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에 일어나
얼음을 끈다
누구는 소용없는 일이라지만
보라, 얼음 밑에서 어떻게
물고기가 숨쉬고 있는가
나는 물고기가 눈을 감을 줄 모르는 것이 무섭다
증오에 대해서
나도 알 만큼은 안다
이곳에 살기 위해
온갖 굴욕과 어둠과 압제 속에서
싸우다 죽은 나의 친구는 왜 눈을 감지 못하는가
누구는 소용없는 일이라지만
봄이 오기 전에 나는
얼음을 꺼야 한다
누구는 소용없는 일이라지만
나는 자유를 위해
증오할 것을 증오한다
- 정희성 시 ‘ 이곳에 살기 위하여‘
* 1980.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44년이 흘렀다. ‘이곳에’ 살기 위하여,, 수없이 피고 진, 젊음들이 있었다. 80년대의 ‘암담함’을 어찌 표현 할까?!.., 과외금지에, 휴교령에 사복경찰이 수시로 교내를 드나들었고 과의 한 친구는 ‘프락치‘ 라는 소문이 파다했고, 친구들이 하나, 둘씩 군대로 끌려 가거나 견딜수 없는 경제적 압박에 휴학을 하고 고향에 내려가던,, 미래를 내다 볼수 없었던 암담함. ’현실과 미래‘ 라는 괴리감에 괴로웠던 젊음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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