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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3 - 31, '成' - 그 시작과 끝. 넋이 있느냐 없느냐, 라는 것은, 내가 있느냐 없느냐고 묻는 거나 같다. 산을 보면서 산이 없다고 하겠느냐? 나의 넋이여 마음껏 발동해 다오. 내 몸의 모든 움직임은, 바로 내 넋의 발동일 것이니, 내 몸은 바로 넋의 가면이다. 비 오는 날 내가 다소 우울해지면, 그것은 즉 넋이 우울하다는 것이다. 내 넋을 전세계로 해방하여 내 넋을 널찍하게 발동케 하고 싶다. -천상병시 '넋'전문 -머리는 강에 닿았으나 꼬리는 흠뻑 젓었다네. 이미 완성했다. 작은 일에 형통하나 마음을 지켜야 이롭다. 시작은 길해도 끝은 어지러우리라. -기제(旣濟) 미완성이다. 형통하다. 어린 여우가 강을 거의 다 건너다가 그 꼬리를 적시니 이로울 데가 없다. - 미제(未濟) -기제괘는 완성을 의미한다."이미 완성했다. 자근 일에 형통.. 더보기
2-31, '삼인행 필유아사' 의 함정.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 터에 새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그득 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 알고 모르고 잊고 모르고 하는 사이에 새여 너는 낡은 목청을 뽑아라.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천상병시 '새'전문 나이 어린 스님이 고승에게 물었다. "건봉 대사님, 사방이 모두 불국토(佛國土)로 향하는 길이온데 딱 한길만이 바로 열반으로 통하는 길이랍니다. 그렇다면 그 길은 어디에서 시작됩니까?" 건봉대사는 지팡이로 발치를 가르키며 말했다. "바로 여기에서 시작이다." 세사람이 함께가면 한 사람은 반드시 손.. 더보기
1-31, 피어라 지혜의 연꽃 ! 나 아기로 태어나 엄마 손을 처음 잡았을때 나의 손은 빈손 이었으나 내가 아버지가 되어 아가 손을 처음 잡았을때도 나의 손은 따스한 빈손이었으나 예수의 손도 십자가에 못 박혀 매달리기 전에 목수로 일하면서 생긴 굳은살이 박혀 있는 빈손 이였으나 지금 나의 손은 그 누구의 손도 다정히 잡아주지 못하고 첫서리가 내린 가을 들판의 볏단처럼 고요히 머리 숙여 기도하지 못하고 얼음처럼 차고 산처럼 무겁다 나 아기로 태어나 처음 엄마 손을 잡았을때는 빈손이었으나 내 손을 잡아준 엄마도 결국 빈손으로 이 세상을 떠나셨으나 - 정 호승시 ‘빈 손’모두 * 易經(역경),,은 상고시대 우화집이다. 왕조의 탄생과 흥망성쇄를 기록하고 그에대한 사색과 우려를 우화로 담아놓은 책이다. 그리하여 '역경'은 하늘을 뜻하는 건괘를 전.. 더보기
*창언 나는 점점 마주 오는 사람과 눈 마주치지 못하고 괜히 개하고나 눈 마주치다 그 개가 그르릉거리는 소리라도 하면 얼른 시선을 땅바닥으로 내리깐다 나는 점점 마주 오는 사람이나 마주 오는 개보다는 오히려 앞서 걷는 사람의 뒤통수가 이리 편안해지니 나는 이제 안전하고 무고하리라 아침 공원에서 뒤통수들과 안면을 트고 뒤통수들을 품평하고 뒤통수들과 사랑을 한 지 여러달 이제 낯익은 뒤통수라도 만나면 달려가서 뒤통수를 치고 싶어진다 연신 삐딱거리다가 끄덕거리는 것을 보니 그도 나를 알아본 모양 내 뒤통수가 괜히 가렵거나 스멀거린다면 내 것도 누군가를 알아보았단 증거 그때는 조용히 뒤통수의 일은 뒤통수에게 맡긴 채 걸어가면 될 일이다 내 뒤통수는 이제 많은 것들과 실실거릴 것이다 이것이 뒤태를 가진 자들의 살아가는 .. 더보기
당신을,, 사랑합니다.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 황동규 시 '작은 사랑의 노래' 모두 - 조용하게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마눌님과 아이들이 출근하고 이제야 조용해진 아침에 커피한잔을 내려놓고 식탁에 앉았다. 코로나 위중증자의 확대가 무서워 재택근무를 시작한지 이주째,, 출근시간도 새벽투석 시간도 새벽 5시에 맞춰 놓아서인지, 늦잠을 자야지 하고 알람도 해제 해 놓았는데,, 번번이 5시를 넘기지도 못하고 눈이 떠진다. 수면제 처방에서.. 더보기
‘삶’에서,, 버티어 내기 늦은 퇴근을 한다 이제 정년퇴직이 다가오는데 마무리가 잘 되지 않는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살아간다고 선배님들은 말씀하셨다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갈 것이다 조직의 그물은 단단할 것이다 가끔은 남대천 청둥오리가 자맥질을 하는 강변을 따라 바다까지 이어진 둑길을 걷고 퀸의 노래나 들으며 빈둥거려볼까 천천히 저무는 하루 오롯한 나의 하루가 기다려진다 버릇처럼 그리운 것을 찾아봐야겠다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 * 정영욱 에세이집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를 차용 - 이 순남 시 ‘초승달을 머리에 꽂고 오는 저녘’ 모두 (버릇처럼 그리운 것, 달아실, 2021) ** 코로나 초기에서 부터 실날같이 제기되어 왔던 ‘투석환자의 코로나 확진’ 이후의 정부나 지방단체의 대응방법이 이제야 조금씩 표면화(?) .. 더보기
(참조) 투석 확진자 급증 중소병원 비상…신장내과 의사 인력난 |강남병원·혜민병원, 음압 투석실 포함 코로나 병실 전환 "의료진 부족" |신장학회, 신장내과 의사 파견 지원 “투석환자 대기 길어지면 중증 악화”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혈액투석 환자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중소병원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중소병원은 혈액투석 확진자를 위한 인공신장실에 별도 음압공사를 했으나 신장내과 의사 부족으로 투석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 강남병원(원장 정영진)은 최근 전체 4개 병동(300병상) 중 2개 병동을 코로나 전담병상으로 전환해 110병상의 음압공사를 마무리 했다. 투석 확진자 증가로 중소병원들이 신장내과 의사 인력난을 겪고 있다. 기존 160개 인공실장실을 운영 중인 강남병원은 투석환자 확진자 증가를 감안해 24개 별도 음압 투석실을 마련했.. 더보기
(참조) 코로나19 대응지침 1-7판 [인공신장실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