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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 하늘이 더 깊어진 것이 아니다 눈앞을 많이 치운 탓이다 밥그릇처럼 뒤집어도 다 쏟아지지 않는 저 짙푸른 늪같이 떨어지는 곳이 모두 바닥은 아니다 열린 바닥이 끝없이 새떼들을 솟아오르게 한다 티 없다는 말, 해맑다는 말! 가을엔 어쩔 수 없다는 말, 끝 모를 바닥이라는 말! 바닥을 친다는 것, 고통을 저렇게 높이 올려놓고 바닥을 친다는 것 그래서, 살찌고 자란다는 것! 당신이 내게 올 수도 있다는 것 변명은 더 이상 깊어지지 않다는 것! - 유 종인 시 ‘가을 하늘’ _《아껴 먹는 슬픔》(문지, 2001) ** 가을 입니다. 이 푸르른 날에 비가내려 계절이 깊어진 날, 지인의 남편이 몸을 달리 했습니다. 병으로 그간의 어려움이야 미루어 짐작 하였지만, 부고의 소식은, 결국에는 하면서도 마음이 저려 옵니다... 더보기
영혼의 꽃/진정성. 내 걸어온 길 되돌아보며 나로 하여 슬퍼진 사람에게 사죄합니다 내 밟고 온 길, 발에 밟힌 풀벌레에게 사죄합니다 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상처받은 이 내 길 건너며 무표정했던 이웃들에 사죄합니다 내 작은 앎 크게 전하지 못한 교실에 내 짧은 지식, 신념 없는 말로 강요한 학생들에 사죄합니다 또 내일을 맞기 위해선 초원의 소와 순한 닭을 먹어야 하고 들판의 배추와 상추를 먹어야 합니다 내 한 포기 꽃나무도 심지 않고 풀꽃의 향기로움만 탐한 일 사죄합니다 저 많은 햇빛 공으로 쏘이면서도 그 햇빛에 고마워하지 않은 일 사죄합니다 살면서, 사죄하면서, 사랑하겠습니다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 이기철 시 '그렇게 하겠습니다' 모두 풀통이 넘어져 모자란 만큼 물을 채웠다 넘어져 흐른 자리는 굳어 엉기고 점성은 .. 더보기
시(詩). 젖 시 한 채 -안현미 시인 김자흔 요즘 그녀의 시 쓰는 화두는 오르지 젖이란다 화두까지는 아니더라도 한동안 시 속에 젖을 풀어 놓을 생각이란다 그래 그런지 함평 찾아가는 문학버스 안에서 꽃무릇이 다 졌을 것이라는 동행 시인의 말에 "뭐라고요? 젖이 다 젖어버렸다고요?" 대뜸 젖으로 들이미는 그녀의 우문, 그녀의 시 속에 등장하는 젖은 아직은 비루해서 이제 겨우, 젖동냥 젖비 젖울음 정도 젖감질젖꼭지젖꽃판젖내젖당젖니젖동생젖멍울젖배저부들기젖비린내젖갬젖송이젖어미젖줄젖털젖퉁이 이 많은 젖의 재료를 섞어 어떤 시를 낳을지는 무릇 그녀의 몫, 발효된 시 가득 쟁여 놓았다가 가난한 시인들에게 詩젖 한 사발씩 푹푹 떠주는 일도 꽤 재미진 일이 아닐까 지상에 아직 집 한 채 마련치 못한 그녀, 이제 머잖아 보얀 젖들이.. 더보기
시론, 내 걸어온 길 되돌아보며 나로 하여 슬퍼진 사람에게 사죄합니다 내 밟고 온 길, 발에 밟힌 풀벌레에게 사죄합니다 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상처받은 이 내 길 건너며 무표정했던 이웃들에 사죄합니다 내 작은 앎 크게 전하지 못한 교실에 내 짧은 지식, 신념 없는 말로 강요한 학생들에 사죄합니다 또 내일을 맞기 위해선 초원의 소와 순한 닭을 먹어야 하고 들판의 배추와 상추를 먹어야 합니다 내 한 포기 꽃나무도 심지 않고 풀꽃의 향기로움만 탐한 일 사죄합니다 저 많은 햇빛 공으로 쏘이면서도 그 햇빛에 고마워하지 않은 일 사죄합니다 살면서, 사죄하면서, 사랑하겠습니다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 이기철 시 '그렇게 하겠습니다' 모두 풀통 / 김광선 풀통이 넘어져 모자란 만큼 물을 채웠다 넘어져 흐른 자리는 굳어.. 더보기
