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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참조)동의 부탁 드립니다. 콩팥병 환자는 코로나 19 확진 및 자가격리 시, 혈액투석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생명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청원기간 21-12-10 ~ 22-01-09 저의 어머니는 콩팥병(만성신부전증) 환자이십니다. 매주 3번(화, 목, 토요일) 혈액투석을 받고 있습니다. 혈액 투석을 받은 날은 다소 피곤해 하시지만, 투석 받은 다음 날이면 여느 사람처럼 일도 하고, 사람들도 만나고, 취미생활도 하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계십니다. (* 만성신부전증(콩팥병): 콩팥이 제기능을 못하는 병. 일반 사람들은 소변으로 노폐물을 배출하지만, 만성신부전증 환자는 인공혈액투석기로 2~3일에 한번 씩 혈액투석으로 노폐물을 빼냅니다. 콩팥병 환자는 혈액투석을 5일만 받지 못해도 요독증, 합병증으로 죽음.. 더보기
살아 있으라, 살아서 존재하라!… 나무의자 밑에는 버려진 책들이 가득하였다 은백양의 숲은 깊고 아름다웠지만 그곳에서는 나뭇잎조차 무기로 사용 되었다 그 아름다운 숲에 이르면 청년들은 각오한 듯 눈을 감고 지나갔다, 돌층계 위에서 나는 플라톤을 읽었다, 그때마다 총성이 울렸다 목련철이 오면 친구들은 감옥과 군대로 흩어졌고 시를 쓰던 후배는 자신이 기관원이라고 털어 놓았다 존경하는 교수가 있었으나 그분은 원체 말이 없었다 몇번의 겨울이 지나자 나는 외톨이가 되었다 그리고 졸업이었다, 대학을 떠나기가 두려웠다. -기형도 시 '대학시절'모두 -근자에 나에게 닥친 자잘한 일들... 은행을 별로 좋아 하지 않지만,, "비가 오려하면 우산을 빌려주고, 막상 비가 흥건히 내릴 때에는 우산을 뺏어가는,,"이란 표현을 익히 보아온 탓일까!?... 그래도 .. 더보기
다시, 깨어나는 아침. 이 또한 지나갈까 지나갈까, 모르겠지만 이 느낌 처음 아니지 처음이긴커녕 단골 중에 상단골 슬픔인 듯 고통이여, 자주 안녕 고통인 듯 슬픔이여, 자꾸 안녕 - 황 인숙 시 ‘*Spleen’ 모두 [제63회 현대문학상 수상시집] - ‘고양이를 키우는 시인’으로 알려진 황 인숙 시인은 1984년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라는 시로 대뷔 했으며 시인들 사이에는 ‘다정하며 명랑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근래에 그녀의 시 ‘Spleen’을 접하면서 시인의 다정하고 쾌활한 성품에는 스스로의 아품과 생명 에의 깊은 고민과 성촬 이후에 온 삶에 대한 깊은 애정이 주변의 삶에 따사한 정감과 온도로 이어진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하루걸러 4시간씩 투석을 하면서,, 손끝부터 발끝까지 사포로 문지르듯 자극하는 작열감과 뼈.. 더보기
살아 가야지… ‘ 다 공부지요’ 라고 말하고 나면 참 좋습니다. 어머님 떠나시는 일 남아 배웅하는 일 ‘우리 어매 마지막 큰 공부 하고 계십니다’ 말하고 나면 나는 앉은뱅이책상 앞에 무릎 꿇은 착한 소년입니다. 어디선가 크고 두터운 손이 와서 애쓴다고 머리 쓰다듬어주실 것 같습니다. 눈만 내리깐 채 숫기 없는 나는 아무 말 못하겠지요만 속으로는 고맙고도 서러워 눈물 핑 돌겠지요만, 날이 저무는 일 비 오시는 일 바람 부는 일 갈잎 지고 새움 돋듯 누군가 가고 또 누군가 오는 일 때때로 그 곁에 골똘히 지켜섰기도 하는 일 ‘다 공부지요’ 말하고 나면 좀 견딜 만해집니다. - 김사인 시 ‘공부’모두 *시집, 『어린 당나귀 곁에서』 중에서 * ‘공부’란 시를 옮겨 적으면서, 나는 무엇을 공부하고 삶에 적응하며 살아왔나? 스.. 더보기
