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는 이런 사람

밤 하늘.


눈길을 걷다가 바라보는 밤 하늘,,,,, 얼리
조회(651)
이미지..,love. | 2008/01/12 (토) 21:13
추천 | 스크랩

 
 
 
 
너는 내 최초의 현주소
늙은 우편 배달부가 두들기는
첫번째 집
시집 노트의 첫장에
시의 첫문장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나의 시는 너를 위한 것
다른 사람들은 너를 너라고 부른다
그러나 나는 너를 너라고 부르지 않는다
너는 내마음
너는 내 입 안에서 밤을 지샌 혀
너는 내 안의 수많은 나
 
정오의 슬픔 위에
새들이 찧어대는 입방아 위에
너의 손을 얹어다오
물고기처럼 달아나기만 하는 생 위에
고독한 내 눈섭 위에
너의 손을 얹어다오
나는 너에게로 가서 죽으리라
내가 그걸 원하니까
나는 늙음으로 생을 마치고 싶지는 않으니까
바다새처럼 해변의 모래 구멍에서
고뇌의 생각들을 파먹고 싶지는 않으니까
 
아니다
그것이 아니다
내가 알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
내가 세계를 바라보고 있는 동안에
넌 알몸으로 내 앞에 서 있다
 
내게 말해다오
네가 알고 있는 비밀을
어린 바닷게들의 눈속임을
순간의 삶을 버린 빈 조개가 모래 속에
감추고 있는 비밀을
그러면 나는 너에게로 가서 죽으리라
나의 시는 너를 위한 것
다만 너를 위한 것.
 
 
 
  -류시화 시 '사랑과 슬픔의 만다라'모두
 
 
----------------------------------------------------------------------------------------------------------------

 
 
-2008년 새해들어 제법 눈이 내리는 것 같이 내렸다. 눈이 제법 높게 쌓인 눈길을 걸으니 "뽀드득, 뽀드득..." 눈을 밢는 소리가 어두워 기온이 내려간 공원에 크게 들린다. 날씨는 차가워져 인적도 별로 없고,, 온통 눈으로 뒤덮인 넓은 공원은 온통 내 차지다. 길을 따라 걷다가 발자욱이 없는 길을 따라 걸어가 보고,, 제법 높은 소나무에 새가 날아 올랐는지 눈꽃이 흩뿌리듯 떨어져 내린다. 이렇게 세상이 하얗게 눈으로 덮여 있을 때에는 이름모를 새의 날개짓도 눈이 훗뿌릴 때, 순결한 날개가 막 솟아나는 것처럼 맑은 날개짓으로 내게 다가온다. 공기는 맑고 차가우며 가벼웁게 내 온몸을 감싸고 돈다. 더욱 어두워진 공원을 두어바퀴 돌고 인도를 따라 걷는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은 눈이 제법 녹아 있고, 낮에 햇살이 비치지 않던 길에는 사람들의 발길로 길이 반들반들 길이 들어 모두들 발썰매를 탄다. 나도 멀리서 달려 힘을 주어 "쭈르륵" 미끄러져 보지만 자연스럽게 자세를 잡지는 못한다. 학원에서 돌아오는 여고생 둘이 "킥킥" 거리며 스쳐가는데,, 나도 같이 "ㅎㅎ" 함께 웃어주고 길을 간다.
 
-하루 하루를 살아가면서 때로 내게 익숙한 것, 익숙치 않은 것들 사이에서 '내 편의'에 의해서 처리해 버리는 것들이 있다. 일의 처리 기준은 내게 있지만 그것의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일의 성과나 혜택이 달라진다.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기준은 사의 이익 이겠지만,, 나 또한 소비자이고 개인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에 '고민'하게 되는 것들이,, 때로는 사의 입장에서는 평가의 척도가 된다. 삶의 '처세술'이나 '제스처'라고 부르는 것들,, 문제는 '중용'을 취하는 것의 어려움이다. 삶에 있어서 왼쪽이냐, 오른쪽이냐가 때로 중요하지 중간은,, 박쥐로 보이거나 소신이 없는 비겁자로 보이기 쉬운 세상이기 때문이다. 조직이나 회사의 입장에서는 '멤버 쉽'을 중요시 하는데 '자기이익'이나 '자기고집'이 강한 사람들은 때로 꺽이고, 잘라 내어지는 이유가 현대의 사회는'통제'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미래를 회사나 조직이 보장하지 않기에 누구나 자신만의 '도덕'이나 '가치관'을 들먹이는 사람이 비웃음을 당하는 사회가 되었음을 요즈음 실감한다.
 
-근래에 '내부자 고발'이나 '사내 통신망'을 통하여 비추어지는 여러 모습에서 소신을 가지고 세상을 살기에는 너무 쓸쓸한 모습들을 보게 된다. "세상에 돈이면 안되는게 없다" 라든지,, 승진이나 명예를 위해서라면 양심도, 조직도 직장의 동료도 하루 아침에 외면하는 '젊은 지성들'의 모습에 "나도 예전에 저런 모습이 있었나?!" 하고 되돌아 보게 되니, 씁쓸 할 수 밖에,, 세상엔 돈이나, 명예, 쾌락이나 권력 보다도 중요한 것이 있지만,,, 이는 스스로 깨닿지 못하면 영원히 알지 못함이니,, 쓰게 웃을 수 밖에,,, 날씨가 추워진다고 한다. 내린 눈이 다 녹지않아 겨울의 정취를 더욱 느낌과 동시에 추워지는 날씨에 다소 움추리는 날들이 되겠으나,,, 겨울은 겨울답게 추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찾아오는 봄 소식이 더욱 반가울 테니까.....
 
 
 
 
 
 
 

'나는 이런 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대 곁에서,, 난 그대가 그립다.  (0) 2009.07.24
지하철을 타고 흔들리며,,  (0) 2009.07.24
물끄러미 3.  (0) 2009.07.24
물끄러미 2.  (0) 2009.07.24
물끄러미.  (0) 2009.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