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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다시 함박눈이 내리면....





 

 

  누가 여행을 돌아오는 것이라 틀린 말을 하는가
  보라, 여행은 안 돌아오는 것이다
  첫여자도 첫키스도 첫슬픔도 모두 돌아오지 않는다
  그것들은 안 돌아오는 여행을 간 것이다
  얼마나 눈부신가
  안 돌아오는 것들
  다시는 안 돌아오는 한번 똑딱 한 그날의 부엉이 눈 속의 시계점처럼
  돌아오지 않는 것도 또한 좋은 일이다

  그때는 몰랐다
  안 돌아오는 첫밤, 첫서리 뿌린 날의 새벽 새떼
  그래서 슬픔과 분노의 흔들림이 뭉친 군단이 유리창을 터뜨리고
  벗은 산등성을 휘돌며 눈발을 흩뿌리던 그것이 흔들리는 자의 빛줄기인줄은

  없었다. 그 이후론
  책상도 의자도 걸어논 외투도
  계단도 계단 구석에 세워둔 우산도
  저녁 불빛을 단 차창도 여행을 가서 안 돌아오고
  없었다. 없었다. 흔들림이
 
  흔들리지 못하던 많은 날짜들을 스쳐서
  그 날짜들의 어두운 경험과
  홀로 여닫기던 말의 문마다 못을 치고 이제
  여행을 떠나려 한다
  흔들리지 못하던 나날들의 가슴에 금을 그으면
  놀라워라. 그래도 한 곳이 찢어지며
  시계점처럼 탱 탱 탱 피가 흐른다

  보고 싶은 만큼, 부르고 싶은 만큼
  걷고 걷고 또 걷고 싶은 만큼
  흔들림의 큰 소리 넓은 땅
  그곳으로 여행 가려는 나는
  때로 가슴이 모자라 충돌의 어지러움과
  대가지 못한 시간에 시달릴지라도
  멍텅구리 빈 소리의 시계추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누가 여행을 돌아오는 것이라 자꾸 틀린 말을 하더라도



       - 이진명 시 '여행' 모두




 


- 문득,, "떠나고 싶다" 하는 통증이 온몸에 엄습 해 오면, 시름시름 몸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2010년 12월의 끝자락에서 공허하게 '비어있는' 내 마음을 본다. 예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자식들이 제법 커오니 '홀로 자란듯' 부모의 간섭을 싫어하고 때로 '반항'의 감정을 보인다. 이해한다. 나 또한 한때에 그러 했으니,, 하지만 '부모에 대드는 모습'에서 용서해서는 안된다는 마음에서 큰아이에게 중1, 이후로 들지않었던 매를 들었다. 아이도 나에게 '충격'을 받았겠지만,, 그 '충격'을 교훈 삼아서 부모에 역행하는 태도는 버려야 할 것이다. 사랑이란 그 적절한 때 마다 '적절한 모습' 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믿는다. 며칠을 홀로 술을 마시며, 눈물이 흘렀다. 아이들이 다 자라서 스스로 잘 할수 있을 때가 되면,,, 나도 내 아이들의 곁을 떠나 갈테지....

 "나이를 먹는다!" 하는 감정은 나에겐 '말수가 적어지고, 문득 눈시울이 자주 젖는데'에서 오는것 같다. 시간은 빠르게 지나가고 그 진행의 순서들이 '선연히' 보이지만,, 이제는 그 흐름에 반항하거나 역행 하지않고, 그 흐름에 몸을 맡긴다. 사람이 사랑하고 느끼며, 함께하는 유한한 시간... 최선을 다해 그 길을 걸어 왔다면 후회는 하지말자. 내가 내 아버지와 어머니를 기억하는 것처럼,, 후에는 그들을 이해하려 노력한 것 처럼,, 내 아이들도 '아버지의 모습'을 후에는 인정하고 이해 해 줄까....?!?  천륜에 대한 사랑은 아래로 아래로 흘러 내리는 것이 자연의 모습인 모양이다. 부모는 자식들에 그 자리에서 '최선의 것'을 다 하지만,, 항상 부족하고, 아이들도 받고 받아도 당연하고, 부족하게 느껴지는 부모의 존재. 그래서 어른들은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 봐야 비로서 부모의 마음을 안다"고 했는가?!

첫눈이 내릴 때 그도 모르고 일만 했었다. 다시 함박눈이 내리면 하던 일을 모두 멈춰두고,,, 옷깃을 여미고 무작정 길을 떠나고 싶다. 그리고 허술하지만 따스한 찻집에서 창밖으로 내려앉는 눈을보며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싶다, 정말.... 그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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