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붉은수염

분주하게 하루를 뛰어 다니며,,,, 외롭게 살다가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 터에 새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이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그득 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 알고 모르고 잊고 하는 사이에 새여 너는 낡은 목청을 뽑아라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천상병 시 '새' 모두 2009 년의 모든 '악한기운' 모두 물러 가거라 !!! 아침 일찍부터 일처리를 한건하고 부지런히 병원으로 미루었던 정기진료를 마치고,, 다행히 며칠간 무리했음에도 치수나 몸의 상태가 '그대로' 유지를 해주어서 안심이다. 어차피 더 좋아질 수도 없는 몸, 더 이상 악화만 안되면 다행이라는데,.. 더보기
술 한잔에 취하여 하늘을 올려다 보면,,,, 골목에서 골목으로 거기 조그만 주막집 할머니 한 잔 더 주세요, 저녁 어스럼은 가난한 시인의 보람인 것을..... 흐리멍텅한 눈에 이 세상은 다만 순하디순하기 마련인가, 할머니 한 잔 더 주세요 몽롱하다는 것은 장엄하다 골목 어귀에서 서툰 걸음인 양 밤은 깊어 가는데, 할머니 등뒤에 고향의 뒷산이 솟고 그 산에는 철도 아닌 한겨울의 눈이 펑펑 쏳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 산 너머 쓸쓸한 성황당 꼭대기, 그 꼭대기 위에서 함빡 눈을 맞으며, 아기들이 놀고 있다 아기들은 매우 즐거운 모양이다 한없이 즐거운 모양이다. -천상병 시 '주막에서'모두 적당한 어둠과 적당한 추위,, 그리고 적당한 장소에 자리잡은 선술집, 언제부턴가 혼자 술을 마시면 일식집이나 Bar 를 피하고 동네의 귀퉁이나 아무 지하철 역에서 내려 .. 더보기
아버지의 빛바랜 영정사진을 가만히 바라보며.... 청년은 기다림을 굽고 있는 것이다 나무를 쪼개 추운 드럼통에 불을 지피며 청년이 고구마가 익기를 기다리는 것은 기다림이 익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사람들이 외투 깃을 올리고 종종걸음 치는 밤거리에서 뜨겁게 달구어진 조약돌에 고구마를 올려놓고 청년이 잠시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은 기다림이 첫눈처럼 내리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청년은 지금 불 위의 고구마처럼 타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온몸이 딱딱하고 시꺼멓게 타들어가면서도 기다림만은 노랗고 따근따근하게 구워지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구워진다는 것은 따근따근 해 진다는 것이다 따근따근해 진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맛있어진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 누구에게 맛있어 본 적이 없었던 청년이 다 익은 군고구마를 꺼내 젓가락으로 쿡 한번 찔러보는 것은 사랑에서 기다림이 얼마나 성실.. 더보기
2009 년 '새해' 모두들 따스한 한해가 되기를... 가난한 이, 병든 이, 고아, 노인, 초라한 여행자... 07;30 분 길게 줄 이은 지하보도에 날선 바람은 '부르르' 목줄기 후벼댄다 차가운 우유 하나에 삼립빵 하나, 쪼그려 씹어 삼키니 목이 메어 가슴 아프다 긴급처방 소주 한잔, 누군가 술은 왜 마시냐고 물었지만 챙피해 그저 잔만 비웠었지 맑고 깨끗한 현실의 증류수, 1100 원의 소주. 메마른 속 종이컵 가득 붓는다 깊은 절망감, 동정은 나를 시들게 하고 사랑은 나를 살리나니 난, 살고싶다 무료급식소, 하루 한끼만, 저울로 달아 나누는 쌀 144g 의 동정. 65세 미만은 젊어서 굶어야 한다니, 33 세의 난,,,, 허나 열흘을 굶으니 보이는게 없다 어김없이 1시에 샷다를 내려 버리는 동정. 남겨진 자들은 힘없이 미소짓고 오늘, 난 죽고만 싶다. .. 더보기
