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사는 이야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2월의 시 - 2월의 동백, 김 승희 시. 2월은 좀 무언가가 부족한 달 동백꽃은 한떨기 한떨기 허공으로 툭 떨어진다 떨어져서도 꿈틀대며 며칠을 살아 있는 꽃 모가지 낙태와 존엄사와 동반자살, 그런 무거운 낱말을 품고 선홍빛 꽃잎, 초록색 잎사귀 툭, 동백꽃은 모가지째로 떨어져 죽는다 부활이란 말을 몰라 단번에 죽음을 관통한다 더 이상 퇴로는 없었다 칼로 목을 자르자 하얀 피가 한길이나 솟구치고 캄캄해진 천지에 붉은 꽃비가 내렸다는 겨울 속의 봄날 산 채로 모가지가 떨어지고 모가지째로 허공을 긋다가 땅바닥에 툭 떨어져 피의 기운으로 땅과 꽃봉오리는 꿈틀대고 한떨기 한떨기가 피렌체 르네상스 같은 동백꽃, 너무 아름다워 무서웠던 파란 하늘 아래 꽃의 성모 마리아, 빛나는 한채의 두오모 성당의 머리를 들고 툭, 무겁게 떨어지는 동백꽃 여한 없이 살았다.. 더보기 내 가슴의 노래 - 시, 더하여 내 ‘어리석음’. 사랑스런 프랑다스의 소년과 함께 벨지움의 들판에서 나는 藝術의 말을 타고 알 수 없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림은 손을 들어 내가 그린 그림의 얼굴을 찢고 또 찢고 울고 있었고, 나는 당황한 現代의 이마를 바로잡으며 캔버스에 물빛 물감을 칠하고, 칠하고 나의 의학 상식으로서는 그림은 아름답기만 하면 되었다. 그림은 거칠어서도 안되고 또 주제넘게 말을 해서도 안되었다. 소년은 앞머리를 날리며 귀엽게, 귀엽게 나무피리를 깍고 그의 귀는 바람에 날리는 銀잎삭. 그는 내가 그리는 그림을 쳐다보며 하늘의 물감이 부족하다고, 화폭 아래에는 반드시 江이 흘러야 하고 또 꽃을 길러야 한다고 노래했다. 그는 나를 탓하지는 않았다. 現代의 고장난 수신기와 목마름. 그것이 어찌 내 罪일 것인가. 그러나 그것은 내 罪라고 .. 더보기 12월 24일, Beethoven Symphony 9, 합창 - 올해의 Christmas! - 인천 아트센타 Pm:17:00-19:00, 나이를 먹으니 연말에 ‘마눌님’과 무엇을 해야하나 고민이 생긴다. 모처럼 Kbs 오케스트라가 인천을 찾았다. 메인 레파토리도 ‘베토번 교향곡 9번 ’합장‘ 전악장. 즐거운 마음으로 집에서 1 시간을 달려 ’인천 아트센타 콘서트 홀‘을 찾았다. 2023 년의 마무리를 휼륭한 ’앙상블‘로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유쾌 했다. 2024년. 새해를 ’여유있는 마름‘으로 맞을 수 있다는 마음이 드니,, 고마운 일이다. 마눌님도 대 만족 !!! 더보기 눈이 내린 아침에,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 황동규 시 '작은 사랑의 노래' 모두 * 앰파스 블로그 초창기 멤버로 그동안의 기억을 정리하기 위해서 ‘블로그’ 라는걸 했었다. 지금은 ‘엠파스’ 자체가 사라졌지만 그때의 인연들이 길게 이어져 왔다. Daun 카페로 이어져 지금까지 이어져 온 카페가 ‘시사랑’과 ‘신장병 환우들을 위한 모임’ 두 군데,, 직접 ‘모임’까지 이어져 운영자로서 참여한 카페는 ‘시사랑’이 유일하다. 공지.. 더보기 비와 바람이 거세게 불던 날, 한밤중에 혼자 깨어 있으면 세상의 온도가 내려간다 간간이 늑골 사이로 추위가 몰려온다 등산도 하지 않고 땀 한번 안 흘리고 내 속에서 마주하는 한계령 바람 소리 다 불어버려 갈 곳이 없다 머물지도 떠나지도 못한다 언 몸 그대로 눈보라 속에 놓인다. - 천 양희 시 ‘한계’ [마음의 수수밭], 창작과비평사, 1994. * 어제(11/6)는 태풍처럼 비 바람이 불어 나무의 잎사귀가 길위에 융단처럼 깔렸다. 