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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사라진 얼굴.







어디서 물 끓는 소리 들린다
저 불을 꺼야 하는데, 꺼야 하는데,
손을 내저어보지만
몸이 도무지 말을 듣지 않는다
물이 잦아든 주전자가 달아오른다
쇠 타는 냄새
플라스틱 손잡이 녹는 냄새
녹은 프라스틱이 다시 엉기는 냄새
급기야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물은 한 방울도 남지 않았는데
물 끓는 소리 계속 들린다
어서 저 불을 꺼야 하는데, 꺼야 하는데.....


  비등점 위의 날들, 비는 내리지 않고, 마른 웅덩이에
는 맹렬하게 끓어오르는 개구리 울음소리, 누구의 목이
이리도 말라 물기란 물기는 다 거두어 가는가. 일어나,
일어나, 불타는 혀가 너를 삼키기 전에. 소리쳐보아도
이내 되돌아와 불타는 소리. 물 끓는 소리. 아무것도 모
른 채 잠이 든 마음을 업고 연기나는 집을 뛰쳐나왔다.



  - 나희덕 시 '갈증' 모두



 



- 무덥다! 오늘은 이상하게 아침부터 무덥게 느껴져 해도 뜨지않은 아침부터 에어컨을 켠채 일을 보았다. 간단하게 정리를 하고 타오르는 갈증을 누르고 무더위로 잠이 부족한 몸과 정신을 깨우기 위해 오늘은 냉커피를 큰 머그잔으로 가득히 한잔 탄다. 커피 5스푼, 설탕 3스픈, 프림 1스픈, 얼음은 가득히,,, 요며칠 날씨가 흐리면서도 기온은 내려가지 않고, 무더위가 24시간 계속되니,, 때로 정신이 혼미 해 진다. 모든 일을 한낮을 피해서 처리하지만,, 책상에 앉아서 일을 하거나 기안을 하여도 땀이 줄줄줄 흐르니,, 진정 '여름휴가'는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그래도 큰 아이는 학교 면학실이 에어컨을 시원하게 잘 틀어주어 공부하는데 덥지는 않다니 다행이란 생각. 자식이 커 가니,, 아이의 눈치를 보게 된다는 말이 이해가 된다.


컴퓨터나 전자기기도 날씨가 더워서일까? 에러가 잦다. 자료를 찾아 이것저것 일을 하다가도 평소 보다는 더욱 시간을 소비하는듯, 느릿느릿 움직이는 기기들이 더 숨이 막히게 한다. 진도가 가뜩이나 안나가는데,, 핑계김에 일을 쉬다가도 누가 대신해줄 사람도 없는데,, 미뤄봐야 일만 쌓인다고 스스로를 달래며 하나,둘 마감을 한다. 같은 일을 하면서 사람에 따라서 '시각차'가 현저 할 때는 그일이 재미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처리하는 일들을 악의든, 천재적 감성이던,, '희한하게' 비틀어 말하고 전혀 다르게 표현하고 처리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로인해 문득,, 억울하게 생각될 때가 가끔 있는데, 이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세상의 일이란 내가 스스로 불을 밝혀야 할 때도 있지만,, 스스로 내안의 불을 끄고, 내 앞의 세상을 바라 보아야 할 때도 있으며,, 그 때에 훨씬 더 명확히 보이는 때가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이말이 뭘 받으면 갚아야 한다는 말만은 아니라고 믿지만,, 그 말속에는 내가 무엇을 하던 그일이 언젠가는 무엇으로던 내게 돌아온다는 의미도 포함 된다고 믿는다. 세상에는 '머리'로 아무리 계산해도 답이 안나오는 '경우의 수'도 존재한다. 이때의 올바른 답은 아무 계산하지 않고,, 마음이 시키는대로 먼저 세상에, 사람들에게 내어 주는 것이다. "지는게 이기는것" 이라는 심오한 말은 부단한 자기수련의 깊고 깊은 내공에서 나온 말이다. 오늘도 바쁘게 살아 움직이자!  평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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