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서울예수 예수가 낚시대를 드리우고 한강에 앉아 있다. 강변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예수가 젖은 옷을 말리고 있다. 들플들이 날마다 인간의 칼에 찔려 쓰러지고 풀의 꽃과 같은 인간의 꽃 한송이 피었다 지는데, 인간이 아름다워 지는 것을 보기 위하여, 예수가 겨울 비에 젓으며 서대문 구치소 담벼닥에 기대어 울고 있다. 술취한 저녁, 지평선 너머로 예수의 긴 그림자가 넘어간다. 인생의 찬 밥 한그릇 얻어 먹은 예수의 등뒤로 재빨리 초승달 하나 떠오른다. 고통속에 넘치는 평화, 눈물속에 그리운 자유는 있었을까 서울의 빵과 눈물을 생각하며 예수가 홀로 담배를 피운다. 사람의 이슬로 사라지는 사람을 보며, 사람들이 모래를 씹으며 잠드는 밤 낙엽들은 떠나기 위하여 서울에 잠시 머물고, 예수는 절망의 숲으로 걸어 간다. 목이 마르.. 더보기 사람에 대한 이해 - 정(情) * 강사가 말한다 오른발을 브레이크 위에 올려놓고 뒤꿈치를 떼지 말아야 합니다 하지만 나는 자주 그렇게 했다 그럼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순간에 액셀을 밟게 됩니다 나는 몇 번이나 그렇게 했다 멈춰야 할 때 멈출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지 하지만 나는 검은 줄, 흰 줄 앞에서 슬플 줄, 기쁜 즐 가장 중요한 것을 지나친 줄 도 모르고 지나갔다 * 옆 차선을 침범하지 않으려면 먼 곳을 봐야 합니다 나는 가까운 곳도 잘 보이지 않았다 차가 오른쪽으로 치우쳤다 좌측, 좌측, 좌측! 나는 좌회전을 했다 직업적 특수성이 발현된 것이다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전개를 추구하는 * 신호에 걸렸다 다음 신호가 들어올 때까지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 제자리...... 제자리로 돌아오는 일이 가장 어려우니까 뒤차가.. 더보기 누가 죄인 인가 ?! (뮤지컬- *영웅) 토마토를 구워보면 구울수록 더 부드러워져서는 눈물이 많아져요 구운 토마토를 당신에게 주고 싶어요 이후의 모습들은 저렇게 무른 모습이 좋겠어요 생각들이 뜨거워지고 제 소리를 제가 알지 못하고 당신은 가방을 메고 종일 먼 곳을 헤매니 구운 토마토를 먹으면 눈가가 붉어져서는 문득 오래전 잊고 있던 내용을 돌아다볼 듯해요 제 안의 독소를 빼내주시니 우리, 단단함에 대해 적을 것이 아니라 하염없이 무너지도록 힘쓸 일이 없도록 아침엔 토마토를 구워요 당신을 당신 바깥으로 놓아보아요 - 이 규리 시 ‘정말 부드럽다는 건’모두 (당신은 첫눈입니까, 문학동네, 2020) 출생-사망 1879.9.2 ~ 1910.3.26 본관 순흥 별칭 아명·자 응칠, 세례명 도마(토마스, 다묵) 활동분야 독립운동 출생지 황해도 해주 주요.. 더보기 통증이 안 느껴질때, 많이 좋아하면 귀신이 돼 복숭아 귀신 곶감 귀신 그런 것이 한집에 둘이면 곤란하다 그렇다고 같이 사는 게 귀신이 아니면 조금 어색하다 약봉지가 서랍 하나를 다 채울 정도로 많아지기에 자네, 이제 약 귀신이 되려나 인사했더니 좋아하는 것이 없어 약을 먹기 시작했네, 빙그레 웃었다 좋아는 하는데 귀신은 되지 않으려고 그러네, 몸이 힘들어 약을 먹어야 한다네, 모를 소리를 하고 그러고는 출근해버렸다 퇴근하면서 가끔 술이며 초콜릿을 가져다주기도 하니 소원이 있거나 겁이 많은 친구일 것이다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면서 귀신이 안 되려고 노력하는 모양이 안됐다 기껏 인간을 너무 좋아하는 것이 가엾다 - 김 복희 시 ‘귀신 하기’모두 [희망은 사랑을 한다], 문학동네, 2020. * 몸이 많이 피곤 했는지 일을 하는데.. 