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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사는 이야기

2024. 12. 28. 그래도,, 눈물속에 잔을 들며.., ”훠어이~ 훠어~“

고인들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우산은 말라가는 가슴 접고 얼마나 비를 기다렸을까
비는, 또 오는 게 아니라 비를 기다리는 누군가를 위해
내린다는 생각을 위하여, 혼자 마신 술에 넘쳐
거리로 토해지면서 우산 속으로도 빗소리는 내린다

정작 술 취하고 싶은 건 내가 아닌 나의 생활인데
비가 와 더 선명해진 원고지 칸 같은 보도블록 위를
타인에 떠밀린 탓보단 스스로의 잘못된 보행으로
비틀비틀 내 잘못 써온 날들이

우산처럼 비가 오면 가슴 확 펼쳐
사랑 한번 못해본 쓴 기억을 끌며
나는 얼마나 더 가슴을 말려야 우산이 될 수 있나
어쩌면 틀렸을지도 모를 질문의 소낙비에 가슴을 적신다

우산처럼 가슴 한번 확 펼쳐보지 못한 날들이
우산처럼 가슴 한번 확 펼쳐보는 사랑을 꿈꾸며
비 내리는 날 낮술에 취해 젖어오는 생각의 발목으로
비가 싫어 우산을 쓴 것이 아닌 사람들 사이를
걷고 또 걸으면 우산 속으로도 빗소리는 내린다


- 함 민복 시 ‘ 우산 속으로도 빗소리가 내린다 ‘




- 새해부터는 정신을 차리고 ‘단디‘ 살아야지, 하는 마음에 아침 한술 뜨고 운동을 나갔다가 문을 연 단골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는데 듣게 된 ‘무안공항 비행기 추락사고‘ 제주항공 비행기 라는데,, 왜 이리도 안 좋은 일이 끊임없이 이어지는지,, 비통한 마음과 더불어, 4박 5일로 대만으로 큰딸과 전시회 일과 관광을 떠난 마눌님이 월요일 밤에 귀국이라 걱정이 되는데,, 그래도 맛있는 찌개라도 사놓으려 하는데 ’생고기 김치찌개‘집도 멀리 걸어간 ’ 의정부 부대찌개‘ 집도 일요일에도 문을 열었는데 모두 문을 닫았다.

간 김에 롯데마트에 들러 추억의 ’ 가평 잣막걸리’와 ‘방울토마토’ 한팩, 그리고 간식으로 ‘호밀빵’ 한 덩이를 사고 반찬가게에 들러서 먹고 싶었던 ’ 홍어무침‘도 한팩 사서 집에 와 빨래를 돌리고 샤워를 마치니, 마눌님에게서 카톡이 왔다. 외국에 나가서도 나라 일, 사건걱정, 내 반찬걱정, 연로하신 장모님 병원일 걱정.., 모두 다 잊고 푹 자고, 잘 먹고 현재를 잘 즐기고, 걱정은 현실로 부딪히면 하라고 카톡에 답장을 했지만,, 팔순을 넘기신 장인, 장모님이 걱정되어 나 역시 전화드렸다며 안심을 시킨다.

2024년도 이제는 이틀이 채 남지 않았는데,, 좀 더 강건해져야 하겠다. 몸도 마음도 부모님 이라고는 두 어른뿐인데 자식으로서의 도리는 다 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앞서는 불효는 보여 드리고 싶지는 않다. 막걸리 두 잔에 홍어무침에, 혼자서 오래 간만에 마신 막걸리가 달기만 한데 이제, 그만. 월요일 저녁에 투석이다. 새해에는 정의로운 우리 국민 모두가 불행에서 멀어지고 행복하기를 막걸리를 곳곳의 하수구에 뿌렸다. “ 훠어이~ 훠이”



**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망자 179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가족분들의 애끓는 마음 무어로 달래 드릴 수 있을까요. 이제는 고통없는 곳에서 행복 하시기를 두손모아 합장드립니다.

훠어이~ 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