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 인스티튜트에서 남대문 쪽으로 내려다본
매연이 아름답다. 중세의 문은 霧笛을 우는 배처럼 떠 있고
클랙슨 음색의 희끄무레한 대기; 훅 불면 사라질,
먼지들이 뭉쳐져서 만들어진
도큐 호텔, 市警, 피부비뇨기과, 정류장, 가로수들;
훅 불면 사라질 먼지 인간들이
시장에서 나온다. 나는 남대문 부근의,
낮에 나온 별자리를 보며 城을 찾아간다.
쿠스코에서 티티카카 호수로 가는 도중에서 쓴
그녀의 편지는 내 호주머니 속에 아직 있다.
나는 그걸 읽지도 않았다.
그렇다, 저 남쪽에는 나의 정원이 있다.
석양을 되받아 그 일대를 鍍金시키고 있는 연못;
나를 집어삼킨, 나의 필사적인 요양원.
나는 왜 그곳을 버리고 다시 떠나왔는가?
이미 성문은 닫혀 있고, 어쩌면
유토피아는 우리가 뒤에 두고 지나쳐왔는지도 모른다.
그녀는 왜 한사코 근원으로 거슬러가고 있는가?
공항에서 그녀가 말했다: "이곳이 나를 뱉어낸 거야."
남대문에서 나는, 두고 온 저녁의 화엄정원을 생각했다.
그녀가 해발 4천 미터, 공중 호수로 들어갔을 때
다시는 내게 돌아올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가 말했다: "널 대신 살아주고 있는 자의 정체가 뭐야?"
"굶주림과 권태를 동시에 넘어선 곳;
난 거주할 수 있는 낙원을 찾고 있어"라고 나는 말했다.
넌 아직도 삶을 사랑하고 있어, 넌 겁쟁이야;
이게 그녀의 마지막 말이었다.
나는 낮에 나온 별자리에 대해 생각한다.
모든 별은 끔찍하다, 어지럽다
고 내가 생각한 것은
그녀가 내 삶에서 빠져나간 뒤
때로 내가 허공을 육체처럼 껴안는 버릇이 생기고부터다.
- 황지우 시 '낮에 나온 별자리' 모두
사람이란 존재는 원천적으로 '고독하다'. 이렇게 적고보니 친구처럼 느껴지던 쓸쓸함이나 서글픔이 새삼스레 멀찍이 떨어져 나를 바라보는 것처럼 낯설다. 사람을 알고, 만나고 사귀며, 인연을 맺고 풀으며,, 그렇게 만나고 헤어짐이 우리의 인생사 이지만, 매번 만나고 헤어지는 일들이 습관처럼 굳어지지가 않는다. 감정의 과잉일까? 똑똑하다고 평가를 받는 사람들을 보면 스스로 '감성이 풍부한' 사람을 멀리한다. 감성이 앞서면 세상적으로 핀단하기가 어렵고 감정에 치우치기가 쉽기 때문이지만,, 조금 세월이 흐르다보니, 감정을 냉정히 조절하여 세상적으로 앞서 간다는 것도,, "부질없다" 하는 생각이다.
젊은시절 회사생활을 하면서 업무적으로, 개인적으로 더하여 70 여개국을 보헤미안처럼 떠돌았다. 돈이 모이고 시간이나면,, 습관처럼 세계의 곳곳을 여행하곤 했는데,, 그때에 느낀 공통점은 "세상엔 '사람'이 산다" 하는 것이었다. 그들이 가난하던 부유하던, 세상적으로 행복하던 불행하던,,, '나름의 모습'으로 자신앞의 생과 삶을 묵묵히 살아내던 그들의 모습은 우리와 똑 같았다. 가난하던 대학시절,, 무전여행으로 전국을 여행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때에 느꼈던 가난한 농촌, 소읍의 사람들,, 낯설고 처음보는 학생에게 그처럼 친절하고 아들같이, 동생같이 대해주던,, 사람들. 다시 생각해보면,, '가진것'이 많지 않음은 '나눌수 있는 자유'를 조금 더 가지게 함 이였다.
사업을 정리하고 점포를 축소하며 인원을 정리하고,, 그간의 운영비를 대기 위하여 2, 3차로 뛰던 알바이트도 정리하고,, 시간이 널널할줄 알았는데,, 결국에는 '시간은 돈'이란 말의 현실성을 실감한다. 이제는 사람이 없으니 하나에서 열까지 내가 뛰어야하고 모든게 내일이다. 적응하는 시간이 제법 걸렸지만,, 결국에는 개인사업이란 내 능력탓 이다. 매출은 조금 줄고, 수입은 알바이트를 줄이니 1/10, 1/5 로 감소 했지만,, 다달이 월말에 지출되던 투자대비 인건비가 사라지니,, 마음이 편해졌다. 이제는 혼자서 감당하고 유용할 만큼의 수준을 유지하며 구차하지 않게 세월을 보내야 하겠다. 욕심을 내려 놓으니,, 체중도 적정한 선에서 계속 유지된다.
2010년은 내 욕심의 과잉을 덜어내고 '적정한 선'을 찾은 의미 있는 해로 기록될것 같다. 힘들게 했던 병도 적정 기한에 완치했고, 금전적으로 조금 힘들었으나 사람들 마음을 다치지 않고 인력도 정리를 했다. 초조한 마음을 가지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은행의 대출건도 잘 정리 되리라. 요즈음 사업을 하면서 '내돈으로 사업하는 것' 은 바보취급을 당하는 시대인데,, 여전히 '내것'이 아닌것에 손을 벌리기 싫으니,,, 난 사업체질이 아닌 모양이다. 10/22~10/29, 8일간,, 그야말로 화장실과 식사하는 시간을 제외하곤 책상에서 일만 했다. 허리도 아프고 엉덩이도 배기고 자판을 하도 쳐 댔더니 손목이 다 아프다. 그래도 이로써 그간의 길고 고난했던 내 알바이트도 일단락 되었으니, '돈값'은 제대로 해 준것인지.....
- 무리하지 말자!
감정의 기복을 유지하자!
내가 할 수 있을 만큼은 열심히 살자!
내 길을 묵묵히 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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