더보기 김 용택 / 섬진강 1 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 해 저물면 저무는 강변에 쌀밥 같은 토끼풀꽃, 숯불 같은 자운영꽃 머리에 이어주며 지도에도 없는 동네 강변 식물도감에도 없는 풀에 어둠을 끌어다 죽이며 그을린 이마 훤하게 꽃등도 달아 준다 흐르다 흐르다 목메이면 영산강으로 가는 물줄기를 불러 뼈 으스러지게 그리워 얼싸안고 지리산 뭉툭한 허리를 감고 돌아가는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섬진강물이 어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 지리산이 저문 강물에 얼굴을 씻고 일어서서 껄껄 웃으며 무등산을 보며 그렇지 않느냐고 물어 보면 노을 띤 무등산이 그렇다고 훤한 이마 끄덕이는 고갯짓을 바라보며 저무는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어디 몇몇 애비 없는 후레자.. 더보기 ’적당한‘ 거리.., 미술관 그림 앞에서 두 발자국 뒤로 물러나서 보라는 경고를 들었다 그 밤 낮에 본 사선의 빛 그림자가 자꾸 떠올라 잠을 못 이루다가 잠을 못 이룬 것이 그 빛 그림자에 겹쳐진 누구 때문인 듯하여 가까운 약속을 미루었다 밖에 나가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모두 다 사람 때문이겠지만 사람이 아니라 단지 과잉 때문이었다 나도 당신에게 과잉했었다 사람은 사람을 사랑하면 안 되는 것이구나 따위의 생각을 하게 된 요즘이라면 해가 뜨더라도 바깥에 나가 사람 그림자를 밝거나 사람의 그림자가 몸에 닿으면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 이 기분의 힘이라도 살아야겠다면 한없이 가벼워지라는 말을 들었다 자신을 만지라는 말이었다 - 이 병률 시 ‘적당한 속도, 서행‘모두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문학동네, 2020. - 대학원을 .. 더보기 망상 하나. 오랜 시간 아픔을 통해 나는 알게 됐다 아픔도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바람 불지 않는 인생은 없다 바람이 불어야 나무는 쓰러지지 않으려고 더 깊이 뿌리를 내린다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이유다 바람이 우리들을 흔드는 이유다 아픔도 길이 된다 슬픔도 길이 된다 - 이 철환 시 ‘아픔과 슬픔도 길이 된다’ 모두 * 모든 생명이 있는것은 잘 보이지 않으나 ‘성장’을 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 계절에 맞는 기온과 물과 바람, 햇살에 나름대로의 최선의 성장을 하는 것이다. 사람도 인생의 사계절이 존재한다. 살아 가면서 준비하고 노력하여 삶을 이루어내며 언젠가 올 끝맺음 에서 ‘보았기에 좋은 삶’을 희망한다. 모든 삶은 ‘흔적’을 남긴다는데,, 그 흔적도 ‘무 의미’ 하다는 실없는 생각. ”진짜 나이를 .. 더보기 *화양연화(花樣年華).., 덧 붙여. 화양연화 2 이미산 그 여름, 그 가로등, 내가 불빛 아래 서성일 때 너는 어둠 쪽에 서 있었다 내가 다가간 만큼 꼭 그만큼 너는 물러났다 그러니까, 전등갓 속의 불빛이 바닥 쪽으로 곤두박질치는 거리와 그 빛에 의해 드리워진 공간, 우리의 허락된 영토는 꼭 그만큼이었을까 빛과 어둠, 경계는 완강했다 한 걸음만 내디뎌도 천 길 낭떠러지, 가장자리에 마주선 그림자 적시며 더듬이를 키웠다 새벽이면 지워질 관계로 기꺼이 한 방향을 보았다 무엇을 보았을까 어둠을 삼킬수록 더듬이는 환하다 그가 들숨을 쉬면 나는 그의 구석구석을 더듬는다 그의 모퉁이에 서있는 내 그림자를 만난다, 다시 나의 들숨에 차곡차곡 그가 새겨지고 먼 거리에서 환하게 피어나는 우리의 그림자 꽃들 끝끝내 살아남을 슬픔을 위해 우리는 일부러 소나기.. 더보기 이전 1 ··· 27 28 29 30 31 32 33 ··· 17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