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향내 나는
갈색 연필을 깍아 글을 쓰겠읍니다
사각사각 소리나는
연하고 부드러운 연필 글씨를
몇번이고 지우며 다시 쓰는 나의 하루
예리한 칼끝으로 몸을 깍이어도
단정하고 꼿꼿한 한 자루의 연필처럼
정직하게 살고 싶읍니다
나는 당신의 살아있는 연필
어둠속에서도 빛나는 말로
당신이 원하시는 글을 쓰겠읍니다
정결한 몸짓으로 일어나는 향내처럼
당신을 위하여 소멸하겠읍니다
-이해인시 '살아있는 날은'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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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군에서 제대후 복학하여 취업 준비를 하다가 지인의 소개로 한여인과 교제 한적이 있다. 그때에 서로 처음으로 이성을 만나서 호감을 가지고 만났었는데, 그집의 아버님이 흔히 얘기하는 뒷조사를 시키신듯,, 그때는 가세가 기울어 나도 행시를 포기하고 취업준비를 앞두고 있던 무렵, 후에 서로 많은 눈물과 이야기가 있었지만 깨끗이 헤어졌다. 그때도 추운 12월의 말이였지,,,
-TV에서 CF를 보니 옛애인듯한 두사람이 건물 로비에서 스쳐지나가며 서로를 알아보고, 여자가 건물안에서 뒤돌아보며 남자가 타고가는 자가용을 보며 미소짓는,, 그리고 자동차의 로그. 우스웠지만 많은 것을 생각케하는 광고였다. 남자의 자존심, 여자의 원하는 옛사랑의 모습,, 후에 나도 그녀를 만일 마주치게 되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수 있을까? 열심히 살지만 세상의 눈에 비쳐지는 나의 모습은,,사람과 사람이 만나면서 가져야하는 첫계명은 무엇일까?
-블러그 상에서 만나는 벗들의 생활의 모습이 느껴지는 글들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나도 글을 쓰면서 나름대로 원칙을 세워 내 삶을 기록하지만 정직한 글을 쓰기가 어렵다는 느낌, 처음에는 비밀글 표시를 않쓰려 했지만, 벗님과의 개인적 프라이버시 때문에 이 부분은 지키기 어렵다. 얼굴을 대하고 만나도 서로를 알기가 어렵지만 화면상의 소소한 일상에서 서로를 알고 이해하며, 공감을 나누기는 또 얼마나 어려운가? 내가 바로보고 바로쓰면, 상대도 같은 마음으로 다가오리라는 작은믿음,,벗들이 있기에 내글이 더욱 가치가 있겠지?!
-"중독처럼 글을 쓰고 사진을 올린다"라는 벗의 글,, 가슴으로 다가오는 말, 우리는 누구나 외롭고 쓸쓸하다. 그래서 글을써서 내 마음을 알리고 사진을 찍어 같은 시각으로 사물을 보는 친구를 찾는 것이겠지. 내 마음이 그의 마음과 완전히 일치할수는 없으나 서로를, 어깨를 같이하고 한곳을 비슷한 마음으로 나누고 싶은 것이다. 어른들은 내게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하셨다. 내 블로그상의 벗들에게 내 첫인상은? 하고 생각하다 자신이 없어져, 생각하다 에구 어쩌겠냐 하는 생각. 누구말따나 나는 나이고 CF의 모습처럼 멋지지는 않겠지만 내 모습을 인정하며 살아야지,, 더함도 덜함도 없는 나, 내모습으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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