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이다
자기 온몸으로 나무는 나무가 된다
자기 온몸으로 헐벗고 零下 十三度
零下 二十度 地上에
온몸을 뿌리박고 대가리 쳐들고
무방비의 裸木으로 서서
두 손 올리고 벌 받는 자세로 서서
아 벌받은 몸으로, 벌 받는 목숨으로 起立하여, 그러나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온 魂으로 애타면서 속으로 몸속으로 불타면서
버티면서 거부하면서 零下에서
零上으로 零上 五度 零上 十三度 地上으로
밀고 간다, 막 밀고 올라간다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으스러지도록 부르터지면서
터지면서 자기의 뜨거운 혀로 싹을 내밀고
천천히, 서서히, 문득, 푸른 잎이 되고
푸르른 사월 하늘 들이받으면서
나무는 자기의 온몸으로 나무가 된다
아아, 마침내, 끝끝내
꽃피는 나무는 자기 몸으로
꽃피는 나무이다.
- 황지우 시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모두
* 시집<구반포 상가를 걸어가는 낙타>, 미래사
- 2023년이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올 한 해는 여러 가지로 뼈아프게 깨닫고 스스로의 한계를 알아 많이, 아이처럼 울기도 하고, 많이 춥고 병적으로도 체력의 한계에 많은 ‘잔병치례’로 내 몸의 한계를 깨달아 많이 아파서 혼자 스스로를 ‘극한상황’으로 몰기도 했던,, 추운 12월이었습니다.
“이 또한 지나간다” 중얼거리며 버틸 수 있어서, 스스로에게 대견하게 느끼는 12월입니다. 모두들 건강하신지요?!.., 12월의 초, 심한 독감에 기침에 콧물, 가래에 목이 부어서 이틀에 한번 다가오는 투석에 더하여 엄습하는 강추위에 체력이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입맛도 없고, 먹지 못하니 나가는 게 없어 체내에 쌓이고, 독한 감기약에, 10여 종이 넘는 신장약에 체내의 수분도 모자라 이틀에 한번 1kg, 삼일에 1.5kg라는 기록도 남기게 되었습니다.
열흘 넘게 독감으로 고생하다 투석 중에 코가 막히고, 가래로 숨을 쉴 수가 없어 수시로 뱉어내며 투석하다가 일주일 만에 ’ 신호‘가 와서 투석은 두 시간이 넘게 남았고, 이대로 투석하다가 실수하여 ’ 대망신‘을 하면,, 이 병웜에도 못 다닐 텐데,, 하는 생각도 했으나, 잘 넘길 수 있었고 며칠 전에 ’ 독감’에서 힘들게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때로 목이 아프고 가래가 뱉어지니,, 올해의 독감은 정말 모두들 조심하라는 소리를 지인들 모두에게 했습니다.
새해, 2024년 달력과 새해 업무수첩을 앞에 두고, 지인들의 생일과 기념일을 기록하고 해야 할 계획을 정리하다가 ‘문득’ 이렇게 예전처럼 1년의 계획을 세워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밑바닥까지 떨어졌던 체력과 병치례로 인해 ‘자신감’이 바닥입니다. 체력을 꾸준히 끌어올리고 ‘투석의 딜레마’에서 벗어나 ‘일상의 일과’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이 글을 정리하면서 반성하고, 새로이 마음을 다잡는 연말이기도 합니다.
새롭게 주어지는 2024년에는 좀 더 마음과 몸을 다잡아 주어지는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 하자 하는,, 새삼스레 다짐을 해보는 오늘입니다. 모두들 연말에 행복하시고 가족이 모두 건강하시길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새해에는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소식을 전할 수 있기를..,
모두들, HAPPY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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