오후 5시를 넘겨서 부터 짙게 어둑해지는 하늘은 또 다시 비를 머금었다. 몇년 전에 어머니 요양원 문제로 경기도 일대를 헤메 다니다가 ‘크게 넘어져’ 허리를 삐긋 한 후에는 물에 젓은 길에서는 ‘걸음마’를 처음 배우는 아이처럼 ‘조심 조심’ 걷는다. 비에 젓은 낙엽이 깔린 길도 매우 미끄러워 얼핏 디뎠다가.. 더보기 無所有,, 권 정생 선생. 조선새는 모두가 운다 웃거나 노래하는 새는 한 마리도 없다 고, 권정생은 노래한다 아니,운다 까치가 운다 까마귀가 울고 꾀꼬리도 울고 참새도 운다 이것이 반만년을 살아온 우리나라 농민들의 정직한 감정 이라고 쓴 선생은 1937년 토오꾜오 혼마찌 헌옷장수 집 뒷방에서 청소부 아버지와 삯바느질꾼 어머니한테서 태어나 빌어먹을! 조선에 돌아와 유랑걸식 끝에 아이들 읽으라고 글 몇줄 남기고 어메 어메 여러번 외치다가 돌아갔다 조선새는 모두가 운다 웃거나 노래하는 새는 한 마리도 없다 - 정 희성 시 ‘ *권정생’ *권정생은 일본 토오꾜오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광복 직후 귀국했다. 빈곤으로 가족들과 헤어져 어렸을 때부터 유랑걸식을 하다가 아동문학 작가로서의 삶을 시작 『무명저고리와 엄마』『몽실언니』 등 좋은작품으로 .. 더보기 어릴적 ‘내 꿈’은,,,. 어릴 때 내 꿈은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나뭇잎 냄새나는 계집애들과 먹머루빛 눈 가진 초롱초롱 사내 녀석들에게 시도 가르치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들려주며 창밖의 햇살이 언제나 교실 안에도 가득한 그런 학교의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플라타너스 아래 앉아 시들지 않는 아이들의 얘기도 들으며 하모니카 소리에 봉숭아꽃 한 잎씩 열리는 그런 시골 학교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나는 자라서 내 꿈대로 선생님이 되었어요. 그러나 하루 종일 아이들에게 침묵과 순종을 강요하는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지는 않았어요. 밤늦게까지 아이들을 묶어 놓고 험한 얼굴로 소리치며 재미없는 시험문제만 풀어주는 선생이 되려던 것은 아니었어요. 옳지 않은 줄 알면서도 그럴듯하게 아이들을 속여넘기는 그런 선생이 되고자 했던 것은 정말 아니었.. 더보기 ‘국화’ - 성장한 ‘숙녀’ 같은 꽃. 현관 옆에 국화 화분 하나를 사다가 놓으니 가을이 왔다 계절은 이렇게 누군가 가져다 놓아야 오는 것인가 저 작은 그릇에 담겨진 가을, 노란 가을을 들여다보며 한 계절 내가 건너가 가져오지 못한 시간들을 본다 돌보지 못한 시간 속에도 뿌리는 있다, 모두 살아 있다 흙 속 깊이 하얀 실뿌리를 숨기고 어둔 흙 헤집어 둥근 터널 그 속으로, 먼 내 속으로 오고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쭈그리고 앉아 바라본 국화의 근본이여, 모든 계절의 초입이 나 몰래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있어 손을 내밀어 그냥 가져다 놓기만 하면 분명 한 계절의 꽃 필 법도 한 것이다 국화는 현관 앞 계절의 환한 등을 밝히고 있다 사람들이 지나가다 국화를 보며 아! 노란 국화, 하며 가을을 말하기 시작한다 내가 가져다 놓은 한 계절, 저 국화 화.. 더보기 이전 1 ··· 3 4 5 6 7 8 9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