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을 버리러 강가에 간다
어제는 칼을 갈기위해 강가로 갔으나
오늘은 칼을 버리기 위해 강가로 간다
강물은 아직 깊고 푸르다
여기저기 상처 난 알몸을 드러낸 채
홍수에 떠내려온 나뭇가지들 옆에 앉아
평생 가슴속에 숨겨두었던 칼을 꺼낸다
햇살에 칼이 웃는다
눈부신 햇살에 칼이 자꾸 부드러워진다
물새 한마리
잠시 칼위에 앉았다가 떠나가고
나는 푸른 이끼가 낀 나뭇가지를 던지듯
강물에 칼을 던진다
다시는 헤엄쳐 되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갈대숲 너머 멀리 칼을 던진다
강물이 깊숙이 칼을 껴안고 웃는다
칼은 이제 증오가 아니라 미소라고
분노가 아니라 웃음이라고
강가에 풀을 뜯던 소 한마리가 따라 웃는다
배고픈 물고기들이 우르르 칼끋으로 몰려들어
톡톡 입을 대고 건드리다가
마침내 부드러운 칼을 배불리 먹고
뜨겁게 산란을 하기 시작한다
-정호승시 '부드러운 칼'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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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기 힘들땐 어떻게 해야 하니,,,? " 어제 오전에 갑자기 날아든 친구의 메세지,, 당황되고 안타까운 마음에 바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흐느끼는 목소리,, 동갑내기 친구의 여러 삶의 모습에서 나름대로 행복한 삶의 편린을 보았던 나는 친구의 가슴깊이 간직한 아픔에서 깊숙한 아픔을 같이 느낀다. 우리 삶의 여러모습들,, 사는게 마음 같지는 않지만 배우자와의 생활의 갈등은 우리의 삶의 뿌리를 흔들어 놓는다. 믿음과 사랑에 기초한 부부생활,, 나이와 연수에 비례해 친구같이 부부의 생활의 모습도 더욱 굳건해 지거나 아름답기는 힘든 것일까?,,
-그전에 어려운 일이 있었음을 아는 나는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가까이나 있으면 ,, 몇통의 전화와 시간이 흐르고 다소 가라앉은 친구의 목소리에 마음을 진정 시켰지만,, 퇴근하여 집으로 향하면서도 마음이 불편하여 어제 보아 두었던 꼬치집에서 술 한잔,, 생각보다 깊이 자리한 친구, 가슴이 아프다,, 부디 평소의 지혜로운 삶의 모습 그대로,, 악한 모습으로 다가 오는 것에대해 냉정히 마음으로, 이성으로 대하기는 어렵지만 힘을 내기를,, 친구의 마음이 약해지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벗이여 부디 담대히 마음을 다잡고, 냉정히 주변상황을 정리하고 하나하나 정리하여 무엇보다 자신을 굳건히 지키기를,, 내가 없으면 자식도 부모도 존재 할수 없고, 내가 쓰러지면 아무도 내 삶을 대신해 주지 않는다는 냉정한 평범한 진실, 부디 '지혜' 롭기를!!!
-밤새 뒤척이고 일찍 집을 나섰다. 섬뜩하게 더 차가와진 날씨. 친구에게 별일은 없는 것일까? 달리는 차창밖의 풍경이 괜히 눈물겹다. 삶에 있어 내가 벗에게 할수있는 한계,, 이럴때는 내게 '전지전능'의 힘이 있어 상대방의 마음을 치유해 줄수 있었으면 하는,, 어린왕자가 말했던가? " 다른 사람에게 결코 열어주지 않는 문을,,, 당신에게만 열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야 말로,, 당신의 친구라고,, " 벗이여 지금은 힘들고 슬프겠지만, 그 슬픔이 가시고 나면, 어려움은 지나가는 것이니까,,넌 언제까지나 내 동무로 있을거고, 내가 항상 힘이 되고 싶어 한다는 사실. 잊지 말기를,, 멀지만 항시 내 마음에 있는, 가까운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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