 제법 보이는 나이가 되니 촉을 내어밀거나 빙빙 돌리는 것들이 재미가 없어졌다. 그래서 어른들이 '트로트'를 좋아하게 되는 것인가? 내 휴대폰 MP3에 트롯트곡을 몇개 받아 놓으며 웃게된 생각이다. '사랑의 밧데리' 제목부터 필이 "팍~~" 오지 않는가!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