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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피곤.


외로워서,,, - 사랑 합니다.
조회(378)
이미지..,love. | 2007/02/19 (월)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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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미사가 끝나자 눈이 내린다
어깨를 구부리고
눈을 맞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길
롱부츠를 신은 여자가
가로등 불빛 아래 담배를 피우며 서 있다
누구를 기다리는 것일까
마지막으로 아들의 얼굴이라도
한번 더 보기 위하여 찾아온 것일까
큰수녀님은 싸리빗자루로
성당 앞에 내리는 눈을 쓸고
나는 십자가에 매달려 있다가
기어 내려 온 사내처럼
알몸의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여자 앞을 지나간다
여자는 눈송이 사이로 길게 연기를 내뿜으며
입술을 내던지듯 담배꽁초를 획 내던진다
눈길에 떨어진
붉은 루즈가 묻은 담배꽁초는 섹시하다
만나기 전에 이미 헤어지고
헤어지기 전에 이미 만난적이 있었던가
가로등 불빛 아래 하루살이떼처럼
눈은 내리는데
눈송이는 날리는데
여자는 다시 담배에 불을 붙인다.
 
 
  -정호승 시 '루즈가 묻은 담배꽁초는 섹시하다'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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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를 모두 마치고 나니, 왠지 피곤해진 몸을 큰아이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뉘였다, 날은 밝고 환하고, 따스한데,,, 나는 스르르 잠속에 빠진다. 눈을 뜨니 저녘 7시,,, 차례준비에 정리정돈에 올해는 철이든 듯 말없이 잘해준 마눌님이 기특하여 저녘은 내가 차려주고 설겆이까지 '풀 서비스'로 마쳐주니 만족 해 한다. 내가 조금 불편해도 서로를 위해 조금씩 양보 하는것이,,, 나이를 먹으며 터득하는 지혜 라고나 할까?!,,, 서재를 정리하고 미처 처리하지 못한 일들을 처리하고 나니,,, 또 다시 스르륵 잠이 쏳아 진다. 잠은 풍요로운 여인의 따스한 가슴처럼,,, 나를 푸근히 안아준다.
 
-우~~아~아~!!!  두팔을 힘껏 뻣어 올리니 '우두~둑' 관절이 풀리는 소리가 난다. 겨울잠을 자는 보아 뱀 처럼 짧지만 깊고 편하게,,, 잠을 잤다. 문득 이틀 동안 커피를 한잔도 마시지 않았다는 생각에 포트를 깨끗이 씻고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린다. 집안에 풍기는 커피의 향기,,, 문득 군대시절 현리의 '곰 다방'의 진한 커피가 생각난다. 진하고 상쾌하고 강하게 커피를 잘뽑아 오던 곰다방의 미스 김,,, 생활력 강하던 그 아가씨는 지금은 결혼하여 잘 살고 있으리라 믿는다. 쓸데없는 생각들,,,, 20일까지 휴무이고 20일은 아버님의 제사라서 제대로 쉴수있는 날이 오늘 뿐인데,, 영화라도 한편 보려하니 아이들이 취향이 다 다르다고 따라 오지를 않는다. '아버지의 깃발' 이나 록키의 팬인 나는 '록키 발보아'를 보고 싶은데,,, 모두 12세이상 입장가 인데도 아이들은 자신들의 취향이 아니면 아예 보지를 않으려 한다. 이런 것들이 나로서는 세대차이를 느끼게 한다. 우리때는 어른들이 권하면 조용히 따라서 보고는 했는데,,, 완강한 저항 이다!!!
 
-오늘은,,, 한적하게 동네의 공원도 산책해 보고,,, 오후에는 7단지 상가의 먹자골목도 '여는 곳'이 있나 보고,,, 한끼는 여기서 때워야 할듯,,, 세딸들을 이끌고 '봄산책'을 해 보아야 할듯,,, 약간은 서늘한 바람에 문득 눈쌀을 가볍게 찌프리게 하는 연한 햇살이 정겨웁다, 아아, 다시 봄이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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