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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동안거.


'동안거' - 새벽에 보는 짧은 단상
조회(313)
이미지..,love. | 2005/11/17 (목)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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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루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고
서랍속에 넣어두었던
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정히 쓰다듬어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정호승시 '산산조각'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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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5;50 기상하여 일어나 식사하고 뉴스와 날씨를 보고 출근을 한다. 집에서 버스정류장까지 3정거장 반, 딴 버스를 타고 갈수도 있지만 운동시간이 따로 없는 나는 속보로 걸어간다. 걷다보면 매일같이 만나는 사람들.. 산에서 새벽길을 오를때는 처음보는 사람과 "안녕하세요!" 인사를 나눠도 정겨운데 동네에서는 인사를 건네면 상대방의 표정이 복잡해진다. 저사람을 어디서 본 사람인가?... 어쨋든 새벽부터 팔과 다리를 씽씽올리며 운동하시는 표정에서 활력이 묻어난다.
 
-광역버스 1400번을 타면 막히면 60분, 차가 없으면 30분. 요즘은 고민이 하나 생겼다. 내가 버스를 타는 시간대에 타는 사람중 코를 '무지'하게 고는 인간이 있다는 것이다. 왠만하면 참고 넘기는 나인데 이 인간은 참으로 개선의 여지가 없다. 오늘도 들려오는 탱크 구르는 소리에 주위의 원성이 자자한데 본인은 들은척 만척 끄떡이 없다. 차도 나보다 앞선 정류장에서 타고 내리기도 서울역 종점에서 같이 내린다. 오늘은 종점에 도착하여 내리면서 그인간의 얼굴을 똑똑히 보고 "애고 이놈아!"하는 심정으로 흘겨 주었다. 다왔는데도 안내방송에도 끄덕없이 계속 이상무를 외치며 코골고 자는 인간! 아 정말 강적이 하나 나타났다. 시간을 바꿔 차를 타야하나 고민해야 할듯.
 
-지하보도를 지나서 사무실까지 2정거장 반, 지하보도에 들어서면 시큼한 냄새... 노숙자들은 점점 늘어만 가는듯 하여 마음이 무겁다. 입구에는 나란히 3곳이 종이박스로 바람을 피해 움막의 형태를 갖쳐 놓았다. 며칠 전에는 제일 고참인듯한 움막앞에 글까지,, 살던곳에서도 마련못한 집을 서울에 올라와 1년도 안되 갖게 됐다는 자조섞인 글, 필체도 달필이다. 끝쪽에는 아침부터 4~5명이 모여서 아침부터 술판이다. 갱생의지가 없는듯 보이는 이들은 어떻게 하여야 할까? 이들에게 단돈 몇푼을 도와주고, 담배를 나눠주고, 끼니때마다 밥을 주어도 그들을 일으켜 세우긴 너무 어렵다. 나라에서 좀더 예산을 세우고 강력히 잡아주기 이전에는...
 
-사무실에 들어와 손을 씻고 커피를 한잔타서 컴퓨터를 켜니 AM08;10. 블러그를 펼치니 방문자29명.
휴,,, 이제야 정상으로 돌아온듯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관심의 대상이 됨은 역시 조심스럽고, 가슴 떨리는 일이다. 지나온 글들을 되읽어 보며 내글이 어떤이 에게는 상처를 주지는 않나 염려 스럽고... 모두가 제삶이 있고 자기 몫의 달란트가 있다. 아침 신문을 보니 동안거에 들어가는 노스님이 옛선사의 법어로 이런 말을 하셨다. " 불도를 배움은 자신을 배우는 일이며, 자신을 배움은 자신을 잊는것 " 자, 이제는 일을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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