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적엔 비린내 나는 항구가 좋았다ㆍ지평선 너머로 붉게 물드는 저녁놀이 좋았고
뱃놈들과 떠들어 대며 마셔댔던 그 소주는 추억의 그늘이다
항구의 여자들은 입이 거칠었고 엉덩이가 남산만 했지만 마음만큼은 여간 포근한 게 아니었다
내가 떠돌이 생활에 익숙해질 무렵 만났던 여인은 나에겐 분에 넘치는 여인이었다 ㆍ그녀의 눈빛은 늘 평화로웠고
파도처럼 격정적이지도 않았다
그리고 바다를 퍽 좋아하지도 않는 도회지 여자였다
수채화 물감처럼 선이 분명하지 않았고 나를 조용히 바라만 보는 호수 같은 여자였다
우린 서로에게 따뜻한 눈빛을 보냈고 교회십자가처럼 근엄하지 않았다 ㆍ
함께 동행한 차 안에서 슬며시 가슴에 손을 얹어도 내색하지 않았다
화려한 옷을 입지 않아도 근사해 보였고 작부처럼 소란스럽게 웃지도 않는 그녀는 마법 같은 여자였다 ㆍ
늦은 아침을 먹고 탁자에 앉아 함께 마시는 에스프레소가 가을 햇살처럼 맑다
- 황한섭 시 ‘에스프레소’
* 뭐든지 배우면서 그 원점은 ‘기본’에 충실함이다. ‘핸드드립을 배우면서 이런저런 원두를 5kg 가깝게 내려본 듯하다. 저가격 원두로 시작해서 스페셜 원두까지,, ’ 먹지 못할 원두’는 없다.라는 말이 있었지만, 생두의 품질, 로스팅의 상태, 시기, 보관에 적절성.., 그리고 드라퍼의 종류, 칼리타, 하리오, 고노.., 그리고 그라인더에 따라서, 물 성분과 온도에 따라서 달라지는 커피맛,
수없이 이름을 달리하는 ‘로스팅 커피원두‘중에 아내에게 내려주고 내가 즐겨 먹을 원두 하나를 찾았다는 즐거움일까? 이제는 카페에 들어서면 상업용 기계들도 관심 있게 보는데,, 내가 사서 써 볼일은 없을 듯, 비가 내리고 온도가 내려가니 ‘아이스커피’는 끊어야 하는 계절이다. 11월의 중순에 마지막 한잔. 산미가 약하고 맛은,, so, 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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