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삶의 얼굴. 삶의 '얼굴' - '제대로' 하세요! 조회(177) 이미지..,love. | 2006/01/09 (월) 21:59 추천(0) | 스크랩(0) 자정 넘은 시각 지하철 입구 계단 냉동장미 다발이 버려져 있는 현금 인출기 옆 모서리 라면 박스를 깔고 아들 둘을 껴 안은 채 편안히 잠들어 있는 여자 가랑잎도 나뒹굴지 않았던 지난 가을 내내 어디서 노숙을 한 것일까 온몸에 누더기를 걸치고 스스로 서울의 감옥이 된 창문도 없는 여자가 잠시 잠에서 깨어나 옷을 벗는다 겹겹이 껴입은 옷을 벗고 또 벗어 아들에게 입히다가 다시 잠이 든다 자정이 넘은 시각 첫눈이 내리는 지하철역 입구 -정호승시 '성의'전문 ----------------------------------------------------------------.. 더보기 홀로서기. '홀로 서기' - 내 젊은 날의 '초상' 조회(254) 이미지..,love. | 2006/01/08 (일) 09:49 추천(0) | 스크랩(1) -둘이 만나 서는 게 아니라 홀로 선 둘이가 만나는 것이다.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어딘가에 있을 나의 한쪽을 위해 헤메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다면,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 홀로 선다는 건 가슴을 치며 우는 것보다 더 어렵지만 자신을 옭아맨 동아줄, 그 아득한 끝에서 대롱이며 그래도 멀리, 멀리 하늘을 우러르는 이 작은 가슴. 누군가를 열심히 갈구해도 아무도 나의 가슴을 채워줄 수 없고 결국은 홀로 살아간다는 걸 한겨울의.. 더보기 장인들... 'clarks' 신발 - '물광' 아저씨,, 조회(241) 이미지..,love. | 2006/01/06 (금) 08:54 추천(0) | 스크랩(0) 나에게도 벽을 내리치던 작은 주먹이 있었다 절벽을 내리치며 울던 작은 주먹이 있었다 상처없는 주먹을 지니지 않고서는 먼 길을 떠날 수 없고 이미 먼 길을 떠난 뒤에는 오히려 상처뿐인 주먹이 힘이 된다고 절벽을 내리치고 꼬꾸라지던 슬픈 주먹이 있었다 물론 허공에 흩날리던 눈발을 내리칠 때도 있었다 어이 없게도 보름달 한번 되어보지 못한 불쌍한 초승달을 힘껏 내리치고 서둘러 밤길을 헛디디며 달려갈 때도 있었다 나를 배반함으로써 기어이 나의 스승이 된 벗들의 가슴을 내리치고 후회할 때도 있었다 가장 부드러운 것이 가장 강한것을 이긴다는 믿음을 믿지 않기 위하여 밤.. 더보기 빗소리가 "주룩~ 주룩~~" 정겹게 들릴 때,,, 가슴 높이에서 손쉽게 톱질당한 참나무의 나이테 위에 소복하게 흰눈이 쌓여있다 욕이 튀어 나올것 같아 하느님이 마스크를 씌워놓은 것 같기도 하고 대신 사과한다고 거즈를 붙여준 듯도 하다 그러나 다시 보니, 눈을 뒤집어쓰고 있는 참나무 밑동은 남자의 성난 거시기를 빼다 박았다 참나무는 남은 몸 꼿꼿이 세워 욕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핏물 다 빠진 허연 거시기 나는 한마디 욕이 더 듣고 싶어졌다 새봄, 가운뎃손가락을 세우고 한줄기 싹으로 건네는 푸른 욕지거리가 보고 싶어졌다. - 이정록 시 '푸른 욕'모두 비가 제법 소리내어 내리는 날에는,, 큰 창이 달린 커피집이나 통유리로 된 카페의 창가에는 자리가 없다. 하염없이 "주룩주룩~~" 제법 세차게 내리는 비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서 빗속에서 달려가는 .. 더보기 장영희 - 마음의 체취. 