‘자연’을 닮아 간다. 아버지께서 갈꽃비를 만드신다 지난가을 당신처럼 하얗게 늙은 갈대꽃을 한아름 꺾어 오시더니 오늘은 당신 몫의 생애를 차근차근 정리하여 묶듯이 갈꽃비를 만드신다 나이 들어 정신도 육신도 가벼워진 아버지와 갈대꽃이 한데 어우러져 조용히 흔들린 끝에 만들어진 갈꽃비 평생 짊어진 가난을 쓸기엔 너무 탐스럽고 세상 더러움을 쓸기엔 너무 고운 저 갈꽃비로 무엇을 쓸어야 할까 서러운 세월 다 보내신 아저비의 한 방울 눈물을 쓸면 딱 알맞겠는데 아버지는 끝내 눈물을 보이지 않으신다 - 정 낙추 시 ‘갈꽃비’모두 * 따가웠던 햇살도 이제는 아리따운 여인의 손길처럼 부드럽게 온 몸에 따사로운게 제법 서늘한 바람과 함께 지친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언제나 나를 깨우게 하는 것은 시간의 명징성. 세상 한 모퉁이의 그 정직.. 더보기
샹송 누가 이렇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가지를 효수해 걸었을까? 목을 매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는 이렇게 목을 매는구나 울먹이는 마음 나 돌아가는 길에 어느 어둠의 모서리에 부딪쳐 쓰러지지 말라고.... 그런데 어두운 골목 옆 환한 담벼락 안에선 동화 같은 이런 말이 소근소근 들려오는 것도 같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지? 전원에 줄만 꽂으면 꾸벅꾸벅 절하는 각시와 신랑 인형의 전기줄을 꽂아놓고 어여쁜 한국인형의 절을 받으며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거울 앞에서 웃는 사람들의 담소의 목소리 요즘에는 묻는 사람들에게마다 네가 제일 예쁘다고 말해주는 요술거울이 나왔나 보다 백설공주의 기억을 잊어버린 그런 거울 하나씩 갖고 동그라미 -.. 더보기
금이 간 그릇. 이성복 시인의 시 「소멸에 대하여」 에는 늙은 수건이 나온다. 그의 아버지보다 오래 산 수건 이야기를 읽고 집에 수건이 너무 많다는 걸 알았다. 저 먼 안데스의 나라에는 올이 빠진 수건 같은 날개로 하늘을 나는 독수리도 있고 옛 중국에서는 붉은 수건을 두르고 세상을 뒤엎고자 한 무리도 있었다. 수건을 조심해야 한다. 아내는 화장실에 늘 두 개의 수건을 걸어놓는다. 나의 얼굴이나 손이 훨씬 지저분하기 때문일 거다. 대개 새 것이거나 깨끗한 것은 무게가 없다. 그렇다고 자동차 휠이나 흘린 소변을 닦아본 수건에 대하여 내가 뭘 안다는 건 아니다. 그러나 목욕탕에 가면 사타구니와 발을 닦던 수건으로 사람들은 제 얼굴을 닦는다는 걸 수건은 다 알고 있다. 그리고 그에게는 다시 걸레라는 후생이 있고 보면 수건은 쉽.. 더보기
빈 자리... 더블어 살면서도 아닌것 같이, 외따로 살면서도 더블음 같이, 그렇게 사는 것이 가능할까?.... 간격을 지키면서 외롭지 않게, 외롭지 않으면서 방해받지 않고, 그렇게 사는 것이 아름답지 않은가?.... 두개의 대나무가 묶이어 있다 서로간에 기댐이 없기에 이음과 이음 사이엔 투명한 빈자리가 생기지, 그 빈자리에서만 불멸의 금빛 음악이 태어난다 그 음악이 없다면 결혼이란 악천후, 영원한 원생 동물들처럼 서로 돌기를 뻗쳐 자기의 근심으로 서로 목을 조르는 것 더블어 살면서도 아닌 것 같이 우리 사이엔 투명한 빈자리가 놓이고 풍금의 내부처럼 그 사이로는 바람이 흐르고 별들이 나부껴, 그대여, 저 신비로운 대나무 피리의 전설을 들은 적이 있는가?.... 외따로 살면서도 더블음 같이 죽순처럼 광명한 아이는 자라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