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면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 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엽어 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읍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 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읍니다.
-윤동주시 '자화상'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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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지나가는 시간에서,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니 두 계절이 부딪치는 상혼인지 안개도 짙게끼고, 진눈깨비도 가끔 내리고, 옅게 비도 내린다. 생활속에서 우리는 구질구질하게 느껴지는 날씨에서 벗어나 화창하게 개인날도 기다려 보고, 때로는 도시를 씻듯이 비가 많이 내려 선명해진 주위의 모습을 기다려 보기도 한다. 마음 따라 변하길 원하는 우리의 바보같은 '심리 일기예보,,'
-오늘은 모처럼 한가 하여 오래간 만에 거래처 '메이커'에 쭉 들러 보았다. 전체적인 경기 침체로 봄옷이 나와 있어야 하는데 셈풀도 나와있지 않다. 짧게 오는 봄을 그냥 넘기려는 것일까? 우려되는 봄제품 상황,, 백화점에 들어가는 옷만 만들고 시장의 봄옷은 생략 하겠다는 업체도 있다. 서민들의 경기가 너무 얼어있어 봄옷의 수요를 고급매장 위주로 잡겠다는 전략이다. 한숨이 나오지만 전체적인 시장의 수요를 너무 잘아는 나로선 해줄수 있는 말이 없다. 봄 장사를 어찌해야 할까,,,?
-오늘은 아침부터 윤동주의 시가 희미하게 떠올랐다. 학교 다닐때 교정의 시비앞에서 책도 많이 읽었지,, 학교의 선배였던 윤동주 시인을 시만큼 많이 좋아 했다.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기를 바람에 부는 잎새에도 나는 괴로워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젋은 날 나를 지탱하던 시처럼 부끄럼 없이 살고 싶다. 쌓이는 세월의 시간 속에서 '초심'의 마음을 새겨본다.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알프레드 디 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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