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에 따뜻하게 덮여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함민복시 '긍정적인 밥'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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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06;00 병원에 오전에 몇가지 검사를 하기위해 일찍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지하철을 탈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부지런한 사람들이 참 많다. 부평역에서 다소 빠른 직행열차를 타고 대방역에서 내려 시간을 보니 병원 셔틀버스가 거의 와있을 시간, 다소 걸음을 빨리하여 뛰어가니 여의도 성모병원의 버스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서서 오르고 있다. 몇가지 검사를 마치고 다시 지하철에 오르니 '대 만원!'오래간만에 밀고, 밀리고 이때 난처한 것은 손의 위치,, 뭐라도 잡아줘야 하는데,,,
-사무실에 들어서니 컴퓨터가 에러가 났다. 이것저것 손보고 친구에게 보낼 생일선물 포장하고, 택배회사에 전화하니 어느덧 12시가 다 되었다. 산다는 것은 이런 사소한 일상으로 쌓여서 '나'를 이룬다. 지나치는 생활속에서 작지만 소중한 나의 일상,, 내가 몸을 움직여, 내 노력으로 갖게 되는 작은 금전적 여유,, 내가족과 내친구, 내이웃을 향해 보낼수있는 작은사랑,, 이런것이 매일 반복되는 일상속에 나를 지치지 않고 곧게 서게한다.
-'시집 한 권이 팔리면 삼백원'이 돌아온다는 시인의 글,, 쓰게 웃지만 우리의 삶의 현실이 그러하다. 모두가 풍족하게 살수는 없는 세상, 열심히 일하고 벌어서 자신이 원하는 곳에 우리의 삶을 위해 투자 해야 하리라. 내 삶이 아프고 어려워도 '주위'에서는 같이 아파하고 공감해 줄수는 있지만 '아품'은 온전히 내몫인 삶,,, 모두가 마음같지는 않다.
-어느 글에서 "어른으로 살아가는 것이 두려울땐 '땅콩버터'를 먹어보고, 슬프고 눈물날때 '바나나'를 먹어보라"고 썼던것이 기억났다. '어른'이 무얼까? 딸이나 주위의 어린직원에게 때로 젊잖게 삶의 훈계를 하고, 블러그상에 댓글도 달아 보지만 나는 자격이 있는 것일까?,,, 오늘은 왠지 내 삶에 내스스로 '공감'하기도 어려운 감정,, 늦은 아침겸 점심이라도 배불리 먹으면 배부른 돼지처럼 행복해 질까? 내 자신을 왠지 '삐딱'하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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