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입질이 시작되었다
만물이 보내는 연서가 속속 배달 중이다
온몸이 간지럽다
배롱나무 붉은 글씨는 화사체라고 하자
작살나무가 왜 작살났는지
내야수는 내야에만 있어야 하는지
계집들의 질문이 쏟아진다
작살나게 이쁜 열매가 미끼였다고
의혹은 무조건 부인하고 보는 거야
경자년이 정해년에게 속삭인다
낮은 음들이 질러대는 괴성에 밥숟갈을 놓친 귀들
은해사 자두가 맛있었다고 추억하는
입술을 덮친다
누가 빠앙 클랙슨을 누른다
-당신의 유방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테이프을 갈아끼우는 사이
농염의 판타지가 물컹 섞인다
비탈 진 무대에서 마지막 스텝을 밟는다
끼어들고 싶다 소리와 소리 사이
스텝과 스텝 사이, 소문과 소문 사이
납작하게 드러눕고 싶다
내 것도 아니고 네 것도 아닌
죽은 나에게 말 걸고 싶다
거시기, 잠깐 뜸들이고 싶다
마농꽃이 걸어서 우체국에 간다
노랑 소인이 찍힌 연서는
하룻밤만 지나면 사라질 것이다
사라져 도착할 것이다
소멸을 윙크하는 가을 프로젝트
데카당스도 이쯤이면 클래식이다.
- 이언지 시 '마농꽃이 걸어서 우체국에 간다' 모두
*마농꽃 달래의 제주 방언, 샤프란, 2008년 국제신문 시 당선작
* 사람이 살아가는 일들의 대부분이 사람을 만나서 이루어지는 일이고, 그일이 서로에게 떳떳하게 이익이 있어 서로가 당당하고 정중하게 자신을 말하고 요청하고 협의하며 맞추어 갈수있는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민주주의 사회라는 자본주의 에서는,, '자본'이라는 것이 적고, 많고가 존재함으로 벌써 파워게임이 내재되어 시작하고 있다. 거래관계에서 '갑'과 '을'의 계약이 시작될 때, 온전한 평등관계란 참으로 존재하지가 않는다. 눈에 보이던 눈에 보이지 않던 불평등은 존재하고 현대인에게 '그것'을 이야기 하는것은,, 오래전에 상식에서 어긋난 것이 되어 버렸다. 누구의 표현처럼 "환장하게 무더운 날"... 만나는 사람들을 대하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본다. 하지만,, 삶의 어렵고 무거운 순간에 그때마다 징징거리는 것은 보기에도 흉하다. 그러나, 그러나,, 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 그리고 그리고 내가 행복하다고 느낄수 있는 것들은 감추지 말고 말하는 것도, 때로 용기있고, 옳은 일임에 틀림없다. 누구보다 자신을 위해서....
때로 사람으로 인해 화가 나고, 분노가 치밀 땐. 분노를 잘 이겨내야 하는데 그저 참기 보다는 잘 '다스리는게'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분노는 일단 시작되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잘 치닫기 때문에 나중에 다스리기에는,, 일이 커져 버리는 경우가 많다. 늦은 후회가 온 뒤에 황폐해진 폐허에 서서 생각한 것은,,, 아예 화낼 일을 줄이는 것이 좋다는 것. 모두가 보기에도 내가 참아야 할 일이 하나도 없는 순간조차, 내가 이성적으로 참는다면 내가 화를 내는 것보다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그래서 피할수 없다면 즐기는 훈련이나,, 마음의 상처에 처방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처방전이 필요하다는 생각... 내가 작고, 초라하게 느껴질 때. 그때가 바로 자신을 가장 냉정히 유지해야 하는 바로 그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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