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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 외로워서,,, - 사랑 합니다. 조회(378) 이미지..,love. | 2007/02/19 (월) 10:31 추천(0) | 스크랩(1) 새벽 미사가 끝나자 눈이 내린다 어깨를 구부리고 눈을 맞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길 롱부츠를 신은 여자가 가로등 불빛 아래 담배를 피우며 서 있다 누구를 기다리는 것일까 마지막으로 아들의 얼굴이라도 한번 더 보기 위하여 찾아온 것일까 큰수녀님은 싸리빗자루로 성당 앞에 내리는 눈을 쓸고 나는 십자가에 매달려 있다가 기어 내려 온 사내처럼 알몸의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여자 앞을 지나간다 여자는 눈송이 사이로 길게 연기를 내뿜으며 입술을 내던지듯 담배꽁초를 획 내던진다 눈길에 떨어진 붉은 루즈가 묻은 담배꽁초는 섹시하다 만나기 전에 이미 헤어지고 헤어지기 전에 이미 만난적이 있.. 더보기
개성. 감사하고,,, 감사 하다,,,,, 조회(290) 이미지..,love. | 2007/02/13 (화) 22:23 추천(0) | 스크랩(1) 나는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가 더 아름답다 곧은 나무의 그림자 보다 굽은 나무의 그림자가 더 사랑스럽다 함박눈도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에 더 많이 쌓인다 그늘도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에 더 그늘져 잠들고 싶은 사람들이 찾아와 잠이 든다 새들도 곧은 나뭇가지 보다 굽은 나뭇가지에 더 많이 날아와 앉는다 곧은 나무는 자기의 그림자가 구부러지는 것을 싫어하나 고통의 무게를 견딜 줄 아는 굽은 나무는 자기의 그림자가 구부러지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정호승 시 '나무에 대하여'모두 -------------------------------------------------.. 더보기
양자택일. " Alternative" - 생활의 순간, 순간에,,,, 조회(578) 이미지..,love. | 2007/02/12 (월) 12:53 추천(0) | 스크랩(1) 이제 좀 쉬어 가라고 꽃 그늘에 앉아 가쁜 숨 주저 앉히고 지나는 바람한테 객적은 농담 이라도 건네 보라고 흰 머리카락 돋는다 툭툭 털기만 했던 붉은 속내도 한번 헤집어 보라고 그래도 보이지 않는 곳은 눈 밝은 너에게 보아 달라고 슬쩍 내밀어 보라고 흰 머리카락 돋는다 눈 어두워지기 전에 나를 들여다 보게 하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빛바랜 추억을 들고 이름을 물어 물어 기억의 강을 거슬러 오를 사람은 없다 새 옷 한벌 옷장안에 걸어 놓고 잠 못 들었던 밤들은 오지 않을 것이다 지나간 날들의 일기를 애써 지우다 혼자 웃는다 ,,,,,,,, -박흥.. 더보기
들꽃. '들꽃' 처럼 피어나라,,,, 조회(379) 이미지..,love. | 2007/02/10 (토) 15:25 추천(2) | 스크랩(1) 벌겋게 녹슬어 있는 철문을 보며 나는 안심 한다 녹슬 수 있음에 대하여 냄비 속에서 금방 곰팡이가 피어오르는 음식에 나는 안심 한다 썩을 수 있음에 대하여 썩을 수 있다는 것은 아직 덜 썩었다는 얘기가 된다 가장 지독한 부패는 썩지 않는 것. 부패는 자기 한계에 대한 고백이다 일종의 무릎 끓음 이다. 그러나 잠시도 녹슬지 못하고 제대로 썩지도 못한 채 안절부절, 방부재를 삼키는 나여 가장 안심이 안되는 나여. -나희덕 시 '부패'모두 ------------------------------------------------------------------------------.. 더보기
티코와 황금날개. 覺 !!! -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 조회(475) 이미지..,love. | 2007/02/09 (금) 12:43 추천(4) | 스크랩(1) -'마루벌'간 '티코와 황금날개' -"지난날, 나의 친구였던 티코,,, 내 어깨위에 앉아서 꽃과 고사리와 키큰 나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곤 하던 한마리의 작은 새 티코, 어느날 티코가 내게 들려준 제 자신에 관한 이야기... 왜 그리 되었는지,,, 어린시절 티코에겐 날개가 없었습니다. 티코는 찬란히 빛나는 황금날개를 갖는게 소원 이였습니다. 친구 새들의 도움으로 생활을 이어가던 티코는 어느날, 소망의 새를 만나 마법의 힘으로 황금날개를 얻게 됩니다. 뛸듯이 기쁘고 행복 했지만, 그 기쁨도 잠시,,, "흥, 황금날개를 가졌다고 우리보다 더 잘났다고 생각하는.. 더보기
아줌마. 마눌님의 다른 이름,,,, "아줌마" 조회(748) 이미지..,love. | 2007/02/06 (화) 12:41 추천(3) | 스크랩(1) 일단은 무겁고 뚱뚱하게 들린다 아무 옷이나 색깔이 잘 어울리고 치마에 밥풀이 묻어 있어도 어색하지 않다 그래서 젊은 여자들은 낯설어 하지만 골목에서 아이들이 '아줌마'하고 부르면 낯익은 얼굴이 뒤돌아 본다 그런 얼굴들이 매일 매일, 시장, 식당, 미장원에서 부산히 움직이다가 어두워지면 집으로 돌아가 저녘을 짓는다 그렇다고 그 얼굴들을 함부로 다루면 안된다 함부로 다루면 요즘에는 집을 팽 나가 버린다 나갔다 하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 된다 유도탄처럼 자유롭게 날아다니진 못하겠지만 뭉툭한 모습으로 엄청난 파괴력을 갖는다 이웃 아저씨도 그걸 드럼통으로 여기고 두드렸.. 더보기
배척. 홀로 걸어가는 사람,,,, 조회(376) 이미지..,love. | 2007/02/04 (일) 16:42 추천(0) | 스크랩(1) 아우슈비츠를 다녀온 이후에도 나는 밥을 먹었다 깡마른 육체의 무더기를 떠올리면서도 횟집을 서성이고 생선의 살을 파먹었고 서로를 갉아먹는 쇠와 쇠 사이의 녹같은 연애를 했다 역사와 정치와 사랑과 관계없이 이 지상엔 사람이 없다 하늘엔 해도 없다 달도 없다 모든 신앙도 장난이다. -최명란 시 '아이슈비츄 이후'모두 -------------------------------------------------------------------------------------- -금요일, 상가의 앞집과 뒷집으로 '해묵은 원한'으로 가슴속에 간직한 것이 많은 사람이 일을 벌렸다. 상가의 32.. 더보기
등불 하나. 쓸쓸한 황야에 등불 하나.... 조회(381) 이미지..,love. | 2007/02/03 (토) 12:43 추천(0) | 스크랩(1) 내 진실로 슬픔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슬픔으로 가는 저녘 들길에 섰다 낯선 새 한마리 길끝으로 사라지고 길가에 핀 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는데 내 진실로 슬픔을 어루만지는 사람으로 지는 저녘 해를 바라보며 슬픔으로 걸어가는 들길을 걸었다 기다려도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 하나 슬픔을 앞세우고 내 앞을 지나가고 어디선가 갈나무 지는 잎새 하나 슬픔을 버리고 나를 따른다 내 진실로 슬픔으로 가는길을 걷는 사람으로 끝없이 걸어가다 뒤돌아 보면 인생을 내려놓고 사람들이 저녘놀에 파묻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하나 만나기 위해 나는 다시 슬픔으로 가는 저녘 들길에 섰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