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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사는게 언제나 그러하듯이,,,,







서울에도 오랑캐꽃이 피었습니다
쑥부쟁이 문둥이풀 바늘꽃과 함께
피어나도 배가 고픈 오랑캐꽃들이
산동네마다 무더기로 피었습니다
리어카를 세워놓고 병든 아버지는
오랑캐꽃을 바라보며 술을 마시고
물지게를 지고 산비탈을 오르던 소년은
새끼줄에 끼운 연탄을 사들고
노을 지는 산 아래 아파트를 바라보며
오랑캐꽃 한 송이를 꺽었습니다
인생은 풀과 같은 것이라고
가장 중요한 것은 착하게 사는 것이라고
산 위를 오르며 개척교회 전도사는
술 취한 아버지에게 자꾸 말을 걸고
아버지는 오랑캐꽃 더미 속에 파묻혀 말이 없었습니다
오랑캐꽃 잎새마다 밤은 오고
배고픈 사람보다 더 가난한 사람들이
산그늘에 모여 앉아 눈물을 돌로 내려찍는데
가난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 함께 가난을 나누면 된다는데
산다는 것은 나몰래 울어보는 것인지
밤이 오는 서울의 산동네마다
피다 만 오랑캐꽃들이 울었습니다.



  -정호승 시 '기다리는 편지'모두


   






새로이 한해를 맞을 때 마다 조금은 안정된 생활이나 모습을 갖춰야 하는데,, 2009년은 2008년의 많은 손실로 조금은 허둥대며 바쁘게 새해를 맞은 듯 싶다. 사업을 하면서 그렇게 풍족하 지는 않았지만,, 남에게 돈은 빌리지 않고 꾸려갈 수 있었는데 부채가 제법 발생하자 '내돈'의 귀한 바를 다시금 실감한다. 성격상으로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못하고 내 것이 아니면 욕심을 갖지 않고 살았지만,, 날로 악화되는 경기에 조금은 힘에 부치게 느껴지는 요즈음 이다. 그동안 적금이나 미비한 펀드, 보험을 몇개 해약하며 나름대로 긴축경제를 살아왔는데,, 주위에서 들려오는 동료들의  '안좋은 소식'은 우울증을 유발하게 한 듯도 싶다. 연말과 연초를 가족들과 친구들의 새해인사와 안부전화와 메세지를 받으면서,, 답장도 준비도 못하고 여유없이 새해를 맞으며,, 왠지 작년과 달라진 나의 모습에 실소를 머금게 된다. 사소한 말 한마디나 조그마한 일에도 '욱' 하는 내 스스로를 느끼면서,,, 스스로 에게 '릴렉스, 릴렉스..." 를 외치게 된다.

 생각해 보면,, 부모로부터 유산도 받은 바 없고, 맨손으로 여기까지 이루어 왔는데 그렇게 욕심 부리지 않으면 그냥 평범히 살아갈 수 도 있는데,, 이제는 몸도 마음도 내 생각을  따르지 못하는 나이라는 자각에서인지 신경이 곤두서 있다. 세상은 착하게 사는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내 주위에 좋은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 자신'이 세상에 굳건히 서야하고,, 남에게 '빈틈'을 보이지 않는게 중요하다. 사업을 하다보니 '어중이 떠중이'를 만나게 되는데,,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 하는 소리의 진실과 "겉이 검은들 속조차 검을소냐" 하는 소리의 허수를,,,  '사람의 인연'이 정말 중요함을 몸으로 느낀 한해 였던 듯,,,,,


세월과 인생을 통해 배우는 무엇보다 큰 가르침은,,, 좀 더 '사물과 사람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으면서 얼마나 '껍질'만 보고 느끼며 살아온 것인지,,, 2009년을 맞아 며칠을 분주히 보내며 생각해 보건데,,, 새해에는 좀 더 "겸손하며 진중 해 지자"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