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멀찌감치 통한다는
길 옆 주막,
그
수없이 입술이 닿은
이빠진 낡은 사발에
나도 입술을 댄다.
흡사
정 처럼 옳아 오는
막걸리 맛.
여기
대대의 슬픈 노정이 집산하고
알맞은 자리, 저만치
위에 있는 송덕비 위로
맵고도 쓴 시간이 흘러가고,,,
세월이여!
소금보다 짜다는
인생을 안주 하여
주막을 나서면,
노을 비낀 길은
가없이 길고 가늘더라만,
내 입술에 닿은 그런 사발에
누가 또한 닿으랴
이런 무렵에
-김동호시 '주막에서'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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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가랑비가 흩뿌리듯 내렸다. 비를 좋아하는 나는 '가랑비'라는 말에 우산도 없이 출근길에 나섰으나, "가랑비에 속옷 젓는다" 라더니 그야 말로 잠바부터 바지까지 '촉촉히' 젖었다. 아파트의 보도를 따라 비에 젖어 다소 더 선명해진 가로수 나무며, 보도의 이어진 선,, 그 선을 따라 비에 젖어 걷는다. 얼굴이 흥건히 젖어와도 마음이 조급해 지지도, 발걸음이 빨라 지지도 않는다.
-잔설에, 비에, 다소 미끄러워진 질퍽거리는 길을 걷다가 공사장소에 닿으니, 질퍽이는 곳에 어느식당의 못쓰는 상의 윗면을 쌓아 놓았다. 그곳을 밢고 지나려하니 '쭈루룩' 미끄러지는 것이 아닌가! 이런 제기랄!!! 앞에서 걸어오는 아가씨는 웃을 준비를 하는데 '날씬하고 운동으로 다져진 나는(?)' 매트릭스의 주인공처럼 멋지게 미끄러지지 않고 허리를 펴 낸다!!!! 내가 생각해도 기특할 손,,,!!!
-어제는 '우울모드'에서 벋어나기, 위해 그간 모았던 다소 우울한 사진을 모아 글 한편을 올렸더니 벗들이 눈물이 난다느니, 그간의 글과는 사뭇 다른모습 이라느니, 말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우울한 모습도 나를 이루는 '내 모습',, 감출수 없는 내 얼굴의 단면이다. 산다는 것으로 우리는 비를 맞지만 비를 맞고 삭히는 것도, 우리의 삶의 모습,, 지나치고 다가오는 시간속에서 나는 아무 꺼리낌 없이 모두를 본다. 내 맨 얼굴로,,
-삶에 있어서 웃는 날도, 우는 날도 있지만,, 우리 모두에게 웃는 날이 더욱 많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누군가 내게 삶의 '비밀'이란 단어를 썼지만, 이런 걸림 없는 물 흐르듯이 흐를수 있는 하루하루를 살고 싶다. 비 오는 날 '물광 아저씨'에게 가서 신발을 딱았다. 비 오는데 왜? 구두를? 하는 사람도 있으나 비가 올수록 구두를 딱아 줘야 하는 법. 이때 구두 수선시 쓰는, 칼가는 사람이 왔다. 장인은 장인을 알아 보는법. 나누는 대화가 서로를 '인정'해줘 정겹다. 우리 사회에서 서로가 서로를 인정해 줄수있는 '실력'이 서로 갖쳐져 서로 '존중'할수 있는 세상이 였으면 하고 괜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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