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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다시, 깨어나는 아침.

죽을 듯이 아팠던 하루, 다시 깨어나는 아침.





이 또한 지나갈까
지나갈까, 모르겠지만
이 느낌 처음 아니지
처음이긴커녕 단골 중에 상단골
슬픔인 듯 고통이여, 자주 안녕
고통인 듯 슬픔이여, 자꾸 안녕


- 황 인숙 시 ‘*Spleen’ 모두
[제63회 현대문학상 수상시집]



- ‘고양이를 키우는 시인’으로 알려진 황 인숙 시인은 1984년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라는 시로 대뷔 했으며 시인들 사이에는 ‘다정하며 명랑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근래에 그녀의 시 ‘Spleen’을 접하면서 시인의 다정하고 쾌활한 성품에는 스스로의 아품과 생명 에의 깊은 고민과 성촬 이후에 온 삶에 대한 깊은 애정이 주변의 삶에 따사한 정감과 온도로 이어진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하루걸러 4시간씩 투석을 하면서,, 손끝부터 발끝까지 사포로 문지르듯 자극하는 작열감과 뼈마디를 쑤셔대는 통증에,, 이제는 진통제가 상비약이 되었다. 그래도 삶은 계속 되어야 하기에 새벽에 일어나 몸을 추스리고 버스를 타고 지하철에 몸을 흔들리며 거래처와 공장에 들러, 사무실로 출근을 한다. 건조한 생활속에도 몸에는 습기가 차 오르눈 것일까?!,, 주위에서 보이는 사람들의 ‘열심히 사는 모습’에 주책없이 눈물이 잦아 졌다. 퇴근길에 지하철에서 e-book을 읽다가도, 방송에서 열창하는 오디션 싱어의 모습에도 나도 모르게 ‘울컥’ 한다. 마누라나 애들이 보면 ‘주책’이라 할 텐데,, 고장난 수도꼭지 처럼 조절이 어려워,, 때로 난감함 이다.

비장은 췌장의 끝트머리에 있는 것인데,, 이곳에도 암이 생기는 모양이다. 하기야 암은 ‘모든 곳’에 생길 수 있다고 의사가 말하던데,, 손님같이 찾아오는 고통에 수시로 “안녕~” 을 고하며 무심하게 이겨내기를 바라는 시인의 시 앞에, 바보처럼 스스로에 대한 다짐도 잊어버리고, 옮겨 적으며 ‘울컥’한다. 독감주사를 맞고도 감기에 걸려 약을 더하는게 싫어 참다가 의사에게 두번이나 약을 처방받아 일주일이나 감기로 고생했다. 코로나 부스터샷도 예약이 되어 미뤄야하나 생각 했으나 이겨내고 3차 접종도 마쳤다.

고통도 익숙 해 지면, 면역이 되는 걸까?!… 항상 긴장해야 하는 생활속에 아침마다 마시는 커피한잔은 피곤한 나에게 주는 작은 보상이다. 오늘은 달달함이 땡겨서 ‘돌체 아이스까페 라떼’로 한잔! 달콤한 맛에 이어지는 깊고 쌉쌀한 맛이 온몸의 세포를 깨워준다. 내일은 또 다시 고통이 오겠지만,, 다른 이웃들처럼, 수시로 “안녕~”을 고하며 무심하게 이겨낼 수 있기를… 소망한다. 모두들… 사랑한다.





* 지라脾臟, spleen: 왼쪽 신장과 횡경막 사이에 있는 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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