‘가난과 노동속, 생활의 시/ 이용악 시.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내리는가 험한 벼랑을 굽이굽이 돌아간 백무선 철길 우에 느릿느릿 밤새어 달리는 화물차의 검은 지붕에 연달린 산과 산 사이 너를 남기고 온 작은 마을에도 복된 눈이 내리는가 잉크병 얼어드는 이러한 밤에 어쩌자고 잠을 깨어 그리운 곳 차마 그리운 곳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내리는가 - 이 용악 시 ‘그리움’ 바다 없는 항해에 피곤한 무리들 모여드는 다방은 거리의 항구...... 남달은 하소를 미연에 감출여는 여인의 웃음 끔쯕히 믿엄직하고 으스러히 잠든 등불은 미구의 세기를 설계하는 책사? 주머니를 턴 커피 한잔에 고달픈 사고를 지지하는 ......나....너...... 휴식에 주린 동지여 오라!! 유연히 조화된 분위기 속에서 기약 없는 여정을 잠깐 반성해 보작구나 -.. 더보기
고향의 누이 같은 꽃/메밀 꽃. 눈물을 깎는 법 [김점용] 수평선을 잡고 걷는다 똑바로 걸으려 애쓴다 안 보이던 섬들이 문득 일어나 절뚝절뚝 줄을 잘라 먹는다 눈을 감으면 안 되는데 바람이 불 때마다 저절로 감긴다 왼눈은 감기지 않아 눈물이 난다 바다 저 멀리 끝에서 하얗게 메밀꽃이 핀다 수평선을 놓칠세라 꽃을 깎는다 눈물을 깎는다 대패는 장대패가 좋다 어미날에 덧날을 끼우고 손은 머리를 감싸듯 가볍게 잡되 오른손은 대패 뒤꽁무니와 구멍 중간을 단단히 잡는다 발에 무게중심을 두고 허리 를 숙인 자세로 무게중심을 오른발로 옮기며 살짝 당긴 다 눈을 크게 뜨면 눈물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망막에 꽃잎이 비칠 듯 말 듯 눈시울의 힘 조절에 각별히 주의 한다 물새 앉은 자리처럼 누군가 다녀간 자리는 엇결리기 쉽다 눈을 다친 숭어 새끼가 뛴다 날.. 더보기
가을 연주회/‘콰르텟 미티아‘ 제목 [만원의 행복 가을음악회 티켓오픈] [Web발신] [만원의 행복 가을음악회 티켓오픈] 부천아트센터 성공적인 개관의 기쁨을 모두와 함께 나누고자 기획 된 특별 음악회! 이탈리아 정통 콰르텟 미티야와 기타리스트 지오반니 그라노가 함께하는 가을밤 '만원의 행복'을 놓치지 마세요! ▶'만원의 행복' 가을음악회 ▶2023. 9. 7.(목) 오후 7시 30분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 ▶전석 10,000원 ★2023. 9. 4.(월) 오후 2시 티켓오픈 ★부천아트센터 홈페이지 단독판매 ★예매하러 가기 ↓↓↓ https://www.bac.or.kr/product/ko/performance/252841 부천아트센터 > 부천시민과 함께하는 '만원의 행복' 가을 음악회 예술가들과 관객들 모두에게 놀라운 영감을 주는 공연.. 더보기
수준에 따른 클래식 음악감상. [초급] (1) 분야별 기본 음악 ; 30선 우선, 반드시 들어보시기를 추천하는 곡 35개를 골랐습니다. 바흐 ; 파사칼리아[와 푸가] c단조 BWV.582, 무반주 첼로 모음곡 3번 C장조, 칸타타 80번 '내 주는 강한 성이요' BWV.80 바르토크;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베토벤; 교향곡 7번 A장조 op.92,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61, 현악 4중주곡 16번 F장조 op.135, 피아노 소나타 23번 f단조 op.57 비제; 오페라 '카르멘' 브람스; 교향곡 4번 e단조 op.98, 하이든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56a, 피아노 협주곡 2번 B♭장조 op.83, 현악 6중주곡 1번 B♭장조 op.18 브루크너; 교향곡 4번 E♭장조 쇼팽; 폴로네즈 6번 A♭장조 op.53 드보르작; 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