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사는 이야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나희덕 시인. 어두워 진다는 것/나희덕 5시 44분의 방이 5시 45분의 방에게 누워 있는 나를 넘겨주는 것 슬픈 집 한채를 들여다보듯 몸을 비추던 햇살이 불현듯 그 온기를 거두어가는 것 멀리서 수원은사시나무 한 그루가 쓰러지고 나무 껍질이 시들기 시작하는 것 시든 손등이 더는 보이지 않게 되는 것 5시 45분에서 기억은 멈추어 있고 어둠은 더 깊어지지 않고 아무도 쓰러진 나무를 거두어가지 않는 것 그토록 오래 서 있었던 뼈와 살 비로소 아프기 시작하고 가만, 가만, 가만히 금이 간 갈비뼈를 혼자 쓰다듬는 저녁 .................................................................. 서평 - 나희덕의 시집 (창작과비평사, 2001)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소리를 낸다. 모든.. 더보기 신혜정 시인. 그저 달콤하기만 한 문명의 정치학 이재훈(시인) 언제부터인가 신혜정 시인은 채식주의자가 되어 있었다. 그것도 상당히 까다로운 그들만의 금기를 실천하고 있는 채식주의자가 되어 있었다. 물론 “되어 있었다”라는 말로 짐작했겠지만 그 이전의 신혜정은 채식주의자가 아니었다. 한때 우리의 우상이었던 시인의 말대로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인 시간이었을 것이다. 마음보다 몸으로부터 먼저 오는 허무를 그저 받아들였을 것이다. 시인은 살기 위해 몸이 반응하는 솔직함에 더욱 충실했고, 자신의 영혼과 몸에 대한 신념을 보란듯이 지켜나갔다. 그렇게 신혜정은 몸이 반응하는 사유의 길목을 서성거리며 시의 언어를 타진해왔다. 침묵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일까. 그녀의 첫 시집은 반문명과 반육식의 외침이 가득한 .. 더보기 이전 1 ··· 10 11 12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