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프로’가 왜 프로여야 하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이미 끝나버린 아침 같았다 어디, 평화 같은 곳을 찾아보면 영영 오지 않을 것 같은 하루가 나만 모를게 지나가버린 공기도 꿈도 보이지 않는 카페에 앉아 우리 그 이름의 커피를 마신다 너무도 구체적인 카페인데 공기와 꿈을 분쇄하는 기계가 있다 간밤 귓속을 헤집던 해로운 곤충들 내 잠 속을 갉아먹던 가려운 입술과 열매를 따는 소녀들 불빛 시름한 농장에 누워 빈 자루처럼 가벼운 수확량의 무게가 쥐똥처럼 귀여워 우리는 곧 타 죽을 거야 드럼통 속의 원두처럼 쪄 죽을 거야, 늙은 나귀가 두드린다 땅은 무르고 발굽은 부드러워 서로를 아파하지 않고 분쇄되는 중이다 찻잔은 고요하고 입김을 바라지 않으며 차분히 식어가는 중이다 무릎 위에 작은 머리를 하나 앉히고 쓰다듬는 여자를 본다 아이는 .. 더보기 에스프레소의 맛, 향기?! 젊을 적엔 비린내 나는 항구가 좋았다ㆍ지평선 너머로 붉게 물드는 저녁놀이 좋았고 뱃놈들과 떠들어 대며 마셔댔던 그 소주는 추억의 그늘이다 항구의 여자들은 입이 거칠었고 엉덩이가 남산만 했지만 마음만큼은 여간 포근한 게 아니었다 내가 떠돌이 생활에 익숙해질 무렵 만났던 여인은 나에겐 분에 넘치는 여인이었다 ㆍ그녀의 눈빛은 늘 평화로웠고 파도처럼 격정적이지도 않았다 그리고 바다를 퍽 좋아하지도 않는 도회지 여자였다 수채화 물감처럼 선이 분명하지 않았고 나를 조용히 바라만 보는 호수 같은 여자였다 우린 서로에게 따뜻한 눈빛을 보냈고 교회십자가처럼 근엄하지 않았다 ㆍ 함께 동행한 차 안에서 슬며시 가슴에 손을 얹어도 내색하지 않았다 화려한 옷을 입지 않아도 근사해 보였고 작부처럼 소란스럽게 웃지도 않는 그녀는 .. 더보기 11월의 어느 날에, 국을 끓어야겠다 싶을 때 국을 끓인다 국으로 삶을 조금 적셔놓아야겠다 싶을 때도 국 속에 첨벙하고 빠뜨릴 것이 있을 때도 살아야겠을 때 국을 끓인다 세상의 막내가 될 때까지 국을 끓인다 누군가에게 목을 졸리지 않은 사람은 그 국을 마실 수 없으리 누군가에게 미행당하지 않은 사람은 그 국에 밥을 말 수 없게 세상에 없는 맛으로 끓인다 뜨겁지 않은 것을 서늘히 옹호해야겠는 날에 뭐라도 끓여야겠다 싶을 때 물을 받는다 - 이 병률 시 ‘11월의 마지막에는‘ * 11월 7일, 집에 돌아와 달력을 보니 붉게 동그라미가 쳐서 표시가 되어있다. 생일 때마다 오후에는 성의껏 표시는 하였지만,, 새삼 퇴직하고 두 번째인 생일에 미역국이라도 끓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Apt에 있는 여러 곳의 반찬가게에 전화를 돌려 마지막 남.. 더보기 신장병 환우, 혈액투석 카데타 유지와 동맥정루 수술 후 관리. 이제 좀 쉬어 가라고 꽃 그늘에 앉아 가쁜 숨 주저 앉히고 지나는 바람한테 객적은 농담 이라도 건네 보라고 흰 머리카락 돋는다 툭툭 털기만 했던 붉은 속내도 한번 헤집어 보라고 그래도 보이지 않는 곳은 눈 밝은 너에게 보아 달라고 슬쩍 내밀어 보라고 흰 머리카락 돋는다 눈 어두워지기 전에 나를 들여다 보게 하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빛바랜 추억을 들고 이름을 물어 물어 기억의 강을 거슬러 오를 사람은 없다 새 옷 한벌 옷장안에 걸어 놓고 잠 못 들었던 밤들은 오지 않을 것이다 지나간 날들의 일기를 애써 지우다 혼자 웃는다 ………. -박흥점 시 '여백' 1) 혈액투석 카테터는 무엇인가? * 혈액투석을 위해 사용되는 카테터에는 2-3주 동안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단기간 카테터와 1 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장.. 