내 머리속의 지우개 하나..... 다시 자장면을 먹으며 살아봐야 겠다 오늘도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알게 하고 남들이 내 오른뺨을 칠 때마다 왼뺨마저 치라고 하지는 못했으나 다시 또 배가 고파 허겁지겁 자장면을 사먹고 밤의 길을 걷는다 내가 걸어온 걸어온 길과 걸어가야 할 길이 너덕너덕 누더기가 되어 밤하늘에 걸려 있다 이제 막 솟기 시작한 별들이 물끄러미 나를 내려다 본다 나는 감히 푸른 별들을 바라보지 못하고 내 머리위에 똥을 누고 멀리 사라지는 새들을 바라본다 검은 들녘엔 흰 기차가 소리없이 지나간다 내 그림자마저 나를 버리고 돌아오지 않는다 어젯밤 쥐들이 갉아먹은 내 발가락이 너무 아프다 신발도 누더기가 되어야만 길이 될 수 있는가 내가 사랑한 길과 사랑해야 할 길이 아침이슬에 빛날때까지 이제 나에게 남은 건 부러진 나무젓가락.. 더보기
부부의 緣, 자식의 緣,, 가족의 因緣 .... 짜장면을 먹으며 살아봐야겠다 짜장면 보다 검은 밤이 또 올지라도 짜장면을 배달하고 가버린 소년처럼 밤비 오는 골목길을 돌아서 가야겠다 짜장면을 먹으며 나누어 갖던 우리들의 사랑은 밤비에 젖고 젖은 담벼락에 바람처럼 기대어 사람들의 빈 가슴들도 밤비에 젖는다 내 한 개 소독저로 부러질지라도 비 젖어 꺼진 등불 흔들리는 이 세상 슬픔을 섞어서 침묵보다 맛있는 짜장면을 먹으며 살아봐야겠다. -정호승 시 '짜장면을 먹으며'모두 20년 가까이 결혼생활을 하면서, 또 주위의 젊은 청춘남녀들이 때로 결혼을 염두에 두고 고민을 이야기 할 때,, 첫마디로 하는 말이 "진정으로 상대를 사랑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세번은 물어보라는 것과 아직 모르겠다면,, 상대의 장단점을 잘알고 어떤 경우에도 인내하며 변화시킬 수 있거나, .. 더보기
아이들에게 '아버지'란 존재는 '어떤 것' 일까....?! 폭설이 내린 날 내 관을 끌고 올라가리라 날카로운 빙벽에 매달리고 눈사태에 파묻혀 헤어나오지 못해도 알몸으로 내 빈 관을 끌고 끝까지 산정으로 올라가리라 산정의 거친 눈보라와 눈보라가 그친 뒤 눈부시게 내리쬐는 맑은 햇살과 간간히 천상에서 들려오는 새들의 울음소리를 차곡차곡 관 속에 챙겨넣고 눈 덮인 연봉들을 오랫동안 바라보리라 엎드린 봉우리마다 일어서서 다정히 손을 흔들면 눈물을 그치고 마지막으로 내 시체를 담아 관 뚜껑을 담으리라 거지여인의 눈에 평생 동안 눈물을 흘리게 한 용서하지 못할 용서 평생토록 참회해도 참회할 수 없는 참회를 관 속에 집어넣고 탕 탕 탕 눈사태가 나도록 관 뚜껑에 못질을 하고 산정의 산정에 홀로 서서 내 관을 던지리라. -정호승 시 '나의 수미산'모두 아이들이 자라면서,,, .. 더보기
"때로 눈을 감으면 더 잘보인다" 하는 말..., 세상을 정직하게 바라보기 위하여 때때로 눈을 감아버려야 하리 피리 불며 떠돌던 김씨와 함께 지는 해를 바라보며 맹인촌에 가서 눈을 감으면 뜨는 별 바라보아야 하리 별들이 뜨기 위해 어둠이 오면 더 이상 어둠을 바라보지 않기 위해 더 이상 어둠속에 갇히지 않기 위해 가슴속에 별 하나 떠 오르게 하리 일생 동안 별빛 하나 흐르게 하리 바라볼수 없었던 세상은 아름답고 바라볼 수 없는 세상 더욱 아름다운지 철거반원 다녀간 맹인촌의 밤하늘 찟어진 천막 사이로 별이 뜨누나 가장 아름다운 한국의 별이 뜨누나. -정호승 시 '맹인촌에 가서'모두 솔직이 나는 어렵게 자라난 사람으로 집사람이나 아이들이 고생을 하지않고, 바르고 곧은 마음으로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며 생활하며 성장하기를 원한다. 아이들이 자라고 초등학교, 중..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