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群)을 이루며
갈대 숲을 이룩하는 흰 새떼들이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일렬 이열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
우리도 우리들끼리
낄낄대면서
깔쭉대면서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 세상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
주저앉는다.
- 황지우 시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모두 1987)
비가 그리도,, 쏳아 붓더니, 가을이 왔다. 이 가을도 "가을 이구나!" 하고 느낄 즈음에는 싸늘하고 가슴을 저미는 칼바람이 불어대는 겨울이 또 성큼, 우리곁에 와 있을 것이다. 하루가, 한주가 한달이,, 분기가, 일년이... 바람같이 내 곁에 오고, 그리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곤 한다. 가끔... 스케줄러를 꺼내들고 지난 계절의 무수한 계획과 체크사항,, 그리고 이룬 것과 이루지 못하고 다음 계획으로 미루어둔 일들을 'view file' 하여 가만히 들여다본다. 여기에도 저기에도 한달을 일목요연 하게 보여준 일정표 에도 무수히 지우고 또, 고치며 한달, 한달을 달려왔다. 서재의 책상을 좌우로 왼쪽에는 읽은 책들이, 오른쪽에는 미처 읽지도 못하고 심지어는 택배 박스에서 봉인 된 채 꺼내보지도 못한 책들이 비대칭으로 균형을 이루지 못한채 쌓여 있다.
세월이 나에게 가깝게 느껴지면서,, 그 친근한 느낌의 밀도 만큼 빨리도 소모되여,, "시간이 없다." 라는 소리를 혹처럼 덧붙이고 산다. 나도 모르게 어느덧 '회색신사'와 계약서에 싸인을 한 것인지...? 하루, 24 시간이 물처럼, 바람처럼, 손안의 모래처럼,, 소리도 없이 "스르륵~" 내 손을 빠져 나가고 있다. 시간의 흐름이 눈앞에 선연히 보인다면,, 스스로도 '준비태세'를 갖추어야 하는데, 현실의 벌려 놓은 여건은 "조금 더~, 조금 더~~" 를 외치고 있다. 일이나 상황은 그 '때'가 가장 중요하다. 멈출 수 있다고 믿는다면,, 더 이상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고 마음속으로 반복하여 외치고 있다면 멈춰야 한다. "스톱(STOP)!" 하고....
사람사는 세상에 '사람'으로 살기위해서는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 들일수 있어야 한다. 가슴으로 안기위해 노력하고, 때로 피눈물을,, 사람으로 인해 흘리기도 한다. 브루터스가 그러했고, 베드로가 그러했고, 가장 가까웁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때로 등뒤에서 칼을 꽂으며 나를 찌르고, 때로는 면전에서 자신을, 나를 모른다고 부정도 하는 세상이다. 결국에는,, 결국에는,, 또 다시 홀로서야 하는 현실이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가슴이 따뜻한 사람은 항상 존재한다. 세월이, 시간이 빨리 지나 갈수록 세상일을 잊는 것도 빨라져야 한다고,, 나에게 최면을 건다. 때로는,, 하루가 또 다시 반복이 된다고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반복되여지는 '똑같은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조금 더 시간이지나 낙엽이 하나,, 둘씩 떨어지면 미소가 아름다운 친구와 더블어 바다로 떠나고 싶다. 젋은시절 떠나보낸 그 푸르른 목마는 바다가의 어느곳을 거닐고 있을까?....
때로는,, 무감각하고, 무료하게 반복되는 일상에서 나는 끝임없이 떠나고,돌아오며,, 헤메이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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