더보기 '대오각성(大悟覺醒)' 인가?! ㅎㅎ,, 천상병이 좋아한 것은 막걸리 공초 오상순은 그저 담배 문익환이 사랑한 것은 반독재집회 김정환은 철학과 맥주 에즈라 파운드가 좋아했던 것은 시경 말로가 흠모한 것은 영웅이다 정지용이 사랑한 것은 말을 만드는 일과 염소수염 이상이 그리워한 것은 인간의 사랑이다 이병기가 사랑한 것은 난초 김기림은 지성을 권정생이 사랑한 것은 길가의 민들레꽃 김남천이 사랑한 것은 노동자 농민이고 임화가 사랑한 것은 맨발로 뛰어다니는 한국의 아이들이다 여운형이 가장 좋아한 것은 대중을 만나는 일 손기정이 좋아하는 것은 끊임없이 달리는 것 김구가 사랑한 것은 나라의 독립이다 얘들아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집에서 학교에서 시달리는 아이들아 너무 괴로워하지는 마라 네 좋아하는 것을 하면 된다 그것만이 너 자신을 살리는 길이니라 천재.. 더보기 ‘Conservative Kidney management’(콩팥 관리와 투석중단) 새벽은 밤을 꼬박 지샌 자에게만 온다. 낙타야. 모래 박힌 눈으로 동트는 地平線(지평선)을 보아라. 바람에 떠밀려 새 날아온다. 일어나 또 가자. 사막은 뱃속에서 또 꾸르륵거리는구나. 지금 나에게는 칼도 經(경)도 없다. 經이 길을 가르쳐 주진 않는다. 길은, 가면 뒤에 있다. 단 한 걸음도 생략할 수 없는 걸음으로 그러나 너와 나는 九萬里 靑天으로 걸어가고 있다. 나는 너니까. 우리는 自己야. 우리 마음의 地圖(지도) 속의 별자리가 여기까지 오게 한 거야. - 황 지우 시 ’ 나는, 너다’ 503. 시집 , 풀빛출판사 ** 한 번은 생각해 보았던 투석중단,, ’ 손 닥터’의 글에서 궁금했던 내용이 올라와 옮겨 보았다. 결국에는 신장이식을 받거나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몸괌리를 잘하며 악착같이 살아야 .. 더보기 원두커피, 핸드드립 기초. 핸드드립 방식은 커피의 깊은 맛과 향을 이끌어내는 데 있어 뛰어난 방법입니다. 수많은 커피 애호가들이 이 고전적인 추출 방식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바로, 그들의 손길이 커피 한 잔에 생명을 불어넣기 때문입니다. 본 글에서는 핸드드립 커피의 세계로 여러분을 안내하며, 이 방식이 어떻게 각 커피 애호가의 개성을 반영하는지, 그리고 여러분 스스로가 완벽한 핸드드립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1) 커피 원두의 선택 핸드드립 커피를 위한 원두 선택은 매우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신선하게 볶은 원두를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며, 원두의 원산지, 로스팅 정도 등 개인의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원산지에 따라 커피의 산도, 바디감, 풍미가 달라지기 때문에 다양한 원두를 시도해 보며.. 더보기 ‘일상‘이 고요 해 질 때, - “The Music Played”. 오랜만에 광화문에서 일산 가는 완행버스를 탔다 넓고 빠른 길로 직행하는 버스를 보내고 완행버스를 탄 것이다 이곳저곳 좁은 길을 거쳐 느릿느릿 기어가는 완행버스를 타고 가며 남원추어탕집 앞도 지나고 파주옥 앞도 지나고 전주비빔밥집 앞도 지나고 스캔들양주집 간판과 희망맥주집 앞을 지났다 고등학교 앞에서는 탱글탱글한 학생들이 기분 좋게 담뿍 타는 걸 보고 잠깐 졸았다 그러는 사이 버스는 뉴욕제과를 지나서 파리양장점 앞에서 천국부동산을 향해 가고 있었다 천국을 빼고 이미 내가 다 여행 삼아 다녀본 곳이다 완행버스를 타고 가며 남원, 파주, 전주, 파리, 뉴욕을 다시 한번 다녀온 것만 같다 고등학교도 다시 다녀보고 스캔들도 다시 일으켜 보고 희망을 시원한 맥주처럼 마시고 온 것 같다 직행버스로 갈 수 없는 곳을 .. 더보기 이전 1 2 3 4 ··· 17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