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진 거울, 조각난 나.
쟈끄 프로베르 - '깨어진 거울' 그리고, 자화상,,, 조회(497) 이미지..,love. | 2007/04/25 (수) 12:39 추천(1) | 스크랩(1) -세상은,, 여인의 미소처럼 우리에게 미소 짓지만,,, 현실은 우리에 뼈깊은 눈물을 강요한다. 그칠 줄 모르고 노래하던 조그만 남자가 내 머리 속에서 춤추던 조그만 남자가 청춘의 조그만 남자가 그의 구두끈을 끊어 버렸다 갑자기 축제의 오두막들이 모조리 무너져 내리고 축제의 침묵 속에서 축제의 황폐 속에서 나는 네 행복한 목소리를 들었다 찟어지고 꺼져버릴 듯한 네 목소리를 멀리서 다가와 날 부르는 네 목소리를 내 가슴위에 손을 얹으니 피처럼 붉게 흔들리는 것은 별빛처럼 반짝이는 네 웃음의 일곱조각난 거울. -쟈끄 프로베르 '깨어진 거울'모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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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냄새.
비에 젖은 흙내음이 상쾌하게 온몸을 감쌀 때,,,, 조회(365) 이미지..,love. | 2007/03/29 (목) 11:23 추천(0) | 스크랩(1) -때로는 이처럼 '섬'에 홀로 서 있다, 아무도 없이 나 혼자,,,, 맨땅이였다 언제 그곳에 잎이 있었나? 여름이 되면서 난처럼 피었던 잎들 하나 둘 짓무르면서 언제 그곳에 잎이 있었는지도 모르게 지워지더니 어느날 불쑥, 잎그늘 하나 없는 그 맨땅에서 꽃대 한 줄기가 솟아 올랐다 돌 섞인 흙과 딱딱하게 굳은 흙바닥일 뿐인 그곳에서 그 흙바닥 밑에 뿌리가 묻혀 있었는지조차 잊었는데도 마치 무의식 속에 묻혀 있는 기억을 일깨우는 송곳처럼 닫힌 망각의 문을 두드리는 손가락처럼 솟아올라, 맑은 수선화를 닮은 꽃 한 송이를 피워 물었다 세상에! 잎이 다 진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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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기 위해.
시간의 흐름이 보일 때,,, 비우기 위해,,, 조회(360) 이미지..,love. | 2007/03/26 (월) 12:21 추천(0) | 스크랩(1) 저 나무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늙은 왕버들 한 그루가 반쯤 물에 잠겨 있다 더운 김이 오르는 욕탕, 마을 어귀 아름드리 그늘을 드리우던 그녀가 오늘은 물속을 들여다 보고 있다 울틍불틍한 나무껍질이 더 검게 보인다 그 많던 잎사귀들은 다 어디에 두고 빈가지만 남은 것일까 왕버들 곁으로 조금 덜 늙은 왕버들이 다가와 그녀의 등과 어깨를 천천히 밀어준다 축 늘어진 배와 가슴도, 주름들도, 주름들 사이에 낀 어둠까지도 환해진다 나무껍질 벗기는 냄새에 나도 모르게 두 왕버들 곁으로 걸어간다 냉탕에서 놀던 어린 버들이 뛰어오고 왕버들 4代, 나란히 푸른 물 속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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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몸과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햇살에 웃다 !!! 조회(376) 이미지..,love. | 2007/03/25 (일) 11:39 추천(1) | 스크랩(1) 산이 가랑이 사이로 해를 밀어 넣을 때, 어두워진 바다가 잦아들면서 지는 해를 품을 때, 종일 달구어진 검은 뻘흙이 해를 깊이 안아 허방처럼 빛나는 순간을 가질 때, 해는 하나이면서 셋, 셋이면서 하나 도솔가를 부르던 월명노인아, 여기에 해가 셋이나 떴으니 노래를 불러다오 뻘속에 든 해를 조금만 더 머물게 해다오 저녘마다 일몰을 보고 살아온 와온 사람들은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딸기꽃을 꺽어 바치지 않아도 세 개의 해가 곧 사라진다는 것을 알기에 찬란한 해도 하루에 한 번은 짠물과 뻘흙에 몸을 담근다는 것을 알기에 쪼개져도 둥근 수레바퀴, 짜디짠 내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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