우리'삶'의 향기 - '마음의 향취' 조회(208) 이미지..,love. | 2006/01/05 (목) 08:44 추천(0) | 스크랩(1) -보통 우리는 냄새를 묘사할때 좋다, 나쁘다, 향기롭다, 역겹다등의 객관적 형용사를 쓴다. 그렇지만 가끔씩 냄새에도 감정이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즉, 기쁜냄새, 슬픈냄새, 미운냄새, 반가운 냄새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물리적인 사실과는 상관 없이 각자의 경험에 의해 그 냄새에 감정을 투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랑하는 연인이 이별을 고하며 준 꽃냄새는 아무리 좋은 향기라도 영원히 슬픈 냄새로 기억될수 있고, 어렸을 때 콩서리하여 구워먹다 새카맣게 타버린 콩 냄새는 그리운 냄새 일수 있다. -1학기가 끝나고 방학을 맞아 제대로 정리도 못한 채 대충 짐을.. 더보기 친구에게,,, "intelligence" - 멀지만 가까이 있는 친구에게,, 조회(193) 이미지..,love. | 2006/01/04 (수) 08:26 추천(0) | 스크랩(1) 칼을 버리러 강가에 간다 어제는 칼을 갈기위해 강가로 갔으나 오늘은 칼을 버리기 위해 강가로 간다 강물은 아직 깊고 푸르다 여기저기 상처 난 알몸을 드러낸 채 홍수에 떠내려온 나뭇가지들 옆에 앉아 평생 가슴속에 숨겨두었던 칼을 꺼낸다 햇살에 칼이 웃는다 눈부신 햇살에 칼이 자꾸 부드러워진다 물새 한마리 잠시 칼위에 앉았다가 떠나가고 나는 푸른 이끼가 낀 나뭇가지를 던지듯 강물에 칼을 던진다 다시는 헤엄쳐 되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갈대숲 너머 멀리 칼을 던진다 강물이 깊숙이 칼을 껴안고 웃는다 칼은 이제 증오가 아니라 미소라고 분노가 아니라 .. 더보기 내 입맛대로! 삶의 음식 - '내 입맛대로 ' 조회(188) 이미지..,love. | 2006/01/03 (화) 16:59 추천(0) | 스크랩(0) 중년의 여자가 포장마차에서 잔치국수를 먹고 있다 누가 신다 버린 낡은 운동화를 신고 주저앉을 듯 선 채로 때묻은 보따리는 바닥에 내려놓고 포장 사이로 그믐달은 이미 기울었는데 한잔 건네는 소주도 없이 잔치는 사라지고 국수만 먹고 있다 파를 다듬고 생선살을 발라내어 치자빛 전을 부치던 그 봄날의 잔치는 어디가고 빈 그릇만 남았는가 첫날밤을 울리던 새벽 장닭 소리는 더이상 들리지 않고 돼지우리를 밝히던 고향의 푸른 별빛은 더이상 보이지 않고 여자는 남은 국물마저 훌훌 다 들이켜고 다시 길을 걷는다 옆구리에 보따리를 꼭 끼고 느릿느릿 발자국도 안 남기고 길없는 길을 -정호승시.. 더보기 부부,, 그 균등히 나눠야 하는 생활. '부부' - '균등'하게 함께 나누는 '바른생활' 조회(817) 이미지..,love. | 2006/01/02 (월) 12:59 추천(0) | 스크랩(0) 나도 임신할 수 있었으면 나도 여자처럼 만삭이 되어 아이를 낳을 수 있었으면 갓난아기를 품에 안고 젖꼭지를 물리고 창 밖에 떠오르는 보름달을 쳐다보며 평화롭게 젓을 한번 먹여보았으면 젖을 먹이다가 아기의 눈동자에 눈부처가 되어 비친 나를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다가 나도 모르게 그만 눈물을 흘릴 수 있었으면 내가 사랑하던 여자가 걸어가는 저승길을 함께 걸어가다가 잠깐 포옹하고 다시 헤어져 돌아온 오늘밤 그녀가 잠시 머물렀던 영안실이 있던 병원의 야간분만 붉은 표시등을 오래동안 바라보다가 그토록 엄마가 되고 싶어했던 사랑했던 그 사람처럼 나도 엄마가 될 수.. 더보기 이전 1 ··· 152 153 154 155 156 157 158 ··· 17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