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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제대로 마시는 실전 와인 에티켓.





불경기 임에도 '와인바'가 주변에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입맛이 촌스러워 해장국에 막걸리나 편육에 소주가 제격이지만,, 때로 사람을 만나자면 상대를 생각할 수 밖에 없는게 인생사이니 모든일의 '기본'은 마스터 해놓는게 어떠한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을 가질수 있어 좋다. 최근에 거래처 손님을 와인바에서 만나면서 와인을 소개하는 '소물리에'의 몰상식에 눈쌀이 찌푸려졌는데,, 이를 제지하고 바로 잡는것도 제대로 된 '상식'이 '실력'으로 쌓여야 가능하기에 내 아는 와인의 상식을 서술 해 본다.

먼저, Host Tasting 이라는게 있다. 그 유래는 좀 살벌한데,, 중세시대 독을 와인에 타서 하는 독살이 잦았는데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 시음한데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와인에 독을 탈리 만무한 요즘, 호스트 테스팅은 주문한 와인이 제대로 왔는가 하는 손님에 대한 배려의 차원이 더 크다고 할수있다. 와인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아서 한박스 12병의 와인이 같은 브랜드라고 해도 다른 맛을 내는 경우가 있다. 또 경험에 의하면 주문한 와인과 다른 와인, 심지어 맛이 변한, 상(傷)한, 와인이 서빙되는 경우도 4병중에 한병 꼴이 넘는다 하니 와인을 맛보기 이전에는 이상의 유무를 알수 없으니,,, 호스트 테이스팅은 손님의 당연한 권리라 할 수 있다.

호스트 테스팅은 웨이터나 소물리에가 주문한 와인의 레벨이 보이게 끔 호스트에게 가져오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만약 호스트가 와인을 잘 모르거나, 동행자중 와인 애호가가 있다면 그에게 그 역활을 맡김도 올바른 선택일 수 있다. 먼저, 주문한 와인이 맞는지 레벨을 확인한다. 와인 레벨은 나름대로 규칙과 이유가 있지만,, 복잡하기 그지없다. 와인생산지와 생산자, 와인이름, 품종, 그리고 빈티지까지,,, 수많은 정보의 조합이기에 내가 주문한 와인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가장 잦은 실수는 영어나 불어의 필기체 소문자로 쓰여진 포도품종이 틀리게 나오거나, 내가 주문한 빈티지 와인의 재고가 떨어져 다른 빈티지로 나오는 경우이다.





 



레이블 확인 후에는 소믈리에나 제대로 된 웨이터는 코르크 마개를 호스트에게 건네 주는데, 이때 코르크의 마개가 젖어있는지 살펴본다. 코르크 마개가 말라 있으면 병을 세워 보관 했다는 증거이다. 이 상태에서 오래두면 코르크 마개가 건조해져 와인이 산화되여 마시기에 거북할 수 있다. 특별히 이상한 냄새가 나지 않으면, 와인을 따르게 하는데 이때 소믈리에는 보통 와인 글라스의 6분의 1 정도를 호스트에게 따러주어 시음하게 한다. 시음을 할 때에는 먼저 잔의 밑받침이나 다리를 잡고 색깔을 살핀 후, 잔을 두세번 돌려 와인의 향을 맡아본다. 마지막으로 와인을 한모금 입에 넣어 맛을 본다. 이때에는 '와인의 품평'을 하는게 아니므로 과도하게 "후루룩" 소리내어 마시거나 쩝쩝 거리는 것은 동행에게 실례이다. 이러한 과정이 너무 길지않게,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모두 문제가 없다면 호스트는 다른 손님에게 와인을 따르도록 허락한다. 그리하면 소믈리에는 서양식 매너 원칙에 입각하여 여성먼저, 그리고 남성, 맨 마지막으로 시음했던 호스트의 잔을 채워주는 것으로 호스트테스팅은 끝이 난다. 이렇게 잔이 모두 채워지면 호스트는 그날의 의미를 새기는 건배사나 건배를 제의하며 만찬을 하게된다. 이러한 순서가 일반적인데,, 요즈음은 소물리에도, 상식을 갖춘 웨이터도 없이 와인을 찾는 손님이 많으니 대충 와인을 갖다놓고 대충 파는 가게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대체로 '와인바'라고 이름 붙여진 곳은 주인장이 와인에 대해 꿰고 있는데,,, 자신이 잘 모르면 '추천'을 해 달라하고,, 설명을 들으며 시음 하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도 '와인 맛'이 이상하면 바로 이야기 해야 한다.



어느 경우에도 '제대로 아는 것''제대로 대접'을 받을 수 있다. 제대로 안다는 것은 잘못된 와인을 서빙 받았을 때에 오히려 큰소리로 따지거나 야단치지 않고 너그럽게 소믈리에나 웨이터에게 "그럴수있다' 하는 태도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것이다. 선수는 선수를 알아보는 법이고, 때론 메뉴에도 없는 서비스로 혜택을 누릴수도 있다. 덤으로 자신을 지켜본 참석자들 에게서 인격적인 신뢰 또한 얻을 수 있다. 살다보니,,, 지식보다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된다. 나만 생각 해서는 당장은 이익이지만,, 길게 가지는 못한다. 다른 사람을 챙기며 배려할 수 있는 매너가 어디에서든 자신을 VIP 로 만들어준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것은 '어디에서' 든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