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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중심' 세상의 '중심' - 지식에서 '사람'을 함께보자 조회(310) 이미지..,love. | 2005/11/23 (수) 08:30 추천(0) | 스크랩(1) 나는 내 시에서 돈 냄새가 나면 좋겠다 빳빳한 수표가 아니라 땀에 절은 남방 호주머니로 비치는 깻잎 같은 만원권 한 장의 푸르름 나는 내시에서 간직하면 좋겠다 퇴근길의 뻑적지근한 매연가루, 기름칠한 피로 새벽 1시 병원의 불빛이 새어 나오는 시 반지하 연립의 스탠드 켠 한숨처럼 하늘에 오르지도 땅으로 꺼지지도 못해 그래서 그만큼 더 아찔하게 버티고 서 있는 하느님, 부처님 썩지도 않을 고상한 이름이 아니라 먼지 날리는 책갈피가 아니라 지친 몸에서 몸으로 거듭나는 아픈 입에서 입으로 깊어지는 노래 절간 뒷간의 면벽한 허무가 아니라 지하철 광고 카피의 한 문.. 더보기
동전의 앞면과 뒷면. '인간관계, - 동전의 앞면과 뒷면 조회(448) 이미지..,love. | 2005/11/22 (화) 11:57 추천(0) | 스크랩(4) 신부님이 성수를 뿌리고 마지막으로 내게 작별의 말을 하게 하자 아내가 먼저 내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여보, 사랑해요 나는 쿡 웃음이 나왔다 사랑은 하되 사랑에 얽매이지 말라고 사랑은 사랑하는 이의 부족함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언젠가 주일미사 때 신부님이 말씀하실 때에도 웃음이 나왔는데 나는 왜 인간의 입에서 사랑이라는 말만 나오면 웃음이 나오는 것일까 아빠, 죄송해요 열심히 살게요 아들은 눈물부터 먼저 떨구었다 나도 눈물이 나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는 순간 누가 관 뚜껑을 덮었다 나는 손가락으로 내관을 톡톡 두드려보았다 관을 두드렸을 때 나는 소리의 맑고 흐림에 따라.. 더보기
인생의 '번지점프'를 하라! 수능 D/2 - 인생의 '번지점프'를 하라! 조회(280) 이미지..,love. | 2005/11/21 (월) 09:32 추천(0) | 스크랩(0) 새들이 날아와 빙벽을 쫀다 얼어붙은 미시령 매바위 폭포위에 하루종일 부리가 없어질 때까지 얼음을 쫀다 처음에는 한두 마리 날아와 쪼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수십 마리의 새들이 설악에서 날아와 몇날 몇칠 잠도 자지 않고 빙벽을 쫀다 부리가 없어져도 빙벽을 쫀다 오늘도 눈송이마다 땅거미가 깃들기 시작하고 미시령을 넘어가는 길은 또 끊어졌다 눈더미에 파뭇힌 길들은 사람들을 내려놓고 저마다 동해로 떠나가고 나는 아침 일찍 지옥에서 돌아와 빙벽을 바라본다 오늘 아침엔 새들이 보이지 않는다 푸르르 새들이 떠난 자리에 부처님 한분 찬란하다 -정호승시 '얼음부처'전문 ----.. 더보기
'모두'를 잃는다는 것.... 거 나를 부르는 것이 누구요 가랑잎 이파리 푸르러 나오는 그늘인데, 나, 아직 여기 호흡이 남아 있소 한 번도 손 들어 보지 못한 나를 손 들어 표할 하늘도 없는 나를 어디에 내 한 몸 둘 하늘이 있어 나를 부르는 것이오 일을 마치고 내 죽는 날 아침에는 서럽지도 않은 가랑잎이 떨어질 텐데..... 나를 부르지 마오. -윤동주 시 '무서운 시간'모두 윤동주의 시집을 펼치니,,, "귀하에게 다소의 도움이 되기를..." 이란 글귀와 94.12.30. 이란 날짜,,, 적어준 이니셜은,, 기억이 없다. 몸에 무리가 가는 일은 잘 하지 않으려 하는데,, 출장 전에 온 독감으로 다소 회복이 안된 상태에서,, 보름전에 약속이 잡힌 일정을 취소 할 수가 없어서,, 다소, 무리를 했다. 서산에서의 일정 중 다소 몸에 무.. 더보기
