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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창가에 서서...


창가에 서서 거리를 적시는 비를 바라 봅니다.
조회(340)
이미지..,love. | 2007/07/11 (수)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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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물 끓는 소리 들린다
저 불을 꺼야 하는데, 꺼야 하는데,
손을 내저어 보지만
몸이 도무지 말을 듣지 않는다
물이 잦아든 주전자가 달아 오른다
쇠 타는 냄새
플라스틱 손잡이 녹는 냄새
녹은 플라스틱이 다시 엉기는 냄새
급기야 검은 연기가 피어로르기 시작한다
물은 한 방울도 남지 않았는데
물 끓는 소리 계속 들린다
어서 저 불을 꺼야 하는데, 꺼야 하는데.....
 
비등점 위의 날들,
비는 내리지 않고, 마른 웅덩이에는
맹렬하게 끓어 오르는 개구리 울음소리.
누구의 목이 이리도 말라
물기란 물기는 다 거두어 가는가
일어나, 일어나,
불타는 혀가 너를 삼키기 전에,
소리쳐 보아도 이내 되돌아와
불타는 소리, 물 끓는 소리,
아무것도 모른 채
잠이 든 마음을 업고
연기 나는 집을 뛰쳐 나왔다.
 
 
  -나희덕 시 '갈증'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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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흠뻑 적셔도 느끼는 이 갈증은......    
 
 
 
-새벽부터 흣 뿌리던 비는,,, 제법 굵게, 바람을 몰고 오더니 천둥소리에 더블어 세차게 내린다. 이렇게 비가오고 천둥이 칠때는,,, 성로원의 아기들이 생각이 난다. 유난히 울음이 많은 아이들,,, 너도 나도 손길을 원하기에 울음으로써 따스한 손길을 부른다. 자그마한 피 덩어리 생명체들,,, 먹고 싸고 울고,,,  지극히 단순하고 당연한 아기의 일상.. 그 가운데서 이런 일상적인 일들조차도 자연스럽게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 선천성 장애아,,, "세상의 어머니의 사랑은 똑 같다"라고 말들을 하지만,,, 버리는 엄마도,,, 버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도 있는게 현실이다. 1997년인가,,, 민정이, 유난히 울음이 많던 그 아이는 선천적인 장애아 였었다, 세상엔 마음을 헤아릴 수 없는 큰 사랑도 있어서 이런 민정이를 잘 안아주던 한 중년의 부부는 후에 민정이를 입양하며 "다른 엄마들은 출산의 아품을 통해 아이를 얻지만, 자신들들은 아이의 장애를 통해 그 아품을 가슴앓이를 통해 대신 낳고 싶다" 라는 말을 전해듣고,,, 머리 숙였던,,, 기억속에 아름다운 중년부부의 희미한 실루엣과 민정이의 아름답게 자란 모습을 떠 올린다.
 
-비는 제법 많이도 내리는데,,, 내 마음에 이는 갈증은 무엇일까???..... 물건을 정리하고, 장부를 정리하고,, 이것저것 땀을 흘리며 일에 몰두 한다. 커피를 진하게 내려서 한잔 가득히 마시고,, 그래도, 마음으로 느끼는 타 오르는 갈증에 밖으로 나가, 제법 내리는 비에, 시원한 바람에,,, 몸을, 마음을 적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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