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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사는 이야기

시사랑 26 주년을 축하 합니다.

‘사’가 모여 ‘숲’이 되기를,,






저기 저렇게 맑고 푸른 하늘을
자꾸 보고 또 보고 보는데
푸른 것만이 아니다.

외로움에 가슴 졸일 때
하염없이 잎이 떨어져 오고
들에 나가 팔을 벌리면
보일 듯이 안 보일 듯이 흐르는
한 떨기 구름

3월 4월 그리고 5월의 신록
어디서 와서 달은 뜨는가
별은 밤마다 나를 보던가,

저기 저렇게 맑고 푸른 하늘을
자꾸 보고 또 보고 보는데
푸른 것만이 아니다.



-천상병시 '푸른 것만이 아니다'전문



* 5월도 며칠 남지 않은 토요일, 왠지 한가롭고 싶어서 6월의 시를 고르다가 천상병 시인의 시를 고르게 되었습니다. 막걸리 한 병과 넉넉한 담배가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한 하루를 살았던 시인,, 저마다의 사정과 모습으로 세상을 살다가 한 마리 ’ 새‘ 가 되어서 훌쩍 날아가는 것이겠지요. 정년 퇴직한 마눌님도 일본으로 출장 가는 큰딸아이의 일본전시회에 좋아라 따라가 버리고 혼자가 되어 일찍 깨어나 밥을 차려먹고 밀린 설거지를 하네요. 넷이 살다가 셋이 됐다가 둘. 마눌님도 퇴직하고 그간의 한을 풀 듯, 틈만 나면 여행을 떠나는군요.

혼자 남겨진 토, 일, 월요일. 익숙한 솜씨로 김치찌개에 묶은지라도 볶아 상을 차릴까요. 나이를 깨달으니 ‘먹는 게 남는 것’ 이라든지 ‘자신의 체력은 자신이 챙기는 것’ 이런 단어가 현실로 부딪쳐 옵니다. 병원 파업으로 아버지, 어머니가 계시는 익산에도 (임실 호국원) 가본 지가 오래,, 몸이 아프니 인간적인 도리도 외면하며 사는 듯 삶이 구차 해집니다.

시사랑이 26주년이 되었네요. 청년입니다. 더욱더 인재들이 함께 자라서 나무에서 숲으로 푸르고 울창하게 ‘어우러’ 지기를 시민의 한 사람으로 기원합니다. 사람이 살면 얼마나 살런지?!…, 사는 동안 폐 끼치지 않고 ‘시민’으로 ‘시향’을 풍기며 시우 들과 더불고, 싶군요.


6월도 모두들 건강하십시오. ^^~



시사랑 4월 부산 정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