평생을 가는 길.... 평생 가는 '길' - '수신제가!' '치국 평천하?' 조회(303) 이미지..,love. | 2005/11/18 (금) 08:38 추천(0) | 스크랩(3) 겨울산길 어린 상수리나무 밑에 누가 급히 똥을누고 밑씻개로 사용한 종이 한장이 버려져 있었다 나는 나를 앞질러가는 사람들을 급히 따라가다가 무심코 발을 멈추고 그 낡은 종이를 잠시 들여다보았다 누구나 어린아이의 마음이 되지 않고서는 천국에 들어갈수 없다는 성경 말씀이 깨알같이 인쇄된 부분에 빛바랜 똥이 묻어 있었다 누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똥을 딱을 자격이 있었던 것일까 혹시 어린 아들과 추운 산길을 가던 젊은 엄마가 급히 성경책을 찟어 아들의 똥을 딱아준 것이 아니었을까 겨울 산길을 천천히 홀로 걸으며 나를 앞질러가는 사람들을 모두 먼저 보내고 나는.. 더보기
동안거. '동안거' - 새벽에 보는 짧은 단상 조회(313) 이미지..,love. | 2005/11/17 (목) 08:49 추천(0) | 스크랩(0) 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루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고 서랍속에 넣어두었던 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정히 쓰다듬어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정호승시 '산산조각'전문 -------------------------------------------------------------------------------.. 더보기
밥 - 생명과 나눔 ' 밥' - 생명과 나눔의 양식 조회(302) 이미지..,love. | 2005/11/16 (수) 08:48 추천(0) | 스크랩(0) 돌아오라 날개를 잃고 저물도록 겨울숲으로 날아간 새들아 돌아와 내 야윈 가슴을 맛있게 쪼아먹어라 내오늘 한평생 걸쳤던 맛없는 옷을 벗고 통나무로 만든 헌식대에 알몸으로 누워 슬쓸히 밤하늘 별들을 바라보느니 날개도 없이 지평선 너머로 피를 흘리며 사라져간 새들아 돌아와 내눈을 신나게 쪼아 먹어라 헌식대에 뿌려진 검은 콩을 쪼아먹듯 돌아와 내 작은 간과 심장을 쪼아 먹고 이곳저곳 기웃거리던 불쌍한 내 남근도 맛있게 쪼아먹어 돌아오지 않는 저 배고픈 새들을 우수수 돌아오게 하라 죄많은 내 피는 이미 다 마르고 껍질은 마른 빵처럼 부스러기가 되어 흩어지나니 이제 나는 너의 작은.. 더보기
삶의 바닥에 서 있을 때,,, '삶의 바닥' - 모든 가정의 '삶의 가장'들에게 박수를, 조회(2685) 이미지..,love. | 2005/11/15 (화) 08:37 추천(0) | 스크랩(4) 바닥까지 가본 사람들은 말한다 결국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고, 바닥은 보이지 않지만 그냥 바닥까지 걸어가는 것이라고 바닥까지 걸어가야만 다시 돌아올수 있다고 바닥을 딛고 굳세게 일어선 사람들도 말한다 더이상 바닥에 발이 닿지 않는다고 발이 닿지 않아도 그냥 바닥을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바닥의 바닥까지 갔다가 돌아온 사람들도 말한다 더이상 바닥은 없다고 바닥은 없기 때문에 있는 것이라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라고 그냥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정호승시 '바닥에 대하여'전문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