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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집보다는 길에서,

끊없이 이어진,, 길.







집에서보다는
길에서 가고 싶다.
톨스토이처럼 한겨울 오후 여든두 살 몸에 배낭 메고
양편에 침엽수들 눈을 쓰고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눈
혼자 터벅터벅 걸어 기차역에 나가겠다가 아니라
마지막 쑥부쟁이 얼굴 몇 남은 길섶,
아치형으로 허리 휘어 흐르는 강물
가을이 아무리 깊어도
흘러가지 않고 남아 있는 뼈대
그 앞에 멎어 있는 어슬어슬 세상.
어슬어슬, 아 이게 시간의 속마음!
예수도 미륵도 매운탕집도 없는 시간 속을
캄캄해질 때까지 마냥 걸어.


- 황동규 시 ‘집보다는 길에서‘
* 우연에 기댈 때도 있었다, 문학과지성사, 2003





- 젊은시절 부터, 산을 좋아 했다. 집에서 가까운 도봉산, 북한산, 관악산을 주말마다 오르곤 했다. 군대에 가서 3보 이상은 탑승 이라는 포병 이었는데 ‘시범부대’로 뽑혀서 제대까지 해마다 100km, 200km 하절기, 혹서기 극복훈련에 하루에도 몇개의 산을 오르 내리며 행군에 몸서리 쳤다. 그래도 제대후,, 다시 투석을 받기까지 전국의 산을 다니며 사찰을 순례하듯 참배 하기도 했다.

투석 5년차가 되니, 변명 하자면 이제는 체력이 달린다. 몸과 달리 마음은 아직은 ‘청년’같은데,, 여러가지로 닥치는 몸의 ‘이상증세’에, 하나 하나씩 체념(?) 이란걸 하게 된다고 할까!?.., 마지막 날까지 내 ‘몸뚱아리’는 스스로 컨트롤 해야 하는데,, 자꾸만 ‘이유’를 만드는 ‘게으름’에 스스로 서글퍼 진다.


소망 하건데, 마눌님과 자식에게 ‘짐’으로 존재 하지 